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뽀글 막걸리 합주곡 - 양평 양조장 이야기 한국의 재발견 7
최은순 지음, 이경국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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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한국의 재발견> 시리즈 7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양평 양조장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뽀글뽀글 막걸리 합주곡』이란 재미난 이름의 동화입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지평 양조장은 4대에 걸쳐 옛 방식 그대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곳이고 합니다. 그곳에서 만들어 내는 막걸리의 맛뿐 아니라, 양조장 건물 역시 문화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랍니다. 바로 이곳 지평 양조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에 의한 창작 동화랍니다.

 

준수는 자신의 집이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이라는 사실이 싫답니다. 이곳은 준수의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하여 할아버지, 아버지까지 이어오고 있는 가업입니다. 그래서 준수는 겁이 납니다. 아버지에 이어 자신도 그 일을 이어받아야 할 것 같아 말입니다. 사람들은 전통을 잇는 대단한 곳이라 칭찬하기도 하지만, 준수 생각에는 그냥 술집 같거든요. 그래서 마음에 들지도 않고 말입니다.

 

게다가, 같은 반 솔애는 할머니가 매일 준수네 집에서 막걸리를 가져와 막걸리에 밥을 말아 드신다며 그 냄새가 싫다고 준수를 구박합니다. 솔애를 좋아하는 영복이도 솔애 편에서 준수를 서운하게 하고 말이죠. 영복이네 아빠는 얼마 전까지 준수네 양조장에서 일했었는데 말입니다.

 

이래저래 자신의 집이 양조장인 것이 싫은 준수는 잔치에 나갈 막걸리 항아리에 물을 타게 됩니다. 막걸리 맛이 이상해지면 자신의 집이 이젠 양조장을 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이런 준수의 철없는 시도로 인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동화속의 준수는 자신의 집이 양조장인 것이 싫습니다. 어쩌면 이런 준수의 모습이 이해가 되네요. 아무리 우리 전통을 잇는 것이라 할지라도 어린 아이인 준수의 입장에서는 그저 술 냄새나 나고 별 볼 일없는 모습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양주는 고급스럽다 여기면서도 막걸리는 저급하다 생각하기도 하잖아요. 준수의 마음이 이해되네요. 하지만, 어쩌면 이런 준수의 마음은 우리의 전통음식인 막걸리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대변하고 있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하네요. 바로 이런 시선의 변화가 전통을 사랑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통해, 과하지 않게 슬며시 일어나고 있는 점이 이 동화의 멋진 점이랍니다.

 

또한 작가는 솔애네 엄마와 솔애의 모습을 참 얄밉게도 잘 표현하고 있네요. 눈앞에 실제 있다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만큼 얄밉고 바보 같거든요. 그럼에도 막걸리를 바라보는 이런 다른 시선들까지 동화 속에서는 하나로 어우러지게 되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서로 다르지만, 그런 사람들이 함께 부대끼며(발효) 어우러짐으로 그 안에서 올라오는 삶의 합주곡이 예쁘기도 합니다. 마치 책 제목인 『뽀글뽀글 막걸리 합주곡』처럼 말이죠.

 

우리의 삶이 이처럼 멋진 합주곡이 된다면 좋겠네요. 그 합주곡 속에는 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 그리고 그로 인한 계승 발전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면 더욱 좋겠고요. 이야기도 재미나며, 아울러 우리의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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