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호러특급 5 - 선생님은 괴물! 구스범스 호러특급 5
R. L. 스타인 지음, 전명진 그림, 김경희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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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무서운 책도 있을 수 있구나. 아이들 책이라면 귀엽고 사랑스럽고 왠지 권선징악을 이야기해야 할것 같은데, 그런 책들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부모는 그런 책들을 골라준다.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로 자라길 바라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 읽었던 책들은 거의 그랬던 것 같긴 하지만, 조금은 탈선적인 책들이 아이들 사이엔 인기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하이틴 로맨스 처럼 교과서 뒤에 숨겨두고 읽던 책들은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모른다. 비룡소에서 나온 <구스범스>시리즈는 허를 찌른다. 어느 책이든 예쁜 이야기들은 별반 없다. 그럼에도 인기는 어머어마하다. 책에 인기와 함께 영화도 만들어 졌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데, 영화는 무서움보다는 놀라움이 컸었고, 놀라움도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는데, 요즘 만나는 <구스범스> 시리즈들은 그렇지 않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책 표지는 산타할아버지의 등작이다. 초판만 크리스마스 표지와 깜찍 카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리 깜찍 카드는 아니다. 작아서 깜찍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보다 이 책 표지를 벗기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강력 캐릭터에 놀랄 준비를 하는게 옳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험악하게 생긴 '괴물 선생님'의 존재를 알게 될테니 말이다. 경쟁하는 것을 말도 안되게 좋아하는 토미의 가족들은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토미를 2주간 열리는 '승리캠프'에 보내기로 했단다. 뭘 그리 승리하길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미가 캠프로 가는 배를 타는 순간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과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수 없는 핸드폰이 정지되고 캠프에 도착하자 마자 가방을 도둑 맞으면서 토미는 집을 그리워하기 시작한다.

그리워만 하면 오죽 좋겠지만, 아이가 캠프안에서 의지해야 하는 선생님을 만나는 순간 모든 희망은 날아가 버린다. 캠프의 선생님인 '그르릉'선생님은 부리부리한 눈, 지저분한 콧물이 찌이익 나오는 것도 무서운데 이 선생님이 승리캠프에서 꼴찌를 한 아이를 잡아먹는단다. 설마? 그게 가능할까? 남과 경쟁하기 싫어하는 열세 살 토미에겐 청천병력과 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지만, 이곳에 모인 모든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이 문제다. 처음엔 말이다. 문제는 승리하기 위해 페어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 아니면 된다'를 이야기 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은 친구가 아니고, 믿고 의지해야 할 선생님은 상상 속의 선생님 일뿐 이 곳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승리하지 않으면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경쟁이라면 포기하던 아이가 살기 위해서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 '승리 캠프'가 영 틀린것은 아닌것 처럼 보이긴 하지만, 역시나 다른 아이들보다 토미는 느린 모습으로 그려지고 어린시절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의 하나처럼 커다란 은쟁반을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가는것 같지만 역시나 구스범스 스럽게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젠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둬야 할 것 같다. 왠지 어린시절 봤던 외화 시리즈 '환상특급'처럼 '네가 뭘 하든 결론은 정해져 있어'하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처럼 그 끝이 다 보일지라도 최선을 다해봐야한다. 그것이 사람이 가진 가장 중하고 귀한 특권이니까 말이다. 무시무시하고 오싹하게 다가올지라도 그냥 읽어보자. 아이도 읽고 있는 책인데, 어떤 책인지 궁금하지 않는가? 아이와 함께 소통하기 위해선 요렇게 무서운 책들도 가끔은 필요한 법이다. 어쨌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보다는 덜 무서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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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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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장르에 한해서 어떠한 사족도 필요하지 않은 작가들이 있다. 추리와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런 작가의 범주에 미카미 엔을 넣는 것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의 작가인 미카미 엔이 이번엔 고서당이 아닌 사진관을 들고 나타났다.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역시나 표지는 그녀의 책임을 증명하듯 예쁘장한 여인이 그려져 있다. 고서의 얽힌 미스테리가 아닌 사진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어낼것 만 같은 이야기.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가슴을 벅차게 만들지 궁금해지는건 미카미 엔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미카미 엔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문을 열어보고 싶은 곳. 니시우라 사진관이다.

