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 곤충 수리공 책읽는 어린이 노랑잎 11
나스타시아 루가니 지음, 샤를린 콜레트 그림, 김영신 옮김 / 해와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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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지만 억지로 뭔가가 되어야만 하는 사람, 반대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관습 때문에 할 수 없는 경우, 둘 중 어떤 게 더 힘들까요? 어쩌면, 이런 질문은 무의미 할지 모르겠습니다. 둘 다 힘겨운 상황일 테니 말입니다.

 

여기 그런 힘겨운 상황에 처한 두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후덜덜 곤충 수리공이란 재미난 제목의 동화 속 남매가 그렇답니다.

 

동화 속엔 곤충 수리공이란 재미난 직업이 등장합니다. 이 직업은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던 직업으로 한 가문에게로 계승되고 있답니다. 숲 속의 모든 곤충들을 치료해주는 직업인데, 이들에겐 마법의 은빛 바늘이 전해 내려옵니다.

 

이제 루카의 아버지는 은퇴하게 되고, 루카가 그 뒤를 이어 숲속의 새로운 곤충 수리공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루카는 곤충을 너무 무서워하거든요. 곤충을 무서워하는 곤충 수리공이라니 참 흥미롭네요. 물론, 루카에겐 전혀 흥미롭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루카는 자신도 곤충 수리공의 자질이 없다는 걸 너무 잘 압니다. 게다가 은빛 바늘역시 루카를 거부합니다. 루카가 은빛 바늘을 잡기만 하면 검게 변한답니다. 과연 루카는 자신의 한계를 딛고 곤충 수리공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반면, 루카의 여동생 루나는 곤충들을 돌보는 걸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재능도 있고요. 하지만, 루나는 곤충 수리공이 될 수 없대요. 왜냐하면, 여태껏 한 번도 소년이 아닌 소녀가 곤충 수리공이 된 적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루나는 단지 소녀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곤충 수리공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 이런 게 정말 정당한 일일까요?

 

루카의 경우를 보면서, 때론 포기하는 용기가 축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모든 일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되지 않을 일, 게다가 자신이 원하지도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못하는 일인데도 주변 상황에 떠밀려 그 일에 자신의 미래를 거는 것 역시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때론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 봐도 되지 않은 것이라면, 정말 자신의 길이 아닐 수 있으니 말입니다.

  

  

루카의 여동생 루나를 보며, 정말 하고 싶은데도 단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할 수 없다면, 이건 너무 부조리한 일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구든 자신의 열정을 바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선 그 길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부조리한 관습은 지켜지기보다는 부서질 때, 희망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동화 후덜덜 곤충 수리공을 읽으며, 우리 자녀들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잘 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누릴 수 있길 빌게 됩니다. 물론, 그 일에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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