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 리테일 비즈니스, 소비자의 욕망을 읽다
석혜탁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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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이다. 피곤하지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발길은 자연스레 상점가로 향한다. 화려한 불빛과 경쾌한 음악, 구미를 자극하는 상품들, 이 순간은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순간 온몸에 에너지는 넘쳐흐르고 즐거움은 최고로 치닫는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의 성장과 시간여유는 볼거리와 놀이의 필요를 불러왔고, 1850년대 이후 상업적 오락과 백화점의 출현은 구경꾼의 구미에 맞게 성장했다.
19세기 후반 구경거리로 제공된 도시문화는 공유문화였으며 시각적으로 재현된 현실은 사람들에게 소속감과 공동체의식을 느끼게 하는 시각적 증거가 된다. 이러한 '구경거리가 된 현실'은 정치의 민주화,성과 없는 대중봉기,삶의 수준 향상과 더불어 '대중사회' 의 기반이 되었다.

파리 사람들처럼 오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없을 것이다.

 "아침부터 낮이든 밤이든,여름이든 겨울이든 파리에는 늘 구경거리가 넘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쾌락추구에 빠져 있다."  _<구경꾼의 탄생>중

 

그리고 2018년,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의 쾌락에 대한 열망은 다양한 산업의 성장을 불러왔다. 특히 유통산업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고령화, 여성들의 사회진출,1인가구증가, 유통기업의 세계화, 모바일커머스 확장 등 사회현상과 맞물려 급변하고 있다.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이먼트가 되었나>는 최근 우리사회 환경에 따른 쇼핑 엔터테이먼트의 변화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미래로의 상상을 유도한다.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은 무엇보다도 쇼핑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온라인 쇼핑의 저돌적 성장에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디테일하게 파악하여 새로운 형태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첫번째 쳅터는 최근 유통업의 변화를 자세히 설명한다. 전통적 백화점의 변화, 원더랜드 복합쇼핑몰의 성장, 편의점의 진화, 한국적 드럭스토아의 특수성,그리고 세계화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대형 유통업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 한다.
두번째 쳅터는 트랜드와 소비자의 심리와 욕망에 촛점을 맞춰 종교의 민감함,젠더감수성,취향별 특성화, 팻산업, 외모관리산업 등 개인의 니즈에 촛점을 맞춘 비즈니스를 설명하고 있다.
세번째는 현재 진행중인 미래산업을 이끄는 리테일 테크놀로지 혁명의 변화를 상세히 보여 주었다.
마지막으로 공간과 감각,문화의 관계를 리테일 비즈니스와 연관지어 까다로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지식과 이력을 토대로 현재 리테일 산업과 문화현상, 고객의 니즈를 철저히 조사하고 읽는 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알려준다.
디자인은 산업의 현재보다 앞장서 나아가야 한다. 디자인과 쇼핑산업은 고객,즉 소비자를 유혹하고 선택되어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공통 운명이다. 디자인트랜드는 곧 쇼핑이라는 놀이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한다. 결국 사회현상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디자인과 쇼핑이라는 자본문화를 보다 현명하게 앞서나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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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상회 - 거짓말 파는 한국사회를 읽어드립니다
김민섭.김현호.고영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블랙피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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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언어가 넘쳐나는 시대다. 우리가, 매스컴이 다루는 모든 것들은  마셜 맥루언의 말대로 이미지화 되고, 정보를 습득하는 이들은 만든 이의 의도대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흡수한다. 참과 거짓도 구분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한번의 거짓 고함은 계속된 거짓된 행동을 낳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거짓말의 달콤함은 시간이 흐르고 그 강도가 세질수록 .맛은 사라지고 썩은 내는 주변에 흥건하다.

