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쿠스와 핀들, 지구를 구하다 환상책방 2
박용기 지음, 염예슬 그림 / 해와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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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코쿠스와 핀들, 지구를 구하다』는 정말 색다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화랍니다. 해와나무 출판사의 <환상 책방>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기도 합니다. <환상 책방> 시리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판타지, SF, 추리, 무협 등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시리즈라고 하네요.

 

이 책이 색다른 소재인 것은 그 주인공이 바로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작은 박테리아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 두 박테리아 친구들의 모험을 그려내고 있네요.

 

박테리아가 모여 사는 마굴리스 왕국에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건 한 박테리아가 분열(이는 모두 알고 있듯이 박테리아의 증식 방법이죠. 둘로 나뉨으로 개체가 배로 늘어나게 되는)을 거부했거든요. 분열은 마굴리스 왕국의 모든 종족이 생명을 이어나가는 방식이랍니다. 이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죠. 분열하지 않으면 생명이 이어나갈 수 없답니다. 그런데, 코쿠스라는 녀석은 어느 날 분열을 거부합니다. 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 때문이랍니다.

 

한번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잖아. 난 남들과 똑같이 살고 싶지 않아.(17쪽)

 

왜 우린 분열을 해야만 하는가? 분열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잘못일까? 이런 질문으로 코쿠스는 분열을 거부하게 되고, 이 행위가 왕국에 커다란 위험 요소라고 여긴 왕국은 코쿠스를 왕국에서 추방하기로 합니다. 그 추방 집행을 맡은 이는 코쿠스의 친구인 또 다른 박테리아 핀들이고요. 이렇게 왕국 바깥으로 추방되는 가운데, 분열을 멈춘 동족들이 많이 있음을 왕국은 알게 되고, 왕국은 추방자였던 코쿠스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찾게 하는 사명을 새롭게 부여한답니다. 그 이유를 찾아 인간 세상으로 향하는 코쿠스와 핀들의 모험. 물곰(물곰은 모든 생명체 중에 가장 생명력이 강하다는 곰벌레를 가리킵니다)을 만나기도 하고, 나무속에 빨려 들어가기도 하고, 인간의 머리 위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모험의 여정 가운데 많은 박테리아를 만나게 되고, 위기 가운데 처하기도 하며, 또 뜻하지 않은 도움도 받게 되죠.

 

참 색다른 소재이지만, 이야기는 무척 재미나고 흥미진진하답니다. 게다가 자기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박테리아의 모습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남들과 똑같기를 거부하였던 코쿠스는 도리어 그 일이 인류를 구원해 내는 항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답니다. 물론판타지 속의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오늘 우리들에게도 코쿠스와 같은 모습이 있다면 좋겠네요.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는 모습이 아니라, 나의 생각, 나의 질문, 나의 대답을 찾아가며 말이죠. 아울러 코쿠스처럼 왜 운명에 순응하며 잡아먹히기만 하는지, 왜 맞서 싸우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분열하여 개체수를 늘리는 것만이 대안이라 여기는지 궁금해 하는 코쿠스의 마음이야말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항체를 만들게 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운명에 순응하기보다는 맞서 싸우는 삶의 자세가 참 멋지네요.

 

아울러 코쿠스와 핀들의 우정과 서로를 위한 헌신의 모습 역시 참 멋스럽고요. 동화 속에서는 이런 모습이 결국엔 바이러스로부터 세상을 구해내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죠. 오늘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정 어린 헌신의 모습들이 가득할 때, 세상은 더욱 진보하게 되겠죠. 우리 안에 이러한 모습들이 가득할 때, 내 인생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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