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악당 챔피언 우리 아빠는 악당 2
이타바시 마사히로 지음,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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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아빠는 언제나 영웅이게 마련입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줄 알고, 가장 힘이 센 마치 슈퍼맨과 같은 자리에 아이는 아빠를 올려놓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런 아빠가 악당의 역할만 하는 직업이라면 어떨까요? 그래서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모습을 본다면 말입니다.

 

여기 우리 아빠는 악당 챔피언이 그렇습니다. 소년의 아빠는 악당입니다. 진짜 세상 속에서 악당인 게 아니라, 레슬링에서 악당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빠는 언제나 정의의 사도에게 당하기만 합니다. 그래야 관중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니까요. 그런 아빠의 경기 모습을 보러간 소년.

  

  

주변에선 온통 아빠와 싸우는 상대편 정의의 사도만을 응원합니다. 아빤 악당 바퀴벌레 마스크맨이니까요. 소년의 친구 미나도 아빠와 함께 경기를 보러 왔는데, 정의의 사도인 드래곤 조지를 응원합니다. 소년은 마음껏 아빠를 응원할 수도 없죠.

 

과연 아빠는 이번에도 맞기만 하고, 당하기만 하는 걸까요? 아니 무엇보다 아빠를 응원하면 안 되는 걸까요?

   

 

레슬링 경기에서 악당인 아빠를 둔 아들의 마음을 동화는 잘 보여줍니다. 아빠 자체가 악당인 것이 아니라, 배역이 악당일 뿐인데, 레슬링 경기를 즐기는 모두에겐 바퀴벌레 마스크맨은 물리쳐야만 하는 악당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당해야만 하는 못된 녀석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빠를 바라보는 소년의 마음이 짠합니다.

 

또한 아들을 생각하며, 아들 앞에서 악동이지만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아빠의 마음도 뭉클하고요.

  

  

간혹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악당 역을 주로 맡는 배우들이 애환을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식당에 갔는데, 어느 분이 욕을 했다는 이야기. 심지어 누군가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들 역시 배역에 충실한 것뿐인데, 어느 샌가 욕을 먹는 것이 당연한 악당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들 역시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들딸이며,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버지 어머니, 누군가의 소중한 형제자매 일 텐데 말입니다.

 

한 소년의 아빠로서의 자리에서 고민하다가 아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챔피언이 되어버린 악당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의 모습에 모두가 야유를 보내도 혼자 응원하는 아들의 모습. 이들의 우연한 반란이 한편으로는 통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뭉클하기도 한 그런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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