현재를 직시하는 기준은 과거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반성에서 시작된다.
이 책, <거짓말 상회>는 현 한국사회가 가진 특이성인 '자기계발', '사진', '음식'을 키워드로  사회구조적 문제점, 문화, 역사와 현재를, 바라보는 관점,그리고 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장을 한장 한장을 넘길때마다 경험했거나 현재 화제인 사건들과 오버랩되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다이나믹 코리아' 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최근 우리 사회는 별별사건으로 요동치며 성장해왔다.
누군가는 지긋지긋하다 했던 세월호 사건은 슬프게도 여전히 진행형인 민주주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집단 행동의 다양성을 몸소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신자유주의 자본이 연계되고 약한 개인이 모여 집단행동을 일삼을때 증폭되는 폭력과 광기는 상상이상이었다. 보수와 진보,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생각의 벽은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음을 깨닫는 계기이기도 했다.
타인은 나를 모르고 나는 타인을 모른다. 모르는 이에게 모멸감을 느꼈을때 저항하고 자신을 지켜내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다. 솔직히 권력남용과 갑질행위는 누구든 한번쯤은 겪어본 사회 전반에 만연한 행위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에서,카페에서,취업전선에서,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앉은 지하철 좌석마저도 연장자의 핀잔을 들으며 양보해야 했다. 늦은 나이에 꿈이었던 공부를 시작한 후배는 학위를 무사히 끝내겠다는 일념하나로 연배 비슷한 교수들의 갑질을 버텨내고 있다. 학위심사를 앞둔 상태에서도 몰지각한 한 교수는 무임금 학회 일을 요구하며 학위를 미루라고 종용했다.

그들이 학생이었던 시절은 어땠을까, 공감이라는 감정과 행위를 이해할까, 단지 학생들을 도구로만 바라보고 학생을 가르치는 행위는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할까,... 소통불통인 그들을 스승이라 부르는 학생들도 안타깝고 나도, 그녀도 안타깝다.

   "공감이라는 행위는 타인의 처지에서 어느 현상을 바라보고
   맥락을 이해하는 일이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 이후에 가능하다."p.83

 

남성,권력가,재력가,지식인, 그리고 매스컴을 움직이는 이들의 오만은 개인의 의견을 묵살하고 짚밟기를 일삼는다.문제를 잡아내고 이야기해도 그 누구도 책임질 줄 모른다.오히려 그 책임은 문제점을 제기한 개인의 탓으로 돌아온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중 마카롱 10개 사건이 있다. 동종업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노라니 사건의 본질이 매우 엉뚱하게 흘러간다.
사건의 발단은 인스타에서 매우 핫하다는 용인의 마카롱가게에서 마카롱 10개를 먹은 한 아가씨의 하소연 글이었다. 마카롱 주인의 특정 손님에 대한 과도한 지적과 납득이 안가는 차단, 그후 해명 요구는 조롱과 경멸로 돌아왔으며 결국 맞고소라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무엇보다도 딱 그 시간에, 그녀가 마카롱을 먹는 모습의 cctv 를 공개한 것은 법망은 피해간 모자이크처리를 했더라도, 그 꼼수는 핑계가 될 수 없다.

SNS를 통해 댓글을 달고 서로 칭찬을 해댄다고 소통이 아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소통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인스타라는 SNS는 순간적이며 아름다운것, 화려함,외모 또는 부의 자랑, 특히 장사 홍보에 유용한 플렛폼이다.
우리 사회가 이미지와 외모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가. 인터넷상에는 제 3자들의 온갖 추측과 조롱,비아냥이 난무하고 감정싸움을 넘어 양쪽 모두의 상처가 커져간다. 호감을 갖고 찾아간 손님이며 단골인 그녀에게 오해했다면 미안하다고 다이렉트 메세지로 진심어린 사과한마디 했다면 어땠을까. 그저 디저트를 좋아하는 20대 아가씨일 뿐인데...불특정 다수의 외모에 대한 언어폭력은 정도를 넘어서 젠더 혐오로 악순환되고 있다. 타인에 대한 혐오발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절실히 필요하다.

 

 "개인은 자신의 몸, 사적 영역, 그리고 개인 정보의 사용과 유포를 
   통제할 수 있어야만 한다" p.128

 

이 사건을 바라보며 다양한 생각이 든다. 줄서는 마카롱집 사장은 자신의 위치를 어디쯤으로 설정했을까,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은데 왜,누가, 사건을 확대하는가,그들의 인스타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어디까지 진실일까...동종업을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다. sns가 공감과 소통의 수단임은 맞다.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니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다만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니 더 자제하고 예의와 정도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 개인의 SNS에서 만나는 허영으로 치장한 사진은 유치하고 귀엽기라도 하다. 정치와 경제라는 현실 삶을 관통하는 경우는 전혀 문제가 다르다. 거짓과 이해타산으로 일관된 정치인의 이미지는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지금껏 속아온 경우를 되집어 생각해 본다. 특히 최근 단식중인  정치인의 거친 수염에 살이 적당히 오른 모습과 세월호 유족으로 단식중이었던 깡아른 김영오씨의 체념한듯한 얼굴이 오버랩된다. 단식이라는 행위는 목숨을 담보로 사회적  약자들이 절박함을 표현할 최후의 수단이라는 저자 김현호의 글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 타인의 고통을 담은 이미지를 자주 접한다면 그것을 다루는 감각은 근육처럼 단련되는가,그렇지 않으면 피부처럼 두꺼워지고 거칠어 지는가? p.154