 

 

백 년 넘게 영업해 온 사진관이라니 일본답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이 대중화된 지금은 명맥을 유지하기가 힘든 곳이라고 말을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니시우라 사진관'은 그런곳이다. 100년이 넘게 영업해 온 사진관을 운영하시던 할머니가 죽음을 맞이하셨다. 외손녀인 마유가 떠밀리다시피 사진관을 정리하고 아직 찾아가지 않은 미수령 사진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수령 사진은 그냥 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게다가 이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니 사진관 문을 닫는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미수령 사진속에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찍혀있는 사진 속 남자, 마도리. 소설은 미스테리와 스릴러로 넘어가야만 할 분위기인데, 오싹한 느낌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기억을 잃은 남자 마도리가 사고 후 기억을 잃고 나서 사진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알아가는 과정은 스릴러 보다는 꽤나 잘생긴 이 남자의 비밀이 무얼까 궁금하게 만들고, 혹 이 소설이 SF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지만 그렇게 터무니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마유와 마도리는 사진관에 남겨진 사진들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나가게 되고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두 사람은 어느새 한팀이 되어 다른 에피소드들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미카미 엔의 저력이 어디 가겠는가?

 

그리 묵직하지 않은 책 속에 들어있는 에피소드들은 묵직함으로 다가오는데 사진속 인물들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깊은 사연들을 숨기고 있다. 어두운 과거를 지닌 사람들만 니시우라 사진관에 찾아와 사진을 찍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카미 엔의 작품 속 인물들은 알수 없는 마력에 끌리듯 사진관으로 모여드니 참 신기하기도 하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저마다 말할 수 없는 과거를 지니고 있다. 기억을 잃은 남자, 사진 유출로 충격을 받고 다시는 카메라 앞에 설 수 없게 된 배우, 훔친 은으로 만든 결혼반지로 청혼한 남자……. 니시우라 사진관은 일본이 배경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왠지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도제의 느낌을 풍기고 있다. 물론, 갈 곳 없는 사람들의 휴식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쉬었다 가는 장소였던 사진관. 여전히 비밀을 간직하고 있고, 곳곳에 숨겨진 비밀들을 파헤칠수록 가슴 아리게 다가오는 곳이 니시우라 사진관이다. 미수령된 사진들 속 인물들만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것은 아니다. 니시우라 사진관을 이끌어가는 마유의 이야기는 각 에피소드들마다 조금씩 녹아져 있다가 큰 강에 이르러 돌아가신 할머니가 어루만져 주듯 풀어내고 있다. 각자의 오해로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이고 엉켜 풀수 없게 된 듯한 실타래를 소리 없이 천천히 풀어주는 것 처럼 말이다.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용기는 쉽지 않다. 찾지 못하도록 고치 속에 숨겨둔 과거를 스스로 파헤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남의 잘못과 실수를 말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과오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노력 속에서 사람은 세상을 제대로 된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내 잘못이 아니라고 무조건 우기는 것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도태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 이들은 니시우라 사진관을 찾길 바란다. 그곳이 지금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그곳의 문을 한번 두드려보자. 내가 모르던 나를 발결 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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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3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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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드라마가 끝이 났다. 책을 읽은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는 이야기인데, 난 이제야 3권을 쓰고 있다. 몇달전 읽은 책을 쓰려니 자세한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그저 안타까움만 남아 있다고 해야할까? 1,2권을 통해 만났던 약희는 청나라 강희제 시대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었다면 3권의 약희는 순애보를 그리는 인물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캐릭터 싫어하는데, 읽으면서 눈물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다. 3권은 약희만의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았음에도 읽는 내내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걸 보면 동화 작가의 필력이 애간장을 녹이는 재주를 가지고 있음엔 틀림이 없다.

 

 

21세기를 살던 장효라고 해도 지금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에 사람들은 18세기를 살고 있다. 그당시가 어땠는지는 많은 문헌들을 통해서 알고 있듯이 동물들의 약육강식의 세계와 다를바가 없었을 것이다. 권력을 가지기위해 피로 얼룩질 수 밖에 없었던 황자들의 운명. 약희는 그들 중 최후의 승자를 알고 있었고, 역사를 바꾸고 싶어하는 약희의 뜻과는 상관없이 역사의 물결은 흐르고자 하는 방향대로 나아가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기에 큰 물결을 작은 날숨으로는 바꿀 수 없음을 알면서도 역사의 비극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가슴 아픔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약희의 가슴은 무너지고 무너져서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것이다.

