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나라, 파란 나라 담푸스 평화책 2
에릭 바튀 지음, 이주영 옮김 / 담푸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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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빨간 나라, 파란 나라의 저자는 알퐁스 도데의 글에 강렬한 색채의 그림을 그려 스갱 아저씨의 염소라는 그림책을 완성시킨 바로 그 작가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책인 스갱 아저씨의 염서는 그 내용 못지않게 그림이 인상적이고 강렬해서 마음을 빼앗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그 작가의 그림책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을 알고 책장을 펼쳐보게 됩니다.

 

이번 책 역시 강렬한 인상의 색채 가득한 그림을 만나게 됩니다. 무엇보다 책 제목처럼 빨간 색과 파란 색이 눈에 들어옵니다. 빨간 색과 파란 색이 함께 하던 그림에서, 둘이 분리되어지고 서로 벽을 쌓음으로 파란 색은 파란 색끼리, 빨간 색은 빨간 색끼리 분리되어지는 모습. 그러다 다시 분리를 넘어 둘이 함께 섞여 어우러지는 그림으로 나아가는.

 

이처럼, 그림만으로도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책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나라의 마음씨 좋던 임금님이 돌아가시고, 임금님의 두 아들 모두가 왕좌에 오르게 됩니다. 둘이 하나 되어 협력하여 나라를 잘 다스렸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온통 빨간색인 가스통 왕자는 왕국의 모든 빨간색은 자신의 것이라며, 빨간색인 사람들 사물을 왕국의 서쪽으로 옮깁니다. 반면 온통 파란색인 제데옹 왕자 역시 왕국의 모든 파란색은 동쪽으로 옮겨 자신이 다스리고요.

 

이렇게 하나였던 나라가 졸지에 빨간색 나라와 파란색 나라로 분리됩니다. 서로 다른 색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지 그 이유만으로 가족이 나뉘고, 친구가 나뉩니다. 더군다나, 두 왕자는 두 나라 사이에 왕래하지 못하도록 튼튼하고 긴 두 벽을 쌓습니다. 이제 빨간색 나라와 파란색 나라는 완전히 둘로 나뉘어 단절되었습니다. 과연 이 두 나라는 끝끝내 나뉘게 되는 걸까요?

  

  

단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르게 둘로 나뉜 백성들. 그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한 가족이었던 사이라 할지라도 졸지에 나뉜 그 나뉨이 고착되며 서로 왕래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풍경이 남의 일 같지 않음은 우리 민족은 이러한 아픔을 지금까지 겪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광복의 기쁨이 무색할 정도로 하루아침에 둘로 나뉜 민족. 서로 싸우고 비방하며 철저하게 나뉨으로 이산의 아픔을 견뎌내야만 했던 민족. 동화처럼 우리 민족은 영문도 모르게 나뉘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며, 단절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동화 속 빨간 나라, 파란 나라는 결국 하나가 됩니다. 그 원동력은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나뉘어 있지만 상대를 잊지 않고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에 두 나라는 거의 동시에 상대 쪽으로 넘어가기 위해 커다란 비행기를 만듭니다. 그리곤 그 비행기에 자신들의 몸을 싣고 벽을 넘어 상대의 나라로 날아가게 되죠.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이 감격스럽게 마쳐진 지금의 모습과 동화 속 모습이 오버랩 되었답니다. 두 정상이 만나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은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답니다. 동화처럼 한반도에서 하나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길 소망합니다. 에릭 바튀의 빨간 나라, 파란 나라는 우리로 하여금 분리가 아닌 화합과 하나 됨의 축복을 향해 나아가게 해주는 좋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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