 

서민의 의식주만큼 역사와 민감한 관계를 형성한 문화가 있을까? 인간 생활사 면면은 삶속에 스며들어 정체성을 형성에 기여한다. 그중 음식은 기후,토양,신체,기질,역사의 흐름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변화한다.
구전이나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의식주다. 사료에 의해 역사의 흐름과 고유성은 달라진다. 고유문화,정체성은 그리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에 따라 성질이 변한다라는 귤화위지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결국 역사나 기록도 중요하지만 현재 삶에서 어떤 방식으로 통용되는지 구체화하고 담론화하는 문화환경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감각은 구체적인 물질과 제도를 바탕으로 역사적으로 형성되게 마련이다.
미각에 가져다 붙이는 '순수한 모국어'라거나 '고유한 문화' 라는 강박은 그래서
늘 실제와 어긋난다. 과연 기무치는 타락이고 단무지는 확장일까?"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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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 - 매일같이 털리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멘탈 스트레칭 에세이
불개미상회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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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닐거면 나부터 챙깁시다>는 디자인회사를 배경으로 자신들의 회사생활의 민낯을 유쾌하게 까발린 책이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카툰과 유머러스하거나 애잔한 글로 구성해 부담없이 읽힌다.
지금,나는 프리랜서이며 자영업자다. 나에게도 아주 잠시나마 직장인이라는 직함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추억하며 읽은 이 책, 현실 자영업자도,프리랜서도 여러모로 공감된다.

직장인인나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나 인간관계, 임기응변, 눈치보기 등등 밥벌이의 고달픔이나 지겨움은 다른 듯하지만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따박따박 일정한 월급이 통장에 들어온다는 것과 불규칙적인 수익에 대한 불안감 정도랄까.어쩔 수 없이 자영업자는 그 달콤한 월급통장이 부럽다.
직장을 나왔을때나 직장이라는 안전한 테두리안에 있을때나 스트레스는 경도차이만이 존재할뿐 도시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은 얼마나 될까? 빡빡한 서울살이에는 아무리 계산기를 굴려봐도 답이 없다. 떠날까 말까 가끔, 아니 거의 매일 자아와의 전쟁을 경험한다. 다른 지역에서, 현재와 다른 삶을 선택한 이들이 부럽다가도 현실을 피할 수 없어 살아가는게 일반적인 우리다.
체념하듯 마음을 다잡는 순간,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되뇌이며 밥벌이라는 전투에 임한다. 언젠가 선물같은 날도 있겠거니 기대하며 살아간다.

 2018 유행어 소확행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의미한다.돈을 버는 이유는 의식주는 물론, 순전히 '나'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나에 집중한는 것은 나의 심신을 더 가꾸고, 아끼는 것이며 존중하는 것이리라.

지난 팟케스트 김숙 송은이의 비밀보장을 들었는데 김숙의 한마디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제일 부러운 말이 여행간다는 말이라고, 물 들어올때 노저어야 해서 지금은 열심히 일할거라고.
행복을 되뇌었을때 떠오르는 단어는 나도, 그렇다.
세상일 거저란 없는법, 어차피 해야할꺼, 감사하며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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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눈 + 어린 왕자 (문고판) 세트 - 전2권
저우바오쑹 지음, 최지희.김경주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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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모르는 어른이 있을까. 어린왕자는 세계적 스테디셀러이며 교과서같은 책이다.초,중고등학교 시절 의무로 읽은 어린왕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로 가득한 책이었다. 한 대목 한 대목 해석이 필요했지만 그저 동화라 여기며 표상적 글자만 읽고 만족했던것 같다.
그 어린왕자 속의 아리송한 의미를 다시금 곱씹으며 인생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책이 나왔다. <어린왕자의 눈>은 학자이자 철학가인 저자가 사랑하는 딸에게 인생의 의미를 당부하듯 써내려 간 책이다. 이 책은 저자 저우바우쏭의 이력을 살펴보니 홍콩 우산혁명과 관련,체포되었다는 글이 눈에 띈다.당시 살짝 본 홍콩의 정세도 영국,중국과 엉켜 파란만장해 보였다.그 역사의 한복판에서 적극적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던 이라니... 궁금증이 증폭된다.

