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길 따라 훨훨 나는 철새 씨앗 톡톡 과학 그림책 4
미셸 프란체스코니 지음, 이정주 옮김, 카퓌신 마질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새들 가운데는 텃새가 있고, 철새도 있다. 그런데, 이 둘 가운데 철새는 조금 억울한 느낌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철새에 대한 어감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정치인들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신념 없이 그저 자신의 이익을 좇아 이리저리 당을 옮기는 정치인을 “철새 정치꾼”이라 부르곤 한다. 그러니, ‘철새’란 단어에는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반면 텃새에게는 그런 부정적 의미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텃세부린다는 말은 텃새가 아닌 텃세이다).

 

그러니, 철새의 입장에서 이는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철새의 이동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아울러 어쩌면 철새의 이동은 그들의 유전자 자체에 각인되어 있는 생존본능이자, 창조질서 일수도 있겠다. 그러니, 오히려 철새의 이동은 자연스러운 것이자, 아름다운 투쟁의 몸짓이기도 하겠다.

 

 

이 책, 『하늘 길 따라 훨훨 나는 철새』는 바로 이런 철새의 이동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그림책이다. 이 책은 도서출판 개암나무에서 출간되는 <씨앗 톡톡 과학 그림책> 4번째 책으로 철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씨앗 톡톡 과학 그림책>에 대해서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을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꾸민 교양 과학 시리즈입니다. 씨앗처럼 작은 호기심을 톡톡 두르려 과학에 흥미를 북돋우고, 일상생활 속에서 탐구하고 관찰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그렇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과학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림책이긴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철새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몇 달 전 우연히 집 마당에서 하늘위에서 배회하는 철새들을 발견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의 리더가 갑자기 없어졌나 보다. 수많은 새들이 흩어진 진영을 다시 이루려 해도 쉽지 않은가 보다. 몇 십분 동안을 하늘위에서 이리저리 맴돌며 진영을 만들려 애쓰는 모습을 관찰한 적이 있다. 새들은 계속 날면서,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진영을 이루어 갔다. 문제는 리더가 확실하지 않을뿐더러, 리더로 나서는 이들이 한 마리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계속하여 진영이 2개, 3개,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하던 가운데, 결국 한 무리는 진영을 이루어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꽤 오랜 시간동안 관찰한 적이 있다.

 

만약, 그 때가 이 책을 딸아이와 읽은 후였더라면 더욱 흥미를 가지고 하늘을 관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후 그 때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이 책을 읽은 후의 딸아이에게는 새들의 이동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이 책의 목적하는 바가 아닐까. 아이들의 처음 과학책으로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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