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 터지는 개그노트 아이앤북 창작동화 39
한영미 지음, 경하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린 누구나 자신의 단점을 감추고 싶어 하죠. 때론 그런 단점이 없는 양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기 자신의 단점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친구가 있답니다. 바로 민수라는 친구입니다. 민수는 뚱뚱한 아이입니다. 얼마나 뚱뚱한지, 뱃살이 파도를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뱃살파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민수는 사실 이렇게 자신의 뱃살을 가지고 이리 불퉁 저리 불퉁하며 움직이는 것은 피나는 연습의 결과랍니다. 이렇게 할 때, 친구들이 웃고 좋아하거든요. 민수는 남들을 웃기는 게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꿈도 개그맨이 되는 거랍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런 민수의 모습이 영 마땅치 않답니다. 민수의 꿈 역시 인정하지 못하고요. 그래도 민수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나 때문에 웃으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축복이거든요. 그래서 민수는 자신의 단점이 더욱 두드러질 옷차림을 몰래 입곤 한답니다.

 

민수의 이런 고백이 참 멋지네요.

 

나는 뚱뚱한 것 때문에 부끄럽지도 않고, 그것 때문에 왕따를 당하지도 않아. 그리고 뚱뚱한 건 내 탓이 절대 아니야. 아빠도 큰 아빠도 배불뚝이인 걸 보면 이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유전이라고.(14쪽)

 

우리 역시 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민수의 고백을 통해 해보게 되네요. 여러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길 바라요.

 

하지만, 동화 속의 민수는 결국 자신의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물론, 뚱뚱한 모습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랍니다. 뚱뚱한 것으로 남들을 웃긴다고 생각할까 그것이 싫은 거예요. 민수는 자신이 아무런 재능도 없이 그저 외모로 남을 웃기는 것은 싫거든요. 한 마디로 자신이 품은 꿈은 자신의 외형적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는 겁니다. 오히려 멋진 재능과 노력의 결과를 통해, 남들을 웃기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매일 웃긴 소재들을 적어놓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개그 노트’죠. 이렇게 멋진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민수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게 될 것이라 여겨지네요.

 

이 책, 『팡팡 터지는 개그 노트』는 참 재미있는 동화입니다. 뿐 아니라, 민수의 모습이 참 멋지죠. 게다가 자신의 단점마저 사랑하고, 남을 웃길 수 있는 재능을 자랑스럽게 여길뿐더러, 자신의 꿈을 향해 멋지게 노력하며 나아가는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나요. 오늘 우리의 자녀들 역시 이런 모습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우리 자녀들의 꿈이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모두가 다 같은 꿈을 품고, 같은 취업 준비만을 하는 세상, 어쩌면 이것부터 희망이 사라진 세상 아닐까요? 그리고 이런 세상은 생각만 해도 재미 없지 않나요? 민수네 할머니의 말이 귓가를 울리네요.

 

민수 하고 싶은 거 하게 해줘라. 의사, 판사 좋다고 너도나도 공부에만 매달리면 세상이 너무 심심하지 않겠냐? 병 고쳐 주는 사람, 나쁜 짓 한 사람에게 벌주는 사람이 있으면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도 있어야지.(80쪽)

 

맞아요. 이처럼 다양성이 존중받고, 아이들이 다양성을 꿈꾸게 될 때, 그 아이들이 자라 울긋불긋 멋진 그림을 만들게 되는 거죠. 모두 같은 꿈, 같은 생각만 하게 된다면 그런 세상은 얼마나 끔찍할까요? 그런데, 이런 같은 생각, 같은 생각, 같은 관점만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문제죠. 우리 아이들은 그런 강요 속에서도 자신들의 다양한 꿈들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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