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 스콜라 어린이문고 16
이은재 지음, 오윤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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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는 이은재 동화작가의 단편 동화 여섯 편을 엮어 만든 동화집입니다. 이 여섯 편의 동화들은 모두 잔잔한 감동을 주는 따뜻한 동화들입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아픔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아픔과 눈물이 있지만, 그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따스함이 있는 동화들이기에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오늘을 위한 선물>은 농아 할아버지와 사는 호재의 이야기입니다. 호재네 집은 가난하고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호재에게는 이것만으로도 아픔이고 눈물입니다. 하지만, 더 아픈 것은 친구들의 조롱입니다. 특히, 지금 공짜로 살고 있는 집주인의 아들 민성이의 괴롭힘이 호재를 더욱 아프게 하죠. 가방도 민성이가 쓰던 건데, 민성이는 일부러 그런 것들을 가지고 친구들 앞에서 호재를 놀리거든요. 하지만, 호재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들꽃들이랍니다. 호재는 들꽃들을 하나하나 집 마당에 옮겨 심고는 친구들 이름을 붙여주고 부르곤 하죠. 예쁜 들꽃에 친구들의 이름을 붙여 부르다보면 친구들이 마치 예쁜 꽃들처럼 보여, 친구들을 향한 원망과 서운함이 사르르 녹으니까요. 호재라는 아이의 마음이 참 예쁘죠? 이런 예쁜 마음을 가진 호재의 모습이 꽃들보다 더 예쁘게 느껴지는 동화랍니다. 호재처럼 예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가진 호재의 삶이 힘겹고 아프다는 게 한편으로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기도 하네요.

<신데렐라 운동화>는 장애를 가진 은석이의 이야기입니다(한 쪽 다리가 짧은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장애를 갖고 있어,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없는 은석은 전학까지 가게 되어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할 일이 걱정이랍니다. 게다가 새 운동화를 신었기에 발까지 불편하고 피가 나기도 하네요. 이런 은석을 위해 친구들이 은석의 발처럼 작은 발을 가진 친구를 찾아 대신 새 신발을 신고 길을 들여 은석이 새 신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이야기랍니다. 마치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함께 머리를 삭발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처럼 따스함을 전해 주는 동화네요. 동화처럼 현실 속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따스함과 약한 친구를 향한 배려가 살아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따스함과 배려가 우리의 희망이 되겠고요.

 

<할머니의 그림자>는 시골에서 강아지 멍개와 살고 계신 할머니의 귀여운 허풍과 그 허풍이 할머니를 잃어버린 사건을 통해 멋지게 증명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답니다. 비록 함께 살지는 않지만, 연로하신 어머니, 할머니를 향한 영도네 가정의 모습이 멋져 보이는 동화입니다.

 

<누나 노릇이 싫어서>는 엄마 아빠의 늦둥이 동생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을 빼앗겨 버렸다고 여기는 보리가 동생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날 때에는 실제로 그리 질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보네요. 저희 가정이 그렇거든요.^^

 

<콩튀기 사랑법>은 새엄마가 된 베트남 엄마를 엄마로 인정하지 않던 진이가 콩튀기 사건을 통해 엄마를 받아들이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는 아이를 향한 선입견이 어떤 아픈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그 선입견을 가졌음을 반성함을 통해 멋진 선생님으로 거듭 나게 되는 이야기랍니다. 여기 전교 최강의 말썽꾼인 귀한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사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아이를 못된 아이, 문제아로 만들어 버리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현실의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은 이런 분들이 안 계시리라 소망해 봅니다.

 

이 동화집 『전교에서 제일 못된 아이』는 때로는 가슴 졸이고, 때로는 마음 아프고,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 하나같이 따스함을 전해주는 여섯 편의 동화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는 그런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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