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 휴전선을 넘다 - 김탁환의 역사 생태 동화 2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14
김탁환 지음, 조위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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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절 일본은 의도적으로 한반도의 모양이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하여, 그 이후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은 토끼를 닮아 온화한 민족이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한 일본의 의도가 그토록 온화한 민족이기에 잡아먹힐 수밖에 없었음을 은연중 심어주며,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 시키기 위함임을 모르고 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한반도의 모습은 호랑이의 형상으로 묘사되어지곤 했었다. 따라서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만이 아니다. 물론, 호랑이를 산신님으로 신격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호랑이는 상징적으로 우리 민족혼을 깨워주는 한 동인이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러한 호랑이가 한반도에서 사라진 오늘날, 『왕대 휴전선을 넘다』는 김탁환 작가가 ‘역사 생태 동화’라는 장르로 풀어나가는 두 번째 이야기이다. ‘역사 생태 동화’라고 호칭하는 이유는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그리고 사라져버린 호랑이에 대해 이야기 하며, 호랑이가 이 땅에 다시 살아날 생태의 복원을 꿈꾸기에 ‘생태’란 단어가 들어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이야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본서, 『왕대 휴전선을 넘다』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호랑이가 사라져버린 국토에서 암컷 호랑이를 찾아 많은 산을 헤매는 수컷 호랑이 왕대. 결국 암컷 호랑이 한솔과 짝을 맺게 되고, 새끼를 갖게 된다. 하지만, 왕대의 한솔의 사랑에 가장 큰 위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전쟁,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과연 전쟁 속에서 왕대는 한솔과의 사랑, 그리고 그 결실인 새끼들을 지켜내게 될까?

 

여기에 또 한 사람 재윤이 등장한다. 1편에서는 창경원 사육사 수련이었다면, 이제 2번째 이야기에서는 위생병으로 등장한다. 동포 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슬픈 역사의 현장 속에서 재윤과 호랑이 왕대 간에 끈끈하게 이어지는 정이 눈에 띈다. 아울러 왕대의 눈으로 보는 전쟁의 이해하지 못할 모습 역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왕대가 보기에는 먹을 것을 위한 살상도 아닌, 그저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계속하여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 저자는 왕대의 눈을 통해, 한심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꾸짖고, 지나간 역사를 반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호랑이는 실제로는 집단생활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동화에서 왕대는 폭탄으로 인해 헤어진 자신의 짝 한솔을 찾아 헤매는 모습, 그리고 새끼들을 찾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편만한 오늘 우리들을 향해, 가족의 사랑, 희생을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왕대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어떻게 우리의 슬픈 역사와 어우러지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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