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욱(2013)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한창 사랑받고 주목받을 때 한 권도 읽지 않았었다. 광고인지 추천인지 기억나지 않는 포털 사이트 글에서 `천국보다 낯선`을 알게 되고 혼자만의 의리를 간직하면서 말이다. 누가 순서를 정해준 것도 아닌데 `천국보다 낯선`을 먼저 읽어야할 것만 같았다.

`천국보다 낯선`은 A의 장례식에 가는 김, 정, 최 세 사람의 하룻밤의 이야기가 큰 줄기이다. 세 사람이 일인칭 시점으로 과거 대학생 시절부터 최근 A와의 만남과 그녀의 영화, 현재 도로에서의 그들까지 말한다. 책을 읽으며 반복되는 이야기 주체 변화에 연관성도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생각났다.

사건보다 분위기나 감정 위주의 표현과 이야기 흐름은 나의 집중을 흐리기도 묶어두기도 했다. 어긋나는 그들의 진술아닌 진술을 정답을 맞추자는 생각으로 보다 금세 이게 아니구나 했다.

A의 장례식으로 가는 길을 로드무비로 만든 작가의 의도는 마지막 장, 염을 삼인칭 시점으로 소개하며 절정에 달한다. 카메라로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는 장면은 오히려 좋은 마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스릴러인 듯 현실적인 듯 그 사이를 왔다 갔다하며 삐걱대는 느낌이다. 영화 `천국보다 낯선`을 보지 않아 작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다만 다른 공간으로의 초대는 이질적이고 낯설어 특유의 분위기만은 살아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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