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 내 강아지 보름달문고 60
이민혜 지음, 김민준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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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에게는 강아지가 있다. 그 이름 쫄쫄이. 처음 만났을 때, 쫄쫄 굶은 것처럼 말라 있었기에 ‘쫄쫄이’라 이름지어준 것이다. 그래서 쫄쫄이는 먹는 것에 집착한다. 물론, 모든 강아지가 먹는 것에 집착하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길거리에서 처음 만나 한현이를 쫄쫄 따라왔기 때문에 쫄쫄이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쫄쫄이와 한현(쫄쫄이는 꼬맹이라 부른다)의 우정이야기가 바로 『쫄쫄이 내 강아지』이다.

 

이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유쾌하다. 참신하다. 그리고 감동이 있다. 이야기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전개된다. 하나는 인간인 한현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되어지고, 또 하나는 강아지인 쫄쫄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되어진다. 특히, 이 쫄쫄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되어지는 부분은 참 재미나다.

 

쫄쫄이에게 한현이는 꼬맹이다. 이 집에서 가장 힘없는 인간임을 쫄쫄이는 금세 파악한다. 하지만, 때론 자신이 좋아하는 핫도그를 망설이면서도 자신에게 양보하는 멋진 녀석이다. 이 멋진 녀석을 위해 쫄쫄이는 때론 하기 싫은 산책을 할 때도 있고, 줄넘기를 하기도 한다. 쫄쫄이는 인간의 말을 다 알아듣는다. 하지만, 알아듣는 척 하면 자꾸 더 귀찮은 주문들이 많아 질까봐, 조절한다. 그저, ‘앉아!’와 같은 기본적인 말에만 반응하기로... 심지어 꼬맹이 한현이를 깨우기 위해, 컵 안의 물을 자고 있는 한현이의 은밀한 곳에 뿌림으로 한현이가 오줌싸개라는 오해를 받게 하고도 모른 척하기도 하는 영악함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사람들이 외출한 뒤에 집에 남은 강아지들이 자신들만의 세상을 즐기게 됨을 상상하게 된다. 리모컨으로 tv를 켜 보기도 하고, 냉장고를 뒤져 맛난 음식들을 먹고, 전화를 걸어 다른 집의 강아지와 통화도 살 것 같은 그런 상상 말이다.

유기견과 초등학생의 길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새롭게 시작된 동거. 그 안에서 겪게 되는 웃음과 눈물, 이해와 갈등. 그리고 사랑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참 흐뭇하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쫄쫄이는 한현이네 가정에서의 또 하나의 가족이 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먼저 떠난 쫄쫄이는 이제 한현이네 마음속의 별이 된다.

 

이 책, 『쫄쫄이 내 강아지』는 재미난 이야기면서도 참 보석 같은 내용을 품고 있다. 쫄쫄이와 꼬맹이가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 반짝이는 순간들을 읽을 때,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책을 덮으며, 눈물을 훔치는 자신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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