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공주
허은미 지음, 서현 그림 / 만만한책방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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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마음을 울리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허은미 작가의 글과 서현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너무너무 공주란 제목의 그림책입니다.

 

책 속 공주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평범합니다. 공주를 사랑하는 임금님은 공주가 너무나도 평범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임금님에게 연못 속 잉어가 소원을 이뤄준다는 수염 세 가닥을 전합니다. 한 가닥에 한 가지 소원. 이제 임금님은 세 가지 소원을 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희생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임금님의 젊음입니다. 소원을 빌 때마다 임금님은 늙고 쭈글쭈글해집니다.

 

  

과연 임금님은 자신의 젊음을 담보로 소원을 빌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소원을 임금님 자신을 위한 소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은 자연스레 이 소원이 딸인 공주를 위한 소원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 궁금증을 품고 그림책을 보게 됩니다. 과연 임금님은 자신의 젊음을 담보로 딸을 위해 소원을 빌게 될까요?

 

만약, 임금님이 딸을 위해 소원을 빌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울림이 전해집니다. 자신의 젊음쯤, 딸을 위해서라면 포기할 수 있는 그 아름다운 부정(父情)을 느끼게 될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 땅의 모든 아빠,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 자기 젊음을 포기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도 됩니다.

 

그런데, 정말 임금님은 소원을 빌게 될까요? 소원을 빈다면, 그 내용은 무엇일까요?

 

  

, 이상합니다. 예뻐지고, 착해지면서, 아울러 생기를 간직한 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은데, 동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게 됩니다. 예쁜 외모를 갖게 되면 못된 성질을 얻게 됩니다. 착한 마음을 갖게 되면 생기를 잃기도 합니다.

 

이런 얻음과 잃음을 통해, 동화는 자연스레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괜한 욕심 품지 말라고. 자신에게 없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나에게 있는 것을 온전히 누리라고. 그 누림 안에 진짜 행복이 담겨 있다고. 동화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만듭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행복을 찾고 누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동화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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