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밥 할머니 달마중 6
조성자 지음, 홍선주 그림 / 별숲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이야기밥 할머니』는 아이들이 몇 군데의 학원에 다니는지 조사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학원을 하나도 안 다니는 아이로는 주인공 자연이 밖에 없네요. 자연이가 학원에 다니지 않음을 알게 된 친구들 중에는 자연이네 집이 가난하여 학원에 다니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답니다. 점차 자연이는 엄청 가난한 아이, 불쌍한 아이가 되어버렸네요. 자연이를 향해 거지라고 부르는 아이까지 생겼답니다.

 

하지만, 자연이는 결코 불쌍한 아이가 아니랍니다. 오히려 자연이는 친구들이 불쌍합니다.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학원에 가야만 하는 친구들. 심지어 재수라는 친구는 학원을 6군데나 가야만 한답니다. 얼마나 불쌍한지 모릅니다.

 

자연이는 친구들이 학원에 가는 시간에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재미난 이야기를 마음껏 듣는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은 ‘이야기밥 학원’시간입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롭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자연이와 동생 강산이에게 생각주머니와 상상주머니를 키워주는 고 영양분 밥을 먹는 시간이랍니다. 억지로 공부할 필요도 없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기에 재미난 시간입니다.

 

그런데 학원을 6군데나 다니는 재수는 자연이가 정말 가난한 불쌍한 아이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연이네 집에 가보네요. 자연이네 집에 도착했는데 마침 할머니는 강산이에게 귀신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시네요. 아휴~ 무서워! 게다가 얼핏 보이는 자연이네 할머니는 흰 옷에 머리를 풀어 젖힌 상태. 영락없는 귀신의 모습이네요.

 

이리하여 학교에선 자연이의 할머니는 귀신이라는 이야기가 퍼지는데...

 

『이야기밥 할머니』는 한참 상상력의 날개를 펴야할 아이들이 학원투어로 힘겨워하는 안쓰러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21세기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창의력이랍니다. 이 창의력은 사실 학습을 통해 키워지기보다는 감수성 향상에 의해 키워진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수성은 무엇보다 상상력만큼 좋은 것도 없죠.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자연이과 강산이에게는 상상주머니, 생각주머니를 키워주는 영양가 만점의 밥이랍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학원투어를 시작합니다. 남들이 하니, 내 아이만 보내지 않으면 왠지 뒤떨어질 것 같은 생각 역시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학원에 다니느라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익힐 수 없음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청소년들은 어느 나라 친구들보다 잠을 적게 자기에 뇌 활동이 활발할 수 없으니, 효과적인 공부가 될 턱이 없죠.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공부를 시키는 나라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머리도 좋죠. 그래서 청소년 시기에는 세계 수학경시대회니 하는 대회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곤 한답니다. 그런데, 그 때뿐입니다. 그렇게 중고등학교 시절 잠도 안자고 공부하는 아이들인데, 대학교에만 들어가면...

 

요즘 9시 등교문제가 시끄럽죠? 9시에 등교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은 수업일수, 수업시수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답니다. 아이들에게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줘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길러진 감수성, 창의력을 가지고, 대학에서는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취업준비를 한답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전공공부는 3순위입니다. 영어공부가 1순위, 취업공부가 2순위랍니다. 이미 대학은 학문을 위한 상아탑이 아니랍니다. 이런 교육으로 어떻게 경쟁력이 생길 수 있을까요? 물론 공무원이 되는 것도 좋습니다. 교사가 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젊은이들이 공무원과 교사를 목표로 하는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는 나라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면 좋겠네요. 부모님들 아이를 좀 놔 주면 어떨까요? 그렇게 자녀교육에는 열을 내는 분들이 자신의 출퇴근 시간 때문에 9시 등교를 반대한다면 이건 아니지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상상주머니, 생각주머니가 풍성해질 교육, 참 가르침이 가득하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그런 일환으로 『이야기밥 할머니』가 역할을 감당하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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