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구마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노란돼지 창작동화
양영지 지음, 민소애 그림 / 노란돼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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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고양이 얌스는 운 좋게도 마음씨 좋은 할머니를 만나 함께 살게 됩니다. 할머니는 고추장 애찬론자입니다. 무슨 음식이든 고추장을 넣어 먹습니다. 게다가 할머니가 담근 고추장은 맛나답니다. 얌스는 점차 할머니의 고추장에 빠져듭니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얌스는 할머니가 담가 놓은 고추장을 여전히 먹는데, 무엇보다 그토록 좋아하는 고구마에 고추장을 발라먹습니다. 그러다, 고추장 항아리 단지 가운데 고춧가루가 든 봉지를 발견하고, 이젠 고춧가루까지 뿌려먹네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만 고구마가 다 떨어졌답니다. 이제 얌스는 어떡하죠? 고구마를 얻기 위한 얌스의 시도가 때론 위험하고, 때론 신나고, 때론 멋집니다. 무엇보다 고추장을 바른 고구마를 마음껏 먹은 얌스의 방귀와 트림은 엄청나답니다.

 

이 동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귀와 트림이 가득하네요. 게다가 실감나는 그림을 통해 그 진한 냄새가 책 밖으로도 진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얌스의 방귀와 트림의 진한 향에 취한 고구마 밭은 대풍년이 됩니다. 얌스의 진한 방귀 냄새에 벌레들이 다 도망갔거든요. 이에 얌스는 고구마 농사짓는 법을 강의하러 다니는 유명 강사가 됩니다. 이때부터 얌스는 더욱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유명한 강사이기에 자꾸 자신의 모습을 포장하며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고추장을 듬뿍 바른 고구마가 너무 먹고 싶어 몰래 숨어서 먹죠. 이 장면이 몰래 찍혀 기사화되기고 하고요. 또한 강의를 하며 방귀 뿡뿡 뀌는 일이 들통 나기도 합니다. 이제 얌스는 놀림감이 될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일로 인해 얌스를 더욱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직접 담근 고추장을 보내주기고 하고, 함께 고구마에 고추장을 발라 먹자며 찾아오기도 하죠.

 

이 귀여운 동화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남의 시선을 필요 이상으로 의식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네요.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식성 역시 마찬가지고요. 남들의 판단에 휘둘릴 필요는 없죠. 나에게 맛있는 방식으로 먹으면 되고요.

 

전 어려서부터 된장을 넣고 끓인 배춧국이나 김치찌개, 김칫국 등에 버터를 넣어 먹었답니다. 온 가족이 그렇게 먹었으니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죠. 그런데, 커서 그렇게 먹는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먹느냐며 말이죠. 나중에 결혼하고는 순대를 사서 청경채를 집어넣고, 스테이크 소스로 볶아 먹었죠(제가 만든 청경채순대볶음이랍니다). 이것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기더라고요. 뭐,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얼마나 맛있는데요. 그렇게 안 먹어본 사람만 손해죠.^^

 

얌스의 고추장을 바른 고구마 먹기는 계속 될 것 같네요. 그러니 얌스의 방귀와 트림도 계속 될 것 같고요.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조금은 당당해 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또한 각자 자신들만의 독특한 식습관이 있다면 함께 나누는 것도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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