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다 그림책이 참 좋아 56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사탕의 프리퀄이라는데 아직 사탕맛을 모르는 아이 때문에 이 책부터 구입했다. 개가 나오니 좋아할 줄 알았는데.. 책에 나오는 할머니가 무섭다며 대성통곡... 할머니 나오는 부분은 건너뛰며 보고있다;; 재미있고 귀여운 책인데.. 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벗지 말걸 그랬어 그림책 마을 4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유문조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귀여운 책. 혼자서 할 거야!! 외치며 고집부리는 아이의 모습과 익숙하고 무심하게 아이를 케어하는 엄마의 모습이 리얼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난폭한 독서 - 서평가를 살린 위대한 이야기들
금정연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재 당시에는 <금정연의 요설>이라는 제목이었다는데, 요설이란 단어가 딱인 것 같다. 엄청 수다스러운 느낌.. 근데 그 수다 잘 들어보면 지식의 깊이가 상당한 것. 이 정도 수준의 작품과 해설을 이렇게 접근이 쉽도록 풀어낸다는 점이 놀랍다.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에 관한 장은 좀 지나친 면이 있어 읽기가 힘들었으나.. 나머지는 재미있게 읽었다.
금정연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서평가라는 직업으로 산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구나 하고 새삼 느낀다.

사이먼 크리츨리는 개인주의individualism가 아닌분인分人주의 dividualism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그것은 자아를 형성하는 것은 우리를 그 자신에게서 분리하는 압도적이고 무한한 윤리적 요구의 경험이라는 뜻이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있는 나눌 수 없는 단단한 핵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맺으며, 제 자신의 중심에 놓인 육체의 욕구에 얽매이는 동물들과는 달리 우리 자신의 중심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만) 존재다. 누구와 만나서 관계하느냐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수많은 나의 네트워크가 바로 나인 것이다.
나는 그것이 독서에 대한 훌륭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책을 쓰는 일도 다르지 않다. 아니, 그게 바로 책 이다.
-10쪽

일정한 뼈대 속에 사물의 다양한 국면을 욱여넣어 제시하는 것-이것은 이데올로기다.
(중략)
언젠가 정희진은 〈경향신문>의 칼럼을 통해 ˝쉬운 글을 선호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쉬운 글은 내용이 쉬워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여서 쉬운 것이다˝라고 썼다.
-54쪽

그는 가르강튀아와 우리 모두를 속인 후 수도사 장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말한다. ˝원하시는 만큼 심오한 알레고리와 의미를 부여하시고, 전하와 모두들 좋으실 대로 추론하십시오.˝
물론 그건 마지막 수수께끼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라블레는 자신의 작품 이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는 걸 집요하게 반대한다.
설령 그 안에 자신의 신념이 녹아 있을지라도 그것만을 주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작품은 단순한 신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소설이다.

“인간은 선악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세계를 원한다.
이해하기에 앞서 심판하고자 하는 타고난, 억누를 수없는 욕망이 인간에게 있기 때문이다. 종교와 이데올로기는 바로 이 욕망 위에 수립된다. 이것들은 소설의 상대적이고 애매한 언어를 자기네들의 명확한 교조적담화로 바꾸지 않고서는 소설을 인정하지 못한다.”
-64~65쪽

유아론이란 무엇인가? 실재하는 것은 자아뿐이고 다른 모든 것은 자아의 관념이거나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세상 전체가 되어버린 비대한 머리통이다. 사실 그런 비대한 자의식이 없다면 누구도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자의식의 괴물들이 만들어낸 저마다의 세계를 방문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소설에 대해 말할 때 우리의 머리통이 조금쯤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직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면, 그것을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면 글을 쓴다는 것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28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와이프
메그 월리처 지음, 심혜경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달 전쯤인가, 신랑과 영화관 한번 갈 수 있으리라는 야무진 희망을 품고 상영중인 영화를 찾아보다가 발견한 <더 와이프>. 줄거리도 흥미롭고, 관람평도 괜찮아서 보고 싶었으나 상영 영화관이 멀었다... 무엇보다 영화관을 갈 시간이 없었다. 흑. 책이 원작이라기에 찾아보니 도서관에 들어와 있었다!

잠자냥님의 <젤다> 리뷰를 읽고 피츠제럴드 부부의 이야기가 이 소설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그들 뿐일까.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어려웠던 때, 가능은 하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웠던 때, 남편의 이름에 묻혀버린 재능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더 와이프>는 조지프 캐슬먼이라는 유명작가와 그의 아내 조안 캐슬먼의 삶을, 조안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조안이 어떻게 자신의 재능을 묻어놓고 헌신적인 아내로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마음이 다시 변해갔는지 추적한다.

둘 사이는 처음부터 평등하지가 않다. 시작부터 삐걱거림을 예감하게 하는 아래와 같은 서술은 앞으로을 예감하게 한다. 조지프의 관심사는 조안이라는 인간 전체라기보다는 자신에게 없는 재능이 아니었을까.

