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네 집 초록잎 시리즈 10
강정규 지음, 김재홍 그림 / 해와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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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은 강정규 동화작가의 7편의 동화를 모은 책이랍니다. 전반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래서 동화를 읽으며 마음이 아프답니다. 하지만,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고, 마음 한편이 따스해지는 동화들이랍니다.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꽃 한 송이를 느끼게 하는 동화라고 할까요.

 

첫 이야기 <짱구네 집>은 가난과 궁핍한 삶 속에서도 정직함을 붙들고 살아가던 우리네 선조들의 모습을 느끼게 하고, 그런 궁핍함 가운데서도 서로를 돌보는 정을 느끼게 하는 동화랍니다. 뭉클한 감동에 눈물짓게 하는 동화랍니다.

 

<멸치 한 마리> 역시 <짱구네 집>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는 동화랍니다. 요즘은 국물을 낼 때, 아예 처음부터 다른 주머니 안에 넣어 국물을 내지만, 예전에는 커다란 멸치를 함께 넣어 국물을 냈죠. 그래서 김칫국 등을 먹을 때엔 이 불어터진 멸치를 골라내곤 했는데, 바로 그 멸치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화가 <멸치 한 마리>랍니다. 그런 멸치마저 탐을 내야할 만큼 궁핍한 삶, 그 삶에서 오늘과 같은 풍요로움을 일궈낸 우리 아버지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동화네요.

 

이 외에도 모든 동화들이 한 결 같이 감동을 주는 동화들이랍니다. <까치집>에서는 옹고집 할아버지의 참 마음을 알게 되어 살며시 미소 짓게 되며, <하얀 나비>는 추운 날씨를 녹일만한 따스한 온정을 느끼게 해 주네요. <큰 차>에서는 이리저리 쏠리는 가벼운 오늘날을 반성케 되고요. <언년이 할아버지>는 나무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하고요. <늙은 기관사>는 왠지 옛 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네요. 이젠 ktx로 편해지긴 했지만, 예전의 정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예전의 비둘기호를 지금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요?

 

이 동화집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이 사라진 이면에는 어쩌면 너무나 흔해진 풍요로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비교해보면 오늘 우리는 너무나도 잘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예전보다 더 못 살겠다는 말이 많아졌답니다. 왜 그럴까요? 풍요로움이 우리 안의 자족하는 마음을 빼앗고, 정을 빼앗고, 감동을 빼앗은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고 다시 궁핍하던 시간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겠죠. 바라기는 이처럼 좋은 글들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다시 따스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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