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 위대한 클래식
다니엘 디포 지음, 차은화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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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모험심을 자극하던 대표적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이다. 무인도라는 극한의 상황, 오도가도 못 하는 닫혀있는 세상, 그 상황에서 홀로 생존해나가는 이야기는 분명 힘겨운 상황이긴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상황이기도 하다. 어쩌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생존예능, <정글의 OO> 역시 이러한 마음, 나도 로빈슨 크루소가 되어보고자 하는 그 마음을 이용한 예능이 아닐까?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은 『로빈슨 크루소』는 또 다른 맛을 전해준다. 단순히 모험심 함양만이 아닌 또 다른 많은 메시지가 담겨진 소설임을 알게 된다. 금번에 크레용하우스에서 아이들을 위해 새롭게 출간된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5번째 책인 『로빈슨 크루소』를 읽으며, 작가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들 가운데 귀를 기울여 본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홀로 놓여진 상황에서 자족하는 삶을 깨닫는다.

 

지금 당장 필요한 만큼을 제외하고는 모두 쓸모가 없었다. 굶주린 배와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만 하면 되지, 더 있어 봤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102쪽)

 

로빈슨 크루소에게 욕심은 냄새 나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수단일 뿐이다. 어차피 혼자 살아가는데, 잉여 음식물은 썩어 냄새를 풍기는 반갑지 않은 사물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 하다 보니 삶의 향기가 사라지고, 악취를 풍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 모두 자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로빈슨 크루소는 많은 것을 잃을 상황, 그리고 힘겨운 상황이기에 도리어 감사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늘 그랬듯 가진 것을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108쪽)

 

어쩌면 오늘 우리의 삶에 감사가 사라진 것은 진정으로 힘겨워서가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어서는 아닐까? 더 힘겹던 옛날에는 오히려 서로 나누는 정이 있고, 감사가 넘쳤는데, 왜 요즘은 감사보다는 못 살겠다,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넘쳐날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미 우린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누리는 것에 대해 감사하기보다는 그저 당연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당연한 것이기에 조금만 부족해도 못살게 되고 불평불만이 가득하게 되는 것 아닐까? 없는 것이 많을 때는 도리어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여겨지며, 감사하게 된다. 오늘 우리의 삶에 감사가 사라진 것은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는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 뿐 아니라 아이들이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통해, 힘겨운 상황에서 견뎌내며, 이겨내는 그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험의 길을 걷고자 하는 그 도전정신 역시 배울 수 있길 소망해본다. 여기 크레용하우스의 『로빈슨 크루소』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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