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물 나게 좋은 순간
김지원 지음, 강지훈 사진 / 프롬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스낵컬쳐가 대세죠. 길지 않은 짧은 문구를 그저 클릭 한 번에 읽어볼 수 있는 그런 글 내지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짧은 글귀를 통해, 독자가 뭔가 느끼는 바가 있고, 공감하는 바가 있으며, 글을 통해 사색하고, 또한 그 글에서 더 발전시켜 삶 속에 투영할 수 있다면, 비록 그 글귀는 독자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살아 움직이는 언어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여기 또 하나의 스낵컬쳐북이라 말할 수 있는 책이 있네요. 『오늘, 눈물 나게 좋은 순간』이란 제목의 책의 저자는 자신은 ‘문장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고, 문장을 나눔으로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쓰는 글의 단어 하나로도 향이 담뿍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며, 자신의 손으로 지은 한 토막글이 누군가의 어깨에, 팔에, 옆구리에 스며들어 일부가 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답니다. 이러한 바람이 있어서일까요? 저자가 자신의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느꼈던 바를 담아내는 짧은 글귀들은 때론 독자에게 위로가 되고, 때론 독자에게 자극도 되기도 하네요. 물론 공감이 되는 글귀들도 많고요.

 

책을 사랑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갑니다. 이런 글이 있네요.

 

책을 읽고 있어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이 좋은 정도가 책을 읽는 속도를 위반한다. 읽는 것으로는 다 읽지 못하여 결국 끌어안는다.(60쪽)

 

맞아요.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읽고 싶은 열망이 일 때가 있죠. 또한 책을 읽으며 느끼는 감정이 물밀듯 밀려와 책을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어쩌면 이게 책이 주는 마력인가 봐요.

 

또 이런 글귀가 마음을 울컥하게 했답니다. 엄마의 문자라는 글에서 “엄마는 도와주는 사람이야.”라는 그 문장이 말입니다. 엄마는 여태 이렇게 날 낳고, 키우고, 지금도 여전히 날 위해 기도하고 계시죠. 이런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뿐 아니라, 나 역시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임도 생각해보고요.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이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다짐도 해보았답니다.

 

또한 자극을 주던 글들도 있었는데, 그 가운데, 「누구에게나 창문이 있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예전엔 나 자신을 스펀지라고 여겼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흡수하자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 보니 제법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나름 사고의 틀도 정해졌답니다. 그런데, 이게 올무가 되었다는 생각을 요즘은 간혹 하곤 합니다. 한 마디로 햇살이 들어올 창문이 좁아진 거죠. 더 많은 책을 보고 있음에도 오히려 점점 더 창문은 작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많은 책을 통해 더 사고의 폭이 넓어져야 하는데, 오히려 더 좁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짧은 이 글을 읽으며, 나의 창문을 다시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눈물 나게 좋은 순간』 이 책은 분명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내 마음을 울리는 글귀가 담겨 있는 한 결코 가볍지마는 않은 그런 책이라 여겨지네요. 앞으로도 더 많은 향을 내는 글귀들을 적어내는 저자가 되길 응원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