이 책의 각 쳅터는 어린왕자의 여행과 만남,상황을 통해 이어간다.어린왕자의 대사와 상황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지만 결코 현학적이지는 않다.

첫째,잃어버린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전의 기회비용과 시간의 효용성 그리고 경제적 여건과 예술적 만족감 사이의 괴리는 분명 존재한다.그러나 꿈을 포기해서는 안될 이유도 분명하다.
꿈은 양면성을 지닌다...꿈을 가진 사람은 늘 꿈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가치 있는 목표로 삼는다...꿈은 현실과 거리가 있어 굳은 결심을 품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이룰 수 있다.어른들이 아이의 꿈을 격려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의 꿈이 근본적으로 가치가 없거나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pp.16-17
둘째,인간의 성장은 세상물정에 적응하는 사회화의 과정이며 동심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어른이 되고 성공할수록 자신의 본질인 개성과 초심은 사회가 정한 규칙에 맞춰가거나 잃어가고 변형되기 쉽다. 저자는 어린왕자처럼 순수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사회와 조화롭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으로 내려놓음의 지혜를 제안한다.
셋째,첫사랑 장미와의 이별과 길들이기의 의미를 알려준 여우, 인생은 어느정도 살아봐야 깨달음이 찾아온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길들여진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과 가치, 기억에 관한 상태다.그의 이름을 불렀을때 그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 다가온다. 길들여짐에 내재된 의미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오간다.자신과 상대방,서로의 주체성이 올바로 섰을때 의미를 가진다.
관계란 사랑뿐만 아니라 마음을 주는 모든 대상에 적용된다. 마음을 준다는 것은 상처와 고통의 순간까지 염두해 두어야 한다.여우는 밀밭의 색깔이라는 추억에 대해 말한다.추억이라는 목적은 길들여짐이라는 수단,이미 예견된 헤어짐이라는 상처에 대한 보상같다.
책임감은 길들여지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길들여짐의 관계에 포함되어 있다.p.138
이 과정을 통해 자아는 형성되고 우리는 성장한다.

넷째,남자는 배,여자는 항구라는 노래가사가 있다.이 가사가 떠오르는 이유는 어린왕자와 장미의 관계 때문이다.어린왕자는 우리가 막연히 알던 동화가 아니었다.행성b612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홀로 남겨진 갸날픈 장미와 아름다운 장미를 돌보고 가꾸는 어린왕자,이들의 사랑은 전형적인 근대적 성역할의 사회상이 반영되어 나타난다.그러나 홀로 남겨진 장미는 어떻게 되었을지 우리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
다섯째,인간의 고독은 개별적 현상이 아닌 현대산업사회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욕망,허영심,소유...등 현대자본주의의 결과는 고독을 심화시킨다.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사랑과 책임을 공고히 하여 길들여짐을 실행할때 고독은 사라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사회전반의 유기적 관계와 제도는 인간 삶의 질을 좌우한다.

여섯째,소통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이입을 위해 많은 경험을 해야하며,스스로 한계인정을 통해 상대의 개성을 존중해야 주어야 한다.
일곱째,죽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생텍쥐베리는 어린왕자의 성장여행을 통해 어른들에게 말하고 있다.중요하지 않은 일에 삶을 허비하지 말라고.p.249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대장정 로드무비이며 한편의 대서사시였다. 삶과 사랑,
사회와 담론, 만남과 여정이 시적언어로 잔잔하지만 깊이 있게 묘사된다. 
순간 떠오르는 시가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풀꽃.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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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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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집집마다 방문해 한끼를 얻어 먹어야 하는 tv프로그램에 등장한 이경규와 이효리는 길가다 만난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어른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그 물음에 대해 아이의 흐릿한 대답에 이경규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명령하고, 짜증가득한 표정의 이효리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도 된다고 받아친다. 그 한마디에 힐링이 되었고 안도감을 느낀 이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그 '특별함'의 의미를 상실한 보통의 어른으로 성장했다.특별함과 평범함.이 두리뭉실한 말의 의미는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별한'한국사회에서 두 어른의 대답은 명징한 가치관의 차이를 보인다.
세대갈등,꼰대, 물질만능주의,이기주의 등등 여기에서 표현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민낯은 너무나 많다.우리는 너무 치열하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한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는 개개인의 삶 깊숙히 침투해 전체를 물들인다. 시대마다,사회마다 '도덕'이라는 결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되고 제멋대로 해석하는 이유는 뭘까.

