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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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르다보니 목돈 모으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요즘이다.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나갈 돈은 점점 많아지고 뾰족한 해결책은 모르겠고...
이럴 때 만나보게 된 책이 바로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이다.


현재 경제신문사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기자가 되기 전 버는 돈을 거의 다 쓰는 소위 '욜로족'이었지만 짠테크 절약 생활을 통해 3년만에 5000만원이라는 목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서른을 앞두고도 모은 돈이 전혀 없음을 알게된 저자는 짠테크를 통해 절약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번 돈을 그저 다 지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그 동안의 소비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경험담 가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읽으면서 절약의 방법들이 이렇게 다양한가 싶을 정도로 현실적인 많은 정보와 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루 만원으로 생활하는 법, 카드 대신 현금 쓰는 소비습관, 하루 지출 0원 노머니데이, 중고거래와 친해지기, 영수증 활용법 등 다양한 절약 노하우들은 읽는 내내 나의 절약 마인드를 강화시켜준 것 같다.


챕터마다 정리된 <세 줄 핵심 포인트>는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을 되새겨보고 정리해보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 <BONUS 코인> 코너에서는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절약이란 것이 피곤하고 궁상맞은 소비방식이 아니라 내 미래를 위한 똑똑한 소비 스타일이라는 저자의 말이 무척 공감가는 부분이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한다던지, 기분이 안 좋을때 홧김에 돈을 쓰는 소비습관 등 비합리적인 소비도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는 돈을 곱셈으로 계산하고 가난한 자는 나눗셈으로 생각한다고 하는데 한 달 얼마, 하루 얼마로 돈을 나눗셈하고 있었던 나의 계산법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소비는 불편할 수록 좋다는 저자의 말처럼,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편리한 소비에서 벗어나 불편할 수는 있지만 미래를 위한 소비, 현명한 소비, 건강한 소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만원을 버는 것이 더 쉬울까, 10만원을 아끼는 것이 더 쉬울까.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우린 정답을 알고 있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 망설일 필요가 무엇이 있을까.



p.80
소비를 강요받는 세상에서 소비를 멈추려면 그 과정을 보다 번거롭고 귀찮게 만들어야 한다.


p.166
절약은 나를 자립할 능력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p.180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통장 잔액은 물론 일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중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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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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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혼이란, 말하자면 기억의 집합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온갖 기억이 담긴 보이지 않는 물질을 '혼'이라고 부른다. 다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을 뿐, 우리 사신에게는 선명히 보인다. 그게 보이니까 사신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 p.15)



죽은 이를 저승으로 안내한 후 그 대가로 영혼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 조각을 받는 사신이 있다. 그 혼의 조각으로 물감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사신 업무 이외의 그의 유일한 일과다.

사신이 마지막으로 지킨 사람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기억을 품고 있고 사신은 그 영혼의 조각으로 그린 그림을 그들이 마지막에 떠올린 사람에게 보낸다.



책 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마지막이 그려지는데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의 느낌이 남아있게 되는 것 같다. 각자의 인생은 다 다르지만 그 안에 담겨진 모든 이의 삶이 가슴에 남아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만큼 사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 있을까 싶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들도 있고 또 재미있게 느껴지는 내용들도 담겨 있어서 여러 감정들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사신과의 신분차이로 사랑을 포기했다가 비참한 운명을 감내해야 했던 엘레 터너 이야기가 속도감있게 읽어내려갔던 부분이다. 사신의 과거와도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호기심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또 자기 혐오로 굳어져 있어 죽음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토사카 킨야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자살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여고생 우스이 카에테의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왕따와 따돌림의 문제까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하나 하나 주목해 볼만한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는데 아름답지만 안타까운 그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내는 저자의 필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중간중간 마주하게 되는 반전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고, 사람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사신을 통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을 마주해 볼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읽을수록 사신에 대해 더 알게 되는 반전과 인연이란 무엇인지 진한 여운을 주기도 한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는 읽을수록 감성을 쥐고 흔드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단순히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보다 삶과 죽음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삶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좀 더 철학적인 질문도 해볼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 영혼의 색채는 어떤 빛깔로 그려질까.

우리의 찬란했던 기억은 어떤 그림으로 남게 될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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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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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서점이 있다.

오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한적한 동네 상점가에 있는 작은 서점.

고바야시 유미코씨와 남편 마사히로씨가 부모님의 대를 이어 70년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곳.

바로 고바야시 서점이다.

유미코씨는 실제 인물로 저자가 일본 전역의 서점을 취재하던중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별도로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얼마나 가슴깊이 인상적이었으면 책까지 낼 정도였을까 싶지만 그런 저자의 노력으로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니 고마울 뿐이다.

