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2주

  참고로 이 영화들을 추천하는 본인은 불교신자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나름 존경하는 불교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희생,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종교인들은 종교의 차이를 넘어 존경해야 합니다. 선행을 이끄는 힘이 종교의 힘이라면 확실히 종교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 추천할 작품들은 모두 천주교와 관련된 작품들입니다. 천주교와 기독교가 믿는 분들이 공통된 분이란 것은 있지만 양쪽은 중세가 끝날 때, 각종 종교 전쟁으로 서로를 증오하며 싸운 지 오래이고 지금도 그들은 믿음의 대상은 같지만 믿는 방법은 다릅니다. 즉 개인적 판단으로 천주교(가톨릭, 혹은 구교)와 기독교는 다르다고 판단합니다. 천주교의 믿음체계와 세계를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마도 이 영화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무튼 지금 소개할 작품들은 천주교의 기적과 선행에 관한 영화입니다. 왜 이런 영화가 현재 많은 관심을 얻게 됐을까요? 그것은 오늘의 삶이 힘들지만 많은 이들이 이런 것에 무관심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기적을 원하고 선행을 하는 이들이 매우 반가운 것입니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누군가의 행복이 가능하다면 몸을 던지더라도 그런 희생을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값진 희생이고, 종교인이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교계에 이런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영화화가 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불교는 아마도 성찰 위주의 영화에 많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종교는 힘든 자들의 새로운 희망을 줍니다. 그것이 기적의 형태이든 누군가의 선행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종교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불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가치를 인정합니다. 그것은 비뚤어진 종교적 맹신 때문에 종교의 기본적 가치까지 망각하고 있는 어느 종교인들의 실책이 문제점을 계속 양산하는 이 시점에서 그것은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루르드
 

 


  이 영화가 과연 천주교의 기적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관객들은 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독실해 보이지 않은 신자가 왜 기적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답이 나와야 할지, 아니면 믿음이 강해야 기적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식의 반론을 제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 천주교에서 말하는 기적에 대한 실마리는 분명 주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휠체어를 탔다는 것은 분명 신체적 불행으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게 되고, 운명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은 높을 것입니다. 당연히 주인공 크리스틴은 고통스런 나날을 보냅니다. 자신의 불구인 신체에 대해 불만인 그녀가 이상한 인연으로 성지 루르드로의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자원봉사자에 대한 부러움 등으로 볼 때, 크리스틴은 전혀 천주교답지 않은 그저 그런 여인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자에게 찾아온 종교적인 만남과 신앙의 부활, 그리고 기적 등을 보면 종교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3회 유럽영화상(2010) 수상유러피언 여우주연상(실비 테스튀), 59회 멜버른국제영화제(2010) 초청국제파노라마(예시카 하우스너), 47회 비엔나국제영화제(2009) 수상비엔나영화상-장편(예시카 하우스너), 25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2009) 수상바르샤바 대상-국제경쟁(예시카 하우스너) 등의 수상으로 본다면 이 영화, 뭔가 느낄 수 있는 영화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울지마, 톤즈 



  이 영화, TV에서도 중계된 이후에도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국의 슈바이처, 故 이태석 신부라는 표현을 본다면 주인공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천주교 신부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의 희생과 봉사의 상징인 슈바이처의 이름을 본다면 그가 어디에서 활동했고, 봉사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의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가 이태석 신부의 봉사 장소입니다. 이 지역은 여러 면에서 독특한 지역입니다. 무엇보다 그곳의 주류인 딩카족은 키가 매우 큰 종족이며, 전투적 민족이란 특성으로 인해 눈물을 수치로 여깁니다. 언제나 강해야만 한다는 딩카족의 특성은 남북으로 갈라져 내란에 휩싸인 수단에겐 가장 효과적인 삶의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전으로 인해 모든 것은 황폐화됐고, 인성은 메말랐으며, 삶의 환경은 척박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고 이태석 신부는 그곳에서 의사였고, 선생님, 지휘자, 건축가였습니다. 그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그 지역엔 어렵지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영화는 그의 이런 삶을 추적합니다. 특히 남 수단의 자랑인 톤즈 브라스 밴드가 마을에서 만들어지고 행사를 뛰는 모습에서 척박한 현실에서 새롭게 태어난 딩카족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종 기부행사를 뛰며 어려운 곳을 희망의 장소로 바꾸려는 고 이태석 신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킵니다. 무엇보다 죽음에 임박해서도 통기타를 치며 기부활동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고 이태석 신부가 마흔 여덟에 세상을 떴을 때, 눈물을 수치로만 여겼던 전사부족 딩카족의 눈물의 배웅은 희생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새겨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바보야
 

 


  한국 2009년 2월 어느 날, 그날은 매우 추웠습니다. 하지만 한국 천주교에서 잊을 수 없는 거인을 담은 운구를 담은 행렬을 추위는 막지 못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서 한국인의 어렵고 힘든 곳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했고, 모든 것을 헌신한 故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바보야’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안성기 님이 목소리를 맡은 이 영화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많은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생존했던 한국은 남북한으로 분열됐고, 명동 성당은 언제나 민주화 물결 속에서 구심적 역할을 담당했고, 경찰에 쫓기는 자들의 피신처였습니다. 그 명당 성당의 추기경으로서 그는 당당히 독재정권에 대항했고, 그의 선택은 언제나 자신의 안위를 걸어야만 했던 위험한 것들이었습니다. 민주화를 이루고 독재정권이 물러서면서 그의 헌신이 결실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활동 이외에도 그는 신부라는 종교인으로서 많은 이들을 위한 봉사와 헌신을 다했습니다. 어려운 이들의 희망이었고, 언제나 어려운 자들 옆에 서려 했습니다. 비록 말년에 그의 독재에 대한 말이 문제를 일으키긴 했지만 그의 헌신과 희생을 그런 것으로 평가절하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그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오늘을 살고 있는 종교인의 참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분의 죽음이 너무 슬프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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