# 그리고 나는 그에게 나의 불안감, 나에게 스며드는 정치적 공감과 연대, 비현실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욕심들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에게 나 자신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한편으로 후련했다. 그래, 이런 것이 남자와 함께 있다는 의미였구나. 그가 신경 쓰는 것들을 나에게 말해주고, 그 다음에는 내가 신경 쓰는 것들을 그에게 말해주고,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적절한 시점에 분노하고 동정하며 맞장구치는 것. 그건 마치 친구를 갖는 것과 같고, 전혀 다른 신체적 구조와 기억들을 가진, 낯선 자신의 판박이를 갖는 것과 같다. 그리고 둘이 모두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서로 상대방의 내부에 있는 기억의 채굴장과 저장소에 특별히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
하지만 나의 예상과 달리, 그의 질문은 ˝내 글은 어땠어?˝였다.
- 115쪽

여자는 열심히 남자에게 그의 가족, 삶, 생각, 취향 등을 물어보고는 남자도 이제 그런 것들을 물어보리라 기대하고 마음을 열었는데, 남자는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 있어... 이런 느낌 안다. 아 너무 슬퍼 ㅜㅜ

1950-60년대에 여성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웠는지를 보여주는 부분들도 여럿 등장해서 흥미롭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 덩굴과 기숙사 현관의 그네, 그리고 마리화나로 이루어진 캠퍼스에서 나의 관심사를 이어나가기가 어려웠다. 여기서는 모든 것들이 황금빛과 여성성의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운데 조직이나 단체의 주류에 속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56년, 우리는 중요한 세계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커다란 마이크를 들고 반질반질한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기고 상원 소위원회에 한통속이 되어 앉아있는 혐오스러운 남자들, 호텔 방에서 긴급한 욕망을 채우고 있는 남자들의 세계와 격리되어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세균 배양액에 담긴 표본들처럼 자발적으로 우리 자신을 4년 동안 유보한 채, 어떤 다른 용도를 위해 보존되어 있었다.
-63쪽

# “당신이 그들의 관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그녀가 말했다.
˝누구의 관심요?˝
그녀는 나를 불쌍하다는 눈으로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안전핀을 치마에 꽂고 있는 바보.
˝남자들˝ 그녀가 말했다. ˝서평을 쓰고, 출판사를 운영하고,
신문·잡지를 편집하는 남자들, 누가 정말로 선택될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누구를 권좌에 올릴지 결정하는 남자들 말이야. 똥 중의 왕이 될 사람.˝
˝그럼 그런 건 음모陰謀란 말이에요?˝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신이 그런 단어를 사용하면 내가 질투하고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 일레인 모젤이 말을 계속했다. ˝아니야. 아직은, 하지만, 맞아, 여자들의 목소리를 작고 조용하게 만들고 남자들의 목소리를 크게 만드는 것을 음모라고 부른다면 말이지.˝ 그녀는 크게라는 단어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아, 예˝ 나는 애매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 마.˝ 그녀가 다시 말했다. ˝다른 길을 찾아. 어디든 갈수 있는 여자들은 극히 소수야. 대부분은 단편 작가들이지, 마치 여자들은 작은 것들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어쩌면요.˝ 내가 말을 시도했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달라요. 아마도 여자들은 글을 쓸 때 다른 것을 시도하려는 것일 수도요.˝
˝맞아.˝ 일레인이 말했다. ˝그게 사실일 수도 있지. 하지만 큰 캔버스, 그 안에 모든 것을 넣으려고 시도하는 대단한 책들, 멋진 정장, 큰 목소리를 가진 남자들은 항상 더 많은 보상을 받지. 그들은 중요한 사람들인 거야. 왜 그런지 알고 싶어?˝ 그녀가 나에게로 몸을 숙이더니 말했다, ˝왜냐면 그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 89~90쪽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하다. 나중에 파일로 볼 수 있겠지..
책에 오탈자가 상당히 눈에 띈다. 영화 내리기 전에 출간하려고 서두르다가 교정을 덜 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번역은 괜찮다.

결혼생활에 안주하는 여자들, 남편과 가정에 대한 헌신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여자들, 결혼생활이 자신들이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느끼고, 실제로도 가장 좋아하고 잘 맞는 일이었기에 결혼생활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여자들. 수재너는 익숙한 것과 알고 있는 것들에서 누리는 호사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불밑의 늘 같은 자리가 튀어나와 있는 침대, 귀를 덮은 머리카락. 남편. 결코 내가 기어오를 수 없고, 흥분해서도 안 되는 존재.
그래도 엉성하게 바른 회반죽으로 벽돌을 쌓아가듯, 세월에 세월을 얹으며 그저 옆에 사는 사람. 두 사람 사이에 결혼이라는 벽이 세워지고, 기꺼이 그 안에 눕게 되는 부부의 침대.
˝내가 비참하다고 누가 그러던?˝ 이것이 내가 수재너에게 실제로 한 말이었다.
- 139쪽

