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많은 요리점 담푸스 세계 명작 동화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시마다 무쓰코 그림 / 담푸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국 병정 차림의 젊은 사냥꾼 둘은 사냥하기 위해 숲 속을 헤맵니다. 자신들의 재미를 충족시켜줄 희생양을 찾아다니는 거죠. 그러다 그만 길을 잃어버렸죠. 길을 잃고 배가 고픈 두 신사 앞에 멋진 식당이 떡하니 나타났답니다. <서양 요리점 산고양이네>란 팻말이 걸린 멋진 식당입니다. 배고픈 두 신사는 얼른 식당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식당엔 종업원은 보이지 않고, 계속하여 글자들만 쓰여 있고, 문들만이 계속하여 나오게 됩니다. 두 신사는 문들을 열고 또 열며 안으로 들어가죠. 물론 글자가 요구하는 것들을 모두 행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자신들에게 준비된 요리는 나오지 않네요. 과연 이곳에서 두 신사가 먹게 될 요리는 무엇일까요?

 

사실, 두 신사는 요리를 먹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누군가의 요리가 된답니다. 바로 산고양이에게 말이죠. 물론, 먹히진 않아요. 하지만, 자신들이 산짐승들의 요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너무 두려워 둘의 얼굴은 마치 종이 쓰레기처럼 구겨지고 맙니다. 그들이 무사히 도쿄로 돌아간 후에도 여전히 구겨졌던 얼굴만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 독특한 분위기의 그림동화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생명의 존중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재미로 생명을 죽이는 동물은 인간뿐이랍니다. 바로 사냥이란 이름으로 오랜 역사 가운데 행해 왔죠. 물론, 생존을 위한 사냥마저 금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지금도 지구 한쪽에서는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재미를 충족하기 위해, 그리고 탐욕으로 인해 동물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는 지양해야만 하지 않을까요.

 

이야기 속의 두 신사는 다시 도시로 돌아갑니다. 일상으로 돌아간 거죠. 하지만, 여전히 구겨진 얼굴만은 펴지지 않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그 당시의 두려움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일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그들이 범한 잘못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자연을 한번 파괴하면, 원상태로 쉬이 돌아오지 못하고 이처럼 구겨진 채 지내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님, 역지사지의 경험을 통해, 이들이 평생 생명을 빼앗는 일을 멀리하였다는 것을 말하려는 걸까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 신사들이 이제는 자신의 삶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보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들 신사들의 얼굴의 구겨짐은 언젠가는 생명 살림의 흔적이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