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유기 3 - 가짜 손오공, 진짜 손오공
오승은 원작, 자오펑 작업실 그림 / 에디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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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3권으로 가 보자. 3권의 소제목은 「가짜 손오공, 진짜 손오공」이다. 이번에도 많은 역경이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을 기다린다.

 

통천하라는 큰물에서는 영감대왕이란 요괴를 만나 싸우게 된다. 여인국에서는 물을 잘못 마셔, 삼장법사와 저팔계가 임신을 하게 되고, 여인국 여왕이 삼장법사에게 반해 결혼을 강요하기도 한다. 전갈 요괴를 만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짜 손오공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기도 한다. 또한 화염산에서는 타오르는 불을 끄기 위해 파초선을 구하러 가는 소동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스릴 넘치며 재미나다. 만화 서유기를 읽으며 드는 생각, 서유기를 원전 그대로 번역한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내용들을 참 많이 알고 있음에도 원전 그대로 읽은 기억은 없는 책. 『만화 서유기』 시리즈를 읽으며, 원전 소설을 읽고 싶은 갈망이 든다.

 

이번 3권을 읽으며, 물론 재미나게 읽으면 그만이지만, 그 안에서 두드러진 몇 가지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 좋겠다.

 

먼저, 손오공 일행은 화염산의 엄청난 불길로 인해 고통당한다. 그리고 이 불을 끄기 위해 우마왕의 아내 칠선공주의 파초선을 얻기 위해 많은 소동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불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가 하는 점이다. 그건 바로 500년 전 손오공이 천궁에 가서 소동을 벌이며, 태상노군의 팔괘로를 뒤집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 일로 불이 나서 500년 동안 수많은 이들을 괴롭게 했을 뿐더러 500년 후엔 손오공 자신이 그 일로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한마디로 손오공이 행한 일이 다시 손오공에게 되돌아온 것.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행한 일은 언젠가 다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 작은 불씨였지만, 그것이 더 커다란 화염이 되어 말이다. 오늘 내가 행하는 일들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수많은 요괴들이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 한다는 점이다. 이번 3권에 등장하는 통천하의 영감대왕이 그렇고, 2권에서 나왔던 연화동 요괴 형제들이 그러하며, 4권에서 나올 사타동 요괴 삼형제가 그렇다. 이들이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자신들이 불로장생한다는 미신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 진짜로 자신들이 불로장생한다 할지라도 그 일을 위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누군가를 죽여 그 고기를 먹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 이 모습이야말로 과히 요괴들의 심성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그런데, 과연 요괴들만 그런가 하는 질문이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도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누군가의 살을 도려내고, 누군가의 삶을 도려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가. 그들을 인간의 탈을 쓴 요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결코 인간의 탈을 쓴 요괴로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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