남자들이 낄낄거리며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나는 그들 사이에 불편하게 앉아있었다. 밥 러브조이가 내 팔을 만졌고 나는 약탈당하고 협박을 받은 기분이었지만 어떻게 적극전으로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남성이 여성을 만졌고, 예상 밖의 일이었다면, 여성은 ˝그러지 말아요.˝라고 속삭이거나, 아니면 소리를 지르거나, 아니면 남자를 밀어낸다. 그러면 남자는 하던 짓을 멈추거나, 어쩌면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이게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나는 여기에 조와 함께 왔기에 혼자 일어나서 떠나버릴 수는 없었다. 나는 비상계단의 난간에 기대어 적막한 거리를 비참한 기분으로 내려다봤다. 조가 드러난 나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날씨가 차가워서 뭔가 덮을 게 필요하던 참이었다.
“조안.” 조가 내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귓바퀴에 대고 속삭였다. ˝여기서 나가자.˝
그것이 나는 고맙고 또 고마웠다. 마치 그가 나를 구해주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구해냈고, 파티장을 떠났다.
- 18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에게 '문맹'이라니, 이 무슨 말인가.

이것은 유년시절부터 읽지 않고는 견디지 못했던 한 소녀가, 외로움과 가난을 시와 희곡을 쓰며 견뎌냈던 그 소녀가, 언어를 잃고 문맹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1956년, 스물한 살에 남편과 4개월 된 어린 딸을 데리고 헝가리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간다. 당시 소련의 지배를 받던 헝가리에서 정부에 대항하여 일어난 헝가리혁명에 연루되어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그는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이 든 가방 1개와 사전들이 들어 있는 가방 1개를 들고 월경안내인을 따라 국경을 넘는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무사히 오스트리아에 도착한다.

그러나 모두가 월경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열 살 먹은 터키 아이가 부모를 따라 스위스 국경을 은밀히 넘다가 피로와 추위로 인해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월경 안내인들'은 그들을 국경 근처에 데려다 주었다. 그들은 스위스의 첫 반째 마을까지 곧장 걷기만 하면 되었다. 그들은 산과 숲을 가로질러 오랜 시간 동안 걸었다. 날은 추웠다. 여정의 끝에 거의 다다랐을 때, 아버지는 아이를 업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일이었다. 그들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피로와 추위 그리고 탈진으로 죽어 있었다.

 - 67~68쪽

 

 국경을 넘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의 기 롤랑이 떠올랐다. 그는 스위스 국경을 넘으려 했지만 안내인은 그를 버려두고 사라져 버린다.

 그러고보니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도 월경 장면이 나온다. 트랍 대령에게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라는 소집 명령이 내려지자, 마리아와 트랍 부부는 7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망명을 시도한다.

 

현실은 소설과 영화보다 잔혹하다. 추위와 탈진으로 죽은 아이. 지금도 국경을 넘는 일은 빈번히 일어난다. 탈북민, 난민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는 걸까.

 

 

스위스에 정착한 아고타에게, 언어는 무서운 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해서 스물한 살의 나이로 스위스에, 그중에서도 전적으로 우연히 프랑스어를 쓰는 도시에 도착했을 때, 나는 완벽한 미지의 언어와 맞서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이 언어를 정복하려는 나의 전투, 내 평생 동안 지속될 길고 격렬한 전투가 시작된다.
내가 프랑스어로 말한 지는 30년도 더 되었고, 글을 쓴 지는 20년도 더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 언어를 알지 못한다. 나는 프랑스어로 말할 때 실수를 하고, 사전들의 도움을 빈번히 받아야만 프랑스어로 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이유다. 이 언어가 나의 모국어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 52~53쪽

 

 잊혀져가는 모국어, 여전히 낯선 새로운 언어... 어릴 때 망명하여 프랑스어를 익힌 아이와의 의사소통의 벽(이 부분이 가장 마음 아팠다).

 그 안에서 그 새로운 언어를 익혀 그것으로 소설을 써내는 일은 끝나지 않는 도전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도전을 감행한 아고타의 의지와 용기는 감탄스럽다.

 

 시종일관 담담한 언어로 상실과 도전을 기록한 글. 그 여백에 담긴 무수했을 고통을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찬사를 보낼 뿐이다.

 

 

뭔가 읽을 것이 있을 대면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 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 34쪽

사막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회적 사막, 문화적 사막. 혁명과 탈주의 날들 속에서 느꼈던 열광이 사라지고 침묵과 공백, 우리가 중요한, 어쩌면 역사적인 무언가에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던 나날들에 대한 노스탤지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뒤따른다.
(중략)
어떻게 그에게,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짧은 프랑스어로, 그의 아름다운 나라가 우리 난민들에게는 사막, 사람들이 ‘통합‘이라든지 ‘동화‘라고 부르는 것에 다다르기 위해서 우리가 건너야만 하는 사막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나는 어떤 이들은 끝끝내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 89, 9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