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짜고 때로는 쓴 역사 속 소금 이야기 이야기 역사왕 6
설흔 지음, 정승희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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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주제로 역사를 바라보고 풀어내는 시리즈인 설흔 작가의 <이야기 역사왕>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소금’이란 주제로 소금과 연관이 있는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책으로, 『때로는 짜고 때로는 쓴 역사 속 소금 이야기』란 제목입니다.

 

소금과 연관된 역사 속의 이야기를 네 편 들려주고 있습니다. 왕인 삼촌을 피해 숨어 소금장수가 되어 고생하다가 왕이 된 미천왕(을불) 이야기, 일본의 왕을 ‘염노(소금 만드는 노예)’로 삼겠다고 농담을 했다가 죽임을 당한 신라 장군 석우로 이야기, 대마도 정벌에 큰 공을 세우느라 소금을 만들지 못한 소금 만드는 사람들의 세금 문제로 고민한 세종대왕 이야기, 소금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여 소금 창고를 제안한 정약용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소금장수 을불의 이야기는 참 유명한 이야기죠. 왕족의 신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천하게 생각하는 소금장수가 되었지만, 그런 상황에도 삶의 기품을 잃지 않았던 을불의 이야기는 힘겨움을 딛고 성공한 인생의 대표적인 모델이기도 하죠. 특히, 미천왕이라면 고구려라는 나라의 기틀을 마련한 훌륭한 왕이라는 평가를 받으니 더욱 멋져 보이네요. 오늘 우리의 삶이 힘겹다 할지라도 삶의 기품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요.

 

석우로라는 신라 장군은 왕자의 신분이었대요. 아버지가 왕이었고, 게다가 장인도 왕이었으며, 나중에 아들도 왕위에 오르게 되는 진정한 로얄 패밀리 출신이네요. 이처럼 집안도 좋은데다가 석우로 장군은 실력도 있었대요. 전투에서 열 번 싸우면 아홉 번은 이길 만큼 뛰어난 장군이었대요.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장군이 입이 너무 가볍다는 단점이 있었고, 결국 입을 잘 못 놀려 죽게 되었다고 하네요. 언제나 입 조심해야겠어요.

 

무엇보다 멋진 건 세종대왕과 정약용의 마음이랍니다. 많은 수의 소금 만드는 사람들이 대마도 정벌에 함께 나서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소금을 만들지 못했대요. 일 년에 나라에 바쳐야 할 소금양은 정해져 있는 데 말입니다. 그래서 한 신하가 그 해의 소금 징수량을 절반으로 줄여줄 것을 상소하자, 세종대왕은 그럴 수 없다면서, 올해에는 소금을 하나도 바치지 말라고 했대요. 물론, 모든 소금을 공제해 줄 수 없다는 신하의 반대에 부딪혀, 나중에는 대마도 정벌에 나선 사람들의 세금만을 전량 면제해주는 것으로 결론 났다는데, 역시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너무너무 멋지네요.

 

정약용 역시 유배생활을 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백성들을 위해 소금 값을 안정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소금창고를 짓는 방법을 연구하였다고 하네요. 이런 모습들이 진짜 정치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이처럼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는 그런 정치를 이 시대에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정치야말로 소금처럼 세상을 맛깔나게 만들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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