이 책은 가상의 인물 오모리 리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유미코씨를 만나면서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노력해나가는 이야기다.

특별한 목표없이 대기업출판유통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리카는 오사카로 발령나는데 본의 아니게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고바야시 서점으로 가보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자신감이 바닥이던 그녀는 온화하고 친절한 유미코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변화하고 성장해 나간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때 밀려오는 설렘과 두려움, 고민들은 누구나 그렇듯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게 되고 성장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져서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출판업계와 서점의 고충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재고로 남은 책들은 어떻게 되는지, 책 판매를 돕는 출판유통회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서점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 동네 서점들이 어떻게 발로 뛰는지 그들의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유미코씨의 이야기에는 서점에 대한 사랑과 어떤 상황에서도 진심으로 노력하고 극복해내는 열정이 가득하다.

서점에서 왜 우산을 팔게 되었는지, 어떻게 서점을 물려받아 운영하게 되었는지, 기획물 예약판매를 위해 다른 작은 서점들과 함께 노력한 일 등 따듯하고 훈훈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작은 서점들과 함께 동행하며 그 자리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작지만 큰 감동을 안겨준다. 리카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조언을 해주는 유미코씨의 따듯한 말은 마치 우리에게 들려주는 위로와 희망과도 같다.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마음에 따듯한 온기를 느끼고 싶을 때 나도 고바야시 서점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그곳에서 유미코씨가 웃으며 반겨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작은 서점의 소중한 이야기가 우리의 일상에 희망과 용기를 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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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필요한 여름 큰숲동화 15
조은경 지음, 임나운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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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들의 우정과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 <용기가 필요한 여름>.
읽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 가득한 제목과 예쁜 일러스트가 눈에 확 띄는 표지부터가 인상적이다.


불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잘 담아낸 작가의 글과 함께 예쁜 그림들도 마음껏 감상해볼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참 좋았던 것 같다.

5학년이 된 민유와 시아는 우정 반지를 맞춰 낄 정도로 좋아하는 친구 사이다. 같은 반이 되어 과학대회반에도 함께 들어가게 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던 중 6학년 최강현 오빠도 같은 과학대회반에 들어오게 되는데, 어느 날 강현 오빠와 시아 사이에 벌어진 일을 민유가 목격하게 된다. 사실을 말할지 말지 고민하는 민유와 뭔가 달라진 듯한 시아의 태도, 또 아이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까지 상황은 점점 심각하게 꼬여만 간다.


얼핏 생각하면 민유가 목격한 사실을 솔직하게 얘기하는게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친구들 눈치 보기 일쑤고 과거의 아픈 경험까지 있는 민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힘들지만 용기 내어 시아와의 우정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어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민유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현실을 회피하는 방관자가 될 것인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용기를 낼 것인지...
과연 민유는 시아와의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까. 진정한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가까운 친구 사이인데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냥 즐겁게 함께 놀기만 하는 친구가 아니라 힘들때 솔직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 아닐까. 아이들간의 이야기이지만 이 사실은 어른들에게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관계에 고민이 많은 사춘기 딸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는데, 읽는 내내 민유에게 용기내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얘기에 정말 많은 공감이 갔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고 묻는 아이에게 이럴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함께 얘기해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 것 같다.



친구란 좋을 때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때에 진정한 우정이 드러나는 법이다.
아이들의 우정과 용기가 빛을 발하는 <용기가 필요한 여름>을 통해 서로 돕고 함께 하는 힘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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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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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시간에 차 한잔 마시며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즐거움이란 나에겐 큰 행복이다. 어릴 때 재밌는 추리소설을 읽듯, 다양한 미스터리 스토리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책,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편안하고 따뜻한 울림을 주는 책이 있고, 예상하지 못한 신선한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은 후자에 속할 것 같다.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8편의 미스터리 단편들이 실린 추리소설집이다. 한국 SF 장르의 대가이자 영화비평가인 듀나의 첫 미스터리 소설집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SF작가로만 생각되었던 저자이지만 사실 그 중심에는 미스터리 장르가 굳게 자리잡고 있었음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미스터리하면서도 독특한 여덟 편의 작품들은 하나하나 매력적이다. 때론 기이하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의 비밀일기장을 열어보듯 긴장감과 궁금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각각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존재는 통상적인 것이 아닌,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것들이 깨지는 반전과 놀라움을 선사한다.