노골적 비판서<진격의 대학>으로 우리 대학과 사회를 되돌아 볼 계기를 제공했던 오찬호의 신작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역시,현 한국사회의 낯뜨거운 민낯을 대놓고 까발린 사회인문서다.
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데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차마 시작을 못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서비스직 자영업과 늦깍이 공부를 병행하며 이 책에서 거론된 문제점들을 몸소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다.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집단이기주의, 성희롱, 지식착취, 권력다툼 등 이 책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문제들을 경험하고 나니 세상을 보는 시선은 더더욱 예민해지고 부정적으로 변했다.
작가의 시선에 나의 시선을 얹어 천천히 읽어나간 이 책은 한국 사회에 대한 작가자신의 애증섞인 울분이 묻어 진실성을 보탠다.
'한국인'이라는 특수성은 '한국사회'라는 공간에서 집단으로서 힘을 얻고 상식밖에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성소수자, 장애인,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존재는 약자,또는 혐오의 대상이 되곤한다.누군가의 동생이었고 누나였으며 엄마였고 딸이었던 그녀는 암묵적 사회의 합의하에서 성적 희화되었고 노리개가 되었으며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여검사의 성희롱 폭로가 화제다.더불어 서양의 미투운동처럼 용기를 낸 여정치인이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고했다. 함께 tv를 보시던 아버지의 한마디에 울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쯧쯧 그러게 여자가, 밤늦게 술자리며 노래방에 왜가?" 지금, 2018년에 나올 법한 말인가!
문득 20대 친구에게서 들었던 상황이 떠올랐다. 귀갓길에 위아래로 쳐다보며 모멸감을 주는 말과 눈빛의 아저씨를 만나 놀라서 집에 들어갔는데 '니가 예뻐보였나 보지'라는 아빠의 말에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다던 그녀.
그녀의 아버지는 50대, 우리 아버지는 70대다. 나이에 간극은 없다. 한국남자라는 보편성은 시대를 아우른다.

"나이가 들면서 어른들에게 배운대로 흉내를 내야지만 어른인줄 착각한다.논리의 결핍은 긍정적 사고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다....하지만 좋은 사회란 예외가 되지 않더라도 행복한 개인들이 넘쳐나야 한다.이는 객관적 불평등을 직시하는 시민의 구체적인 노력이 모여,마치 벽돌이 한장 한장 쌓여가듯 이 정의로운 사회구조가 탄탄해져 갈 때만 가능하다."p.47~48

한국인의 미덕은 솔직함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하지만 나는 겉과 속이 달라도 상대를 배려해주는 일본인들이 좋다.상대방의 상황을 염두해두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결국 마음의 문을 닫고 만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
다양성,소통,공감을 운운하는 시대다.이 또한 유행처럼, 관습처럼 따라간다. 관습이라는 학습은 획일화된 사고를 낳았다.획일화된 사고는 상황을 단순하게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이런 상황에서 객관적 불평등을 직시한 치열한 비판과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함께 공감하고, 다양성이 다양성으로 비추어지지 않는 사회는 과연 가능할까.

균형감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긍정적 성장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 시각이 고착화되기도 한다.경험에 대한 해석은  주관적이기 쉽기에 사건이 객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그 근거는 연구자나 경험자의 논리가 확보되었을때 실효성을 띈다.그 또한 확인과 실험,경계가 필요하다. 즉 상황에 대해 겸손한 태도,냉정함,깊이 있는 생각과 대화를 통해 균형감을 놓치지 말아야함을 뜻한다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가 극단으로 치닫는 이유 평정심과 균형감을 놓친 단순히 이분법의 원리로 판단하는 시각때문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안다는 것, 알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행복한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해, 부끄러움을 아는 내가 되자.
#하나도괜찮지않습니다#오찬호#블랙피쉬#진격의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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