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유기 2 - 사부님 지키는 게 우리 임무
오승은 원작, 자오펑 작업실 그림 / 에디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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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2권을 살펴보자. 삼장법사를 도와 서천에 가야할 임무를 부여받은 손오공과 그 일행은 이제 또 다른 위기들을 만나고 환상적인 모험을 하기도 한다. 백골부인을 만나 요괴를 무찌르지만 도리어 귀가 얇은 삼장법사에게 호되게 혼나는 일. 보상국의 요괴를 만나 삼장법사가 호랑이로 변하기도 한다. 연화동 요괴 형제들의 엄청난 보물들을 빼앗기도 한다(물론 나중엔 원주인인 태상노군에게 다 돌려준다). 우마왕의 아들 홍해아와 맞서 싸우며 용왕과 관음보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차지국에서는 요괴들과 술법대결을 벌여 이기기도 한다(이 장면에서 재미난 사건 요괴들에게 마치 신인 것처럼 꾸미며 오줌을 먹이는 유명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들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대다수의 요괴들은 천궁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보상국의 요괴는 28수 별자리 중 하나인 규목랑인데, 속세에 미련이 있어 인간세계로 내려와 요괴노릇을 한다. 연화동 요괴 형제는 원래는 태상노군의 도동들인데, 태상노군의 보물을 훔쳐 세상을 소란케 한다. 이들 뿐 아니라, 삼장법사를 만나기 전 요괴노릇을 했던 저팔계는 천궁에서 은하수를 관장하던 천봉원수였다. 그런데, 항아를 희롱했다가 인간세상으로 쫓겨났고, 사오정 역시 천궁의 권렴대장이었지만, 규율을 어기고 인간 세상으로 쫓겨났다.

 

뿐 아니라, 3권에서 나올 영감대왕이란 요괴는 관음보살이 기르던 금붕어였으며, 4권에 나오는 사타동 요괴 삼형제 가운데 둘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타고 다니던 짐승들이었다.

 

이처럼 많은 요괴들의 본적(?)은 하늘이다. 천상계에서 벼슬을 하던 신이거나, 짐승들이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도리어 지상으로 내려와 세상을 어지럽히는 못된 요괴가 된다. 천상세계의 부족함이 오히려 지상세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이런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천상세계는 지상과는 다른 상위의 세상임에도 여전히 그곳도 지상 세계처럼 부족함이 가득한 그런 공간으로 이해했던 당시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높은 자들(천상계, 권세가)이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낮은 자들(지상계, 민초들)은 신음하게 됨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위 신분(천상계, 권세가) 하나의 타락은 하위 신분(지상계, 민초들) 수많은 자들의 신음과 고통으로 연결된다. 권세 있는 자들이 새겨야 할 내용 아닐까? 그들은 그렇다 치고, 나라도 내가 있는 자리, 그곳에 합당한 모습이 되어야 함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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