 

'사랑으로부터 근심이 생기고, 사랑으로부터 두려움이 생긴다. 사랑이 없으면 근심이 없는데 두려움인들 있을까? 그러니 사랑을 말라, 이별은 고통스러울 뿐이니. 사랑도 증오도 없으면 그것이 곧 구속받지 않는 것이다.' (p.394)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사랑은 변한다. 외사랑이 두사람의 사랑으로 변하기도 하고, 아무 관심이 없던이가 어느 순간 마음 전부를 차지할 수도 있다. 그 사랑의 변화를 약희는 <보보경심>을 통해서 보여준다. 윤사와의 사랑이 윤진에게로 옮겨가면서, 처음엔 분명 윤사에 안위를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사황자를 조심하라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가 그녀의 마지막 사랑이라 여겼을테니 말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모든것을 시나브로 적시고 자신보다 커다란 존재로 다가왔을때 약희는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지존에 자리에 앉은 사람. 그 사람이 그 자릴 지키기 위해 약희에겐 소중했던 사람들을 제거할 수 밖에 없는것을 알게 되었을때, 머리로 아는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 완벽한 18세기 마이태 약희가 된 장효. 장효의 정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강희제의 유지로 14황자의 측복진이 되어 윤진을 떠난 약희. 같은 필체의 약희와 윤진. 필체가 그 둘사이에 벽을 쌓게 만들지 누가 알았을까?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어느 시기에 죽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죽음을 거부할 수는 없고, <보보경심>의 모든 인물들도 죽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음 세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낸다. 사랑에 모든것을 포기한것 같은 십삼황자 윤상의 아이, 홍주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조심조심 걷는 <보보경심>이었건만 다가오는 죽음은 막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사랑이 남아있어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외사랑도 가슴 아프지만, 어긋난 사랑도 가슴 아프다. 역사 속 윤진이 <보보경심>속 윤진이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동화가 그려낸 윤진과 약희는 사랑에 모든것을 들려준다. 다 사라져버렸다 느꼈을 때도 타인의 삶은 오랬동안 계속된다. 그리움을 가슴 깊이 숨기면 살아가는 사람도, 그리움을 놓고 사라져 버린 사람도 그리움은 사랑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하고 남아있다. 18세기로 타임슬립한 장효의 로맨스는 해피엔딩도 세드엔딩도 아니다. 누구의 눈으로 바라봐야할지조차도 갈팡질팡하게 만들어 버리니 말이다. 그져 남은 자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낼 뿐이다. 지금 우리가 21세기 이 험한 대한민국을 살아가면서 애잔하게 과거를 그리워하는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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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 : 문학 주니어 대학 15
강유정 지음, 조승연 그림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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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 지내고 있는 초등 고학년 아이가 한명 있다. 요즘 웹소설에 푹 빠져 웹소설을 읽더니 작가가 되겠다고 한다. 얼마전에는 웹소설 작가가 되겠다면서 글을 올렸단다.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하는데, 어떤 글인지 아직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도 그 시기에 글을 쓴다고 했었다. 많은 책을 읽은 것도 아니면서 유행처럼 글을 쓰고, 그 글에 혼자 감동을 하는 걸 보면 아이가 생각했던 것을 제대로 글로 표현을 하지는 못하지만, 감정이입을 확실히 된 것 처럼 보였다. 물론, 그 당시에 아이가 썼던 글들은 지금은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은 글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지금 내 아이의 꿈은 작가가 아니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글을 읽고 글을 쓴다. 비단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 역시 글을 읽고 글을 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 녀석들의 고민이 새삼스럽게 피부로 느껴지고 있는 시기이다. 분명 아이가 원하는 꿈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스러울때가 상당히 많다. 가장 문제가 되는건 부모가 그 꿈의 실체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에 있다. 과학자를 이야기하는 작은 아이와 역사선생님을 이야기하고 있는 큰아이를 보면서 내가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에 실체는 분명하게 있지만, 정말 그걸 원하고 있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바라고 있는것들을 실체화해서 본적이 없기 때문에 막연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비룡소에서 나온 <주니어 대학>은 희미하게나마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심리학'을 다룬 <남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를 시작으로 '문학'을 다루고 있는 이번 권까지 비룡소에서 모두 15권의 책이 나왔는데, 꽤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것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걸 보면 분명 무언가를 막연하게 꿈꾸고 있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이 책들을 부모가 억지로 읽힌다고 읽는것은 아니겠지만, 스스로 뭔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이라면 책 제목이라도 만나게 해주고, 그 중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을 슬쩍 책상위에 올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것 같다.

