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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시간을 보내는 데 있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면서 체세포의 수를 착실히 불리는 거야말로 어린이의 일이었다. 그 어린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일은, 주로 시간을 견디는 데 있었다. 시간을 견디어서 흘려보내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일. 그곳에 펼쳐진 백면에 어린이가 또다시 새로운 형태 모를 선을 긋고 예기치 못한 색을 칠하도록 독려하기. 그러는 동안 자신의 존재는 날마다 조금씩 밑그림으로 위치 지어지고 끝내는 지우개로 지워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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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어떻게 폐기하느냐고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 태워주겠다는 그 사람 차에 타지 않고 택시로 강변북로를 달려 돌아오는데 자신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잖아요. (…) 폐기 안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 잘 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야채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매뉴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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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낭만주의라는 병에 걸려서 존재하지도 않는 생의 의미와 충실함을 필사적으로 찾으려 하고, 그래서 심각한 지루함에 공격당하고 있다. 따라서 해답은 낭만주의를 버리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이것이 지루함에서 달아날 유일한 방법이다. "지루함과 싸우는 단 하나의 확실한 방법은 아마 낭만주의와 단호히 결별하고, 실존 속에서 개인의 의미를 찾는 것을 단념하는 일이리라."

지루함과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 인류는 문화와 문명이라고 불리는 것을 발달시켰다. 그리하여 예술이 생겨났고, 의식주 이외의 것을 모색함으로써 삶을 장식하게 되었다. 인간은 지혜를 쥐어짜내어 마음을 풍부하게 해줄 행위를 고안해왔다.
그러나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아도 인간은 생존할 수 있다. 문화란 어쩔 수 없는 지루함과 직면하게 된 인간이 괴로움과 사이좋게 공존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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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은 누구나 달라요. 주어진 상황에 따라 나오는 행동도 달라지고요. 학교에 있을 때, 부모님과 있을 때, 친구들과 있을 때, 모르는 사람들과 있을 때, 자신이 얼마나 다르게 행동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행동은 다르겠지만 나라는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니에요. 그저 내 성격을 이루는 여러 부분들이 상황마다 다르게 표현되었을 뿐이지요.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성격을 떠올려 보세요. 나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르던가요? 성격을 두고 옳다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저 다를 뿐이에요. 달라서 다행이고요. 너도나도 성격이 똑같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내 성격은 타고난 대로 즐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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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역사의 통합성은 역설적이게도 변화무쌍한 가변성, 상인과 유랑민들의 이산, 오래도록 고생에 시달린 이븐 주바이르나 펠릭스 파브리 같이 겨울이 닥쳐 해상에서 발이 묶이지 않기 위해 서둘러 바다를 건너려 한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의 존재는 한 대륙의 문화적 요소를 다른 대륙에 소개함으로써 그 사회를 변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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