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눈 + 어린 왕자 (문고판) 세트 - 전2권
저우바오쑹 지음, 최지희.김경주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모르는 어른이 있을까. 어린왕자는 세계적 스테디셀러이며 교과서같은 책이다.초,중고등학교 시절 의무로 읽은 어린왕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로 가득한 책이었다. 한 대목 한 대목 해석이 필요했지만 그저 동화라 여기며 표상적 글자만 읽고 만족했던것 같다.
그 어린왕자 속의 아리송한 의미를 다시금 곱씹으며 인생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책이 나왔다. <어린왕자의 눈>은 학자이자 철학가인 저자가 사랑하는 딸에게 인생의 의미를 당부하듯 써내려 간 책이다. 이 책은 저자 저우바우쏭의 이력을 살펴보니 홍콩 우산혁명과 관련,체포되었다는 글이 눈에 띈다.당시 살짝 본 홍콩의 정세도 영국,중국과 엉켜 파란만장해 보였다.그 역사의 한복판에서 적극적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던 이라니... 궁금증이 증폭된다.

이 책의 각 쳅터는 어린왕자의 여행과 만남,상황을 통해 이어간다.어린왕자의 대사와 상황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지만 결코 현학적이지는 않다.

첫째,잃어버린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전의 기회비용과 시간의 효용성 그리고 경제적 여건과 예술적 만족감 사이의 괴리는 분명 존재한다.그러나 꿈을 포기해서는 안될 이유도 분명하다.
꿈은 양면성을 지닌다...꿈을 가진 사람은 늘 꿈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가치 있는 목표로 삼는다...꿈은 현실과 거리가 있어 굳은 결심을 품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이룰 수 있다.어른들이 아이의 꿈을 격려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의 꿈이 근본적으로 가치가 없거나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pp.16-17
둘째,인간의 성장은 세상물정에 적응하는 사회화의 과정이며 동심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어른이 되고 성공할수록 자신의 본질인 개성과 초심은 사회가 정한 규칙에 맞춰가거나 잃어가고 변형되기 쉽다. 저자는 어린왕자처럼 순수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사회와 조화롭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으로 내려놓음의 지혜를 제안한다.
셋째,첫사랑 장미와의 이별과 길들이기의 의미를 알려준 여우, 인생은 어느정도 살아봐야 깨달음이 찾아온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길들여진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과 가치, 기억에 관한 상태다.그의 이름을 불렀을때 그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 다가온다. 길들여짐에 내재된 의미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오간다.자신과 상대방,서로의 주체성이 올바로 섰을때 의미를 가진다.
관계란 사랑뿐만 아니라 마음을 주는 모든 대상에 적용된다. 마음을 준다는 것은 상처와 고통의 순간까지 염두해 두어야 한다.여우는 밀밭의 색깔이라는 추억에 대해 말한다.추억이라는 목적은 길들여짐이라는 수단,이미 예견된 헤어짐이라는 상처에 대한 보상같다.
책임감은 길들여지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길들여짐의 관계에 포함되어 있다.p.138
이 과정을 통해 자아는 형성되고 우리는 성장한다.

넷째,남자는 배,여자는 항구라는 노래가사가 있다.이 가사가 떠오르는 이유는 어린왕자와 장미의 관계 때문이다.어린왕자는 우리가 막연히 알던 동화가 아니었다.행성b612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홀로 남겨진 갸날픈 장미와 아름다운 장미를 돌보고 가꾸는 어린왕자,이들의 사랑은 전형적인 근대적 성역할의 사회상이 반영되어 나타난다.그러나 홀로 남겨진 장미는 어떻게 되었을지 우리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
다섯째,인간의 고독은 개별적 현상이 아닌 현대산업사회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욕망,허영심,소유...등 현대자본주의의 결과는 고독을 심화시킨다.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사랑과 책임을 공고히 하여 길들여짐을 실행할때 고독은 사라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사회전반의 유기적 관계와 제도는 인간 삶의 질을 좌우한다.

여섯째,소통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이입을 위해 많은 경험을 해야하며,스스로 한계인정을 통해 상대의 개성을 존중해야 주어야 한다.
일곱째,죽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생텍쥐베리는 어린왕자의 성장여행을 통해 어른들에게 말하고 있다.중요하지 않은 일에 삶을 허비하지 말라고.p.249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어린왕자는 대장정 로드무비이며 한편의 대서사시였다. 삶과 사랑,
사회와 담론, 만남과 여정이 시적언어로 잔잔하지만 깊이 있게 묘사된다. 
순간 떠오르는 시가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풀꽃.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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