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반장 작은 스푼
송아주 지음, 이승연 그림 / 스푼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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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평범하기만 하던 무진초등학교에 로봇이 등장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소년 동이를 돕기 위한 로봇입니다. 이름도 로봉이라 짓게 되고, 반 아이들은 로봉 사랑에 빠져듭니다. 로봉 때문에 그동안 외톨이던 동이 주변엔 언제나 친구들이 가득하게 되었고요.

 

동화 속 반 아이들은 시험점수가 낮은 친구들은 로봉에게 과외를 받게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일부러 시험을 망치기도 합니다. 전교 꼴찌 반이 되어 버린 거죠. 그럼에도 아이들은 로봉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해 한답니다.

 

그런 아이들의 행복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립니다. 로봉을 반장으로 뽑게 되면서부터랍니다. 로봉은 반장이 되자, 반장의 사명감이 지나쳐 아이들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 덕에 아이들의 성적은 쑥쑥 올랐지만,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로봉의 감시에 학교생활은 지쳐만 갑니다. 과연 이대로 끔찍한 학교생활을 계속 해야만 하는 걸까요?

 

송아주 작가의 신작 동화 로봇 반장에는 아이들을 돕는 로봇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로봇은 역시 감정이 없네요. 아이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꼼짝도 못하게 한답니다. 아이들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빡빡한 생활로 몰라갑니다. 이처럼 감정 없이 아이들을 돕는다는 생각만으로, 과도하게 아이들을 감시하고 힘들게 하는 상황이 아찔하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어쩌면 멀지 않은 때, 우리네 아이들이 겪게 될 상황을 미리 보는 것만 같아 경계하게도 됩니다. 어쩌면 어른들은 아이들의 공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동화 속 로봇 반장과 같은 역할을 로봇에게 맡길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인간 로봇으로 몰아세우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를 말입니다. 자신의 생각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그저 부모에 의해, 어른들에 의해 강요되는 프로그램 따라서만 행동해야 하는 인간로봇 말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동화, 로봇 반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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