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사는 남자 1
유현숙 지음 / 재담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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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되어있는 것들은 거의 좋아하는 것 같다. 웹툰도 웹소설도 아이들이 읽는 것처럼 좋아라 한다. 어떤경우엔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 웹툰과 웹소설을 권하기도 한다. 유현숙 작가의 글들도 그랬던것 같다. 『호구의 사랑』도 내가 먼저 읽고 아이한테 권했었으니 말이다. 그후에 드라마화 되고 함께 보면서 책이 더 좋다고 이야기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드라마화 되는 걸 보고 책을 만났다. 아직 드라마는 만나지 못했다. 훨씬 속도감이 있는 책에 빠져 버렸으니 드라마를 만날 이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만화로 만나는 이야기는 다음 권을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세권을 다 읽어 버렸다. 만화의 가독감이란 대단하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를 떠올리면 누가 생각날까? 내 경우는 남편과 아들이 떠오른다. 결혼전이라면 아빠와 남동생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런데 책속 주인공인 혼나리는 아빠나 아들도 남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인물이다. 혼자된 어머니의 외동딸이었이니 말이다. 그래도 나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인물이다. 예쁘고 자존감 높은 승무원에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남자친구까지. 남자친구가 승무원 후배와 바람을 피우기 전까지는 말이다. 분노와 배신감에 집을 나왔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나리가 갈곳이 없다. 친정엄마는 그런 존재다. 살아계신것만으로 갈 곳이 있는 존재. 그럼에도 나리가 찾아간 엄마의 집. 그리고 그곳에 있는 낯선 존재. 새 아빠라고 주장하는 두살이나 어린 남자, 고난길. 꿈에서도 생각해본적 없던 아빠가 등장했다. 엄마가 없는 하늘 아래, 새 아빠라니..

 

서류상으로 완벽한 아빠이긴 한데, 이 어린 남자가 아빠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시간은 참 이상하기도 하다. 흐르는 시간과 함께 말도 안되게 이 어린 남자에게 기대고 있는 나리. 아빠처럼 행동하는 말도 안되는 난길. 어디서 나리의 보호자 행세를 하는 건지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데, 그럼에도 이 둘의 모습이 점점 가족처럼 다가온다. 모두가 부러워하던 나리에게 참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쩜 이렇게 되도 안되는 것들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건지 모르겠다. 믿던 남자친구도 그렇지만, 예뻐하던 후배는 왜 그모양으로 대적해야 하는지... 게다가 이 생면부지의 새 아빠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자신만의 세계의 빠진 덕심이와 동생과 자신의 여자를 위한 덕봉이의 케릭터도 괜찮았다. 딸아이의 나이가 아니라 사실 난 그렇게 우리 집에 사는 새아빠가 설레게 다가오지는 않았는데, 고등학생인 딸은 도여주에겐 철벽을 치면서 나리에게는 츤데레인 난길을 볼때마다 설레였다고 말한다. 사실 딸아이는 모든것에 설레고 소리를 지른다. 부자인 덕봉이도 좋단다. 보라색 머리를 휘날리면서 나리를 위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홍만두집을 지키는 난길은 완벽 그자체란다. 그럴까? 내 눈에는 저게 말이되나 하는데, 아이의 눈엔 모든것이 설렘으로 다가오고 사랑으로 다가오나 보다. 내 시선을 끌었던건 모든 아이들을 밀어내는 덕심이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었는데, 그모습은 별로 였었나보다.

 

웹툰은 참 신기하다. 참 많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고, 그 속에서 자신을 대입시킨다. 난 엄마의 눈으로 웹툰을 읽고, 고등학생인 딸은 여주인공에 눈으로 그림을 보고 대화를 한다. 아마, 더 어린 친구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만났을 것이고, 나보다 나이 지긋한 분들은 또 다른 눈으로 유현숙 작가의 작품을 만났을 것이다. 어떤 눈으로 그녀의 작품을 만나든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 모든것이 작가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였을테니 말이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연상연하 부녀지간의 한집 로맨스 코미디라고 말이다. 어떤 것이든 사랑이야기다. 한겨울 추위를 몰아낼 만큼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사랑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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