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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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불혹이라는 숫자를 홍역처럼 앓고 힘든 계절을 보낼무렵 보다 못한 남편은 나에게 여행을 다녀오라 했다. 남편에게 휴가를 얻어 혼자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결혼하고 처음이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아이들이 자라서 이제는 나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을 나는 나를 생각하게 된것이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그렇게 나의 좋은 시절은 사라졌다는 생각에 유난히도 힘들게 불혹을 넘어섰다.. 그랬던 나의 마음이 다시금 이책으로 하여금 술렁인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모든 것을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자신을 다시 채우고 돌아왔다는 그녀..손미나..

그녀가 새삼 부러워진다. 나도 스페인으로 떠나고픈 충동에 사로잡혀 삼일을 보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움에, 시기심에, 호기심에 그렇게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녀의 동선을 쫓아 스페인 여기저기를 누빈다.

그녀의 쉽지 않은 결심.. 하지만 더 늦기전에 그녀는 결심을 했고 마침내 스페인으로 떠났다..

 

나도 그녀가 스페인으로 떠날 나이였다면...

나는 과감히 코엘료 소설속의 목동 산티아고처럼 양들을 버리고 떠날 수 있었을까...

지금은 떠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그 때는 떠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나에겐..

그렇기에 그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부러워 눈을 흘기는것인지 모르겠다..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던 그녀의 이야기에 내 마음이 힐링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도 전달되는 듯 하다.


"근데 스페인에 가면 뭘 할건데?"

"음.... 난 춤을 출거야. 정말 마음껏 춤을 추다 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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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1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기는 연습을 통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체험해서 아는 바로, 군인들이 평소에 훈련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유를 응원합니다!

줄리엣지 2016-07-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五車書 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 세손(하늘마루)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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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수많은  눈꺼플 밑에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릴케의 묘비명이다. 그의 자작시이기도 하다.

장미는 릴케에 있어서 매혹과 사색을 뜻하는 꽃이란다.

아니러니하게도 그는 장미가시에 찔려 그것이 병이되어

영면하였다고 한다.

 

책장을 뒤적이다 한권의 시집을 찾아들었다.

지인이 큰아이가 태어날 무렵 선물한 시집이다.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라니너 마리라 릴케의 시집이다.

릴케는 고독과 불안, 절망과 사랑으로 점철된 삶을 살며,

미지의 신에 대한 갈망으로 방황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시를 쓴다.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


내 존재의 어두운 시간을 나는 사랑한다.

내 온몸을 감아도는 어두운 시간을.

옛 편지에서처럼..

그 시간 속에서는

날마다 나의 생활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고

전설처럼 멀리 기쁨이나 슬픔에서 벗어나 있다.


이 어두운 시간에서 나는 깨닫는다.

시간을 초월한 그 이상의 삶이 내게 있음을.


때로는 나는 한그루의 나무와 같다.

괴로워하며 성숙하고 살랑거리며

무덤에 꿈을 채워주는 나무와 같다.

그 꿈은 지금 이 세상에 없는 소년이

(아아, 무덤속의 소년을 나무뿌리가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

슬픔과  노래 속에서 잃었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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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강세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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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는 가끔 두렵다.

단순한 육체의 늙음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늙을까봐 내가 변할까 봐.

지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잃게 혹은 잊게 될까봐.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어도 절대 저렇게 되진 않을거야' 했던

누군가의 모습으로, 내가 되어 있을까봐...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집어 들었던 책이었는데 책속에서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뿐이다.. 읽는이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책속에서 위안을 얻고, 때론 지난 감정들이라고 치부하면서 외면했던 나의

속마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시들해진 나의 마음을 두드린 책이다..


그리고 다른 한가지.. 내가 책을 바라보는 편견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스타일이 아닌 책들이 있다. 난 그러한 책들에 대해

무심한듯 표현을 하고 무심한듯 읽어주었다.

하지만 그 책이 내가 아닌 다른이들에게는 나와는 다른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 역시도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맛을 남기고 책장에 자릴 잡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 맘을 공감해주는 자기 맘을 알아주는 그러한 책이기 때문이다.


다른이들을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노라 다짐했던 나이지만,

이러한 책들에서조차 편견을 가지고 내게 필요하지 않으면 유익하지 않은 책이라고

나 스스로 잣대를 들이댄것이다.


하나의 깨달음이 나의 독서생활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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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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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향기가 피어날 것 같은 책을 한아름에 안아본다.
이해인 수녀님의 포근하고 따스한 인품이 물씬 묻어나는 책을 한아름에 안아본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기쁨을 나누듯이 나를 보고 있는 책이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잘 보이듯이 누군가 내 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자리라 더욱 
다가온다는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평소에 별로 친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단점보다
는 장점이 더 크게 보인다는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 어쩜 우리에게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깨닫게 하는 책인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진작 알아차리는 못하는 우리의 삶을 조용히 타이르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6장의 그리움은 꽃이 되어에서는 피천득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그리움을, 김점선  화가님에 대한 그리움을, 장영희님에 대한 그리움을,
김형모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법정 스님에 대한 그리움을,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그리움을   
마지막으로 박완서 작가님에 대한 그리움을 이해인 수녀님 만의 색채로 그려낸 추모일기가 
나의 맘에 촉촉하게 적셔온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읽노라면  한없이 작아지고, 한없이 낮아지는 나를 느낀다.
수녀님이 그랬던것처럼.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노라면 세상 욕심 다 부질없음을 느낀다.
수녀님이 그랬던것처럼..    
하지만 아직도 그 내려놓지 못하고 삶의 무게에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인 수녀님은 작은 쉼터가 되어주신다.

잠시 무거운짐 내려놓고 쉬어가라고 
그루터기를 내어주신다.  이 책과 더불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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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적 체질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류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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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 시인의 [상처척 체질]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은

시집이란 한 봉지의 사탕같다는 생각이다.

여러 입맛의 시가 한 봉지에 들어있다.

어떤 시는 딸기맛, 어떤 시는 우유 맛, 어떤 시는 쓴 한약 맛.. 

류근 시인 [상처적 체질] 역시 다양한 맛의 사탕들이 수록되어져 있다.

나의 입맛에 딱 맞는 시, 아무맛도 나지 않는 시,

류근 시인이 달라보일 정도로 왠열하게 만드는 시..


혹자는 [상처적 체질]에서 '유부남', '가족의 힘', '공무도하가'등을 말하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시는 '獨酌'이었다.

'獨酌'을 읽고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읽고 또 읽고 음미해보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맛이었다.

오래도록 입에 물고 있었다.


사탕을 한입에 몽땅 넣고 먹으면 맛을 알 수 없듯이

시집을 다 읽어다고 해서 그 시집에 있는 시들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다. 오래도록 옆에 두고 맘이 심심할 때, 맘이 우울할 때,

맘이 아프다할 때, 맘이 단맛을 먹고 싶다 할 때 하나하나 읽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맛을 즐길것이다.


시인의 말...

진정한 지옥은 내가 이 별에 왔는데

약속한 사람이 끝내 오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역시..류근 시인은 멋진 시인이었다..

매력적일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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