 

15권은 문학의 기본부터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있고, 문학의 여러 얼굴이라는 측면에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놀이나 새로운 문학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범죄소설, SF소설과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이야기하는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서도 문학의 장르를 국한해놓지는 않는다. 오늘날 문학은 종이 책으로만 국한되어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 2016년 노벨문학상을 '밥 딜런'이 수상한 것을 보면 그 범주가 확실히 무너진것 또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책은 기억해야 할 문학게 인물들로 윤동주와 박경리를 다루는 것을 보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민족의식을 슬쩍 깔아준것 처럼 보인다.

 

주니어대학의 가장 좋은 점은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3부에서 다루고 있는 <문학, 뭐가 궁금한가요?>에서는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궁금해하는 문학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창작에 필요한 자세나 어떻게 연습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당연하면서도 요즘 아이들이 넘기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러기에 기본적인것을 이야기 해줘야만 한다.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깨닫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놓치는 경우도 생기니 말이다. 아이들이 어떤 소명을 품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노력은 부모로서 먼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선배로써 꼭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 선배가 해야할 일 중 한 부분을 <주니어대학>이 문을 열어 주고 있다. "궁금하니... 읽어봐? "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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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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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넘겨서 앞의 몇페이지를 읽었을때의 느낌은 주인공이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것이었다. 자신의 집을 지구의 축소판으로 여기고 은둔아닌 은둔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 커다란 개 한마리가 유일한 친구이자 동료라고 까지 할수 있는 사람이 어떤 트랩을 펼치고 이야기를 꺼낼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All you needs is love..>는 화자의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지 현실속 음악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베일에 쌓여있는 화자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린다 콘라츠. 매년 책을 한권씩 쓰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유한 서른여덟의 작가이고, 십일년 넘게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는 괴팍한 작가라고 말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글을 쓸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대 문명에서는 불가능한 일은 없다. 인터넷이라는 마법의 도구는 모든것을 해결해주니 말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비밀을 슬쩍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죽은 여동생.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언니. 그리고 동생을 죽인 살인자와 BGM처럼 흐르던 비틀즈의 음악. 그 살인자를 눈앞에서 보게 될지 몰랐다고. 자신의 눈앞에 살인자가 나타났다고. 그것도 TV속 기자로. 어떻게 살인자의 얼굴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토록 사랑하던 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라져 버린 악마의 얼굴을... 자신이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살인자를 잡고자하는 마음은 십년넘는 시간을 동생의 환영속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라면 당연한 결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나씩. 하나씩 덫을 놓아야한다.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대인공포증까지 있는 주인공이 동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 만들어 내는 덫은 처절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린다가 이야기한것 처럼 린다는 자신과 동생 안나의 이야기를 <피를 나눈 자매>를 통해서, 조피와 브리타의 모습으로 완벽한 액자소설을 만들어 낸다. <피를 나눈 자매>를 통해 독자들은 린다와 안나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맞춰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린다와 동일시 되는 순간 독자는 린다와 함께 그녀가 범인으로 지목한 빅토르 렌첸을 마주하게 된다.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그녀가 준비해 둔 덫은 누구를 위한 덫일까? 린다는 빅토를 렌첸을 범인이라고 단정하지만 그에게 있는 완벽한 알리바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나 완벽하게 그려진 안나의 모습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으로 봤을땐 완벽한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기 시작하면서 린다가 그렇게 당연시했던 과거의 사건들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극의 초반보다는 중반이후가 훨씬 박진감이 있고, 가독성도 높아진다. 용의자에 린다가 포함되어지기 시작하면서 린다와 함께한 독자들은 방향키를 잃어버린것처럼 안절부절 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없이 <피를 나눈 자매>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결말을 맺는다. <피를 나눈 자매>처럼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이젠 린다 본인조차도 자신을 장담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스릴러는 반전이 있어서 재미있다. 전율이 이는 반전은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이다. 그 재미를 빼앗을 수는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 어쩌면 이 책은 스릴러가 아닐지도 모른다. 교묘하게 숨겨둔 로맨스의 복선들은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시집과 남주를 끄집어 내어 던져준다. 분명 그가 주인공은 주인공일테니 말이다. 빅토르 렌첸과 율리안. 누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할지는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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