작품마다 1인칭, 2인칭, 3인칭 시점의 다채로운 화자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들, 매번 내가 예상했던 결말이 아닌 충격적이고 알 수 없는 결말들...다소 친절하지 않은 엔딩들은 그래서인지 더욱 미스터리하게 느껴지고 계속 생각나게 한다.

여덟 편의 소설들 중에 첫번째 이야기인 <성호삼촌의 범죄>는 물고기가 미끼를 물듯 나에게 미끼를 던져준 작품이다. 자신의 삼촌의 이야기라고 얘기하는 화자의 시점의 전개는 작가의 의도와 반전이 잘 드러났던 장치가 아닐까 싶다.

P.37

“사람이 지하실 안에서 죽었어. 한쪽은 계단이고 반대쪽은 화장실이야. 지하실엔 창문 두 개가 있는데 방범창에 막혀 못 나가고 화장실에도 창문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나가기엔 너무 작아. 그런데 계단 위에 있는 문은 안에서 자물쇠 두 개로 잠겼거든? 살인범은 어떻게 나갔을까?”

퀴즈를 낸 뒤에 그는 늘 잊었다는 듯 이렇게 덧붙이곤 했다고 한다.

“아, 그리고 용의자는 서울대 출신이야. 아주 수재야, 수재.” (성호 삼촌의 범죄)

화자인 나는 성호삼촌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제법 유명한 배우인 상호삼촌은 서울대 출신으로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 모델 일을 거쳐 지금의 배우라는 위치까지 왔다. 그렇게 잘나가던 삼촌에게 과거 단짝으로 지냈던 정상만이 찾아오면서부터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 정상만은 성호삼촌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사업에 끌어들이려 하고 이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나게 되면서 사건이 터지게 된다. 정상만은 죽었고 단순사고사로 결론나게 되지만 미스터리한 범죄현장에서 한 형사가 의문을 품게 되면서 성호삼촌을 의심하게 된다.

문은 안에서 자물쇠로 잠겨 있고 창문은 방범창에 막혀서 나갈 수 없고 화장실 창문은 사람이 나가기엔 너무 작은데 살인범은 어떻게 나간 것일까... 하고 말이다. 형사는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까.

과연 범인은 어떻게 이 범죄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다 읽고나서 깨닫게 되는 반전의 묘미가 짧지만 강하게 남는다.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에서는 끔찍하게 벌어진 여러 살인 사건들에게서 발견되는 하나의 지문과, 완벽한 범죄현장에서 범인을 알려주는 듯한 그 지문이 과연 범인이 맞는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시작된다.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죽게 되고 이 사건의 미스터리는 쉽게 잘 풀리지 않는다.

과연 지문의 주인공이 범인이 맞는 것일까. 범행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책을 다 읽어도 이 궁금증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P.46

내 생각에 세상 물정을 충분히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거 같아. 다들 각자 자기 우물 속에서 사는 거야. 어떤 우물은 다른 우물보다 조금 크겠지만.(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영화 현장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제작자이자 인기배우인 남자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평소 자기 멋대로 굴고 감독조차 그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안하무인이었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목매달아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진짜 자살이 맞는 것일까. 아니라면 누가 범인인 것일까. 외국인 배우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 소설은 연예계 성범죄나 미투운동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마지막까지 읽다보면 장황한 설명없이 단 하나의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궁금증이 풀린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범죄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사회 곳곳의 나쁜 관행들이 문득 생각나는건 왜일까.

<돼지 먹이>는 마치 미국의 무겁고 어두운 갱영화를 연상시키는 하드보일드 느낌이 강하게 나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내용이 헷갈려서 앞으로 돌아가 몇 번을 다시 읽으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나갔다. 클라이막스에 이르었을때는 또 한번 내 예상이 빗나가는 허를 찌르는 작가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소 잔인하다고 생각되는 문장들이 있는데 이 충격적인 반전을 담아내기에는 충분하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 이외에도 계획 범죄 그 이면의 진실을 알게 되는 <콩알이를 지켜라!> <그건 너의 피였어>, 과거의 실종사건이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누가 춘배를 죽였지?>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햄릿을 파격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는 <햄릿 사건> 까지 독특하고 인상적인 미스터리의 세계에 빠져 볼 수 있었다.

이 짧은 단편들 속에 담겨진 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들은 기존의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상식을 깨는 듯하다. 사실 이런 류의 소설은 처음이다. 현실과 맞닿아 있지만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준다.

읽으면서 점점 더 궁금하게 만드는,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반전이 돋보이는 스토리들이 시선을 계속 끌게 한다.

당연하고 뻔하지 않아서 더욱 매력적인 이 소설들이 너무 신선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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