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내 사랑을 읽어다오 - 한국인이 좋아하는 20세기 영미시 100선
심우기 지음 / 밥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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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내 사랑을 읽어다오]는 현대 영미시를 한국인의 감성과 정서에 맞게 번역하고 여기에 해설을 덧붙인 20세기 영미시 100선이다. 언제부터인가 에세이보다는 시를 읽고 그 시에서 주고자 하는 감성과 공감을 읽어가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 이 시집은 신선하다. 
 
[그대여! 내 사랑을 읽어다오]는 우리나라 시집들에 비해서 조금은 평범한(?)함을 추구한다. 우리의 시처럼 함축적 언어로 쓰이기 보다는 이야기 하듯 잔잔하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때론 격렬하게 사랑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한 시들도 간혹 있지만 그 나름대로 신선함을 준다. 
 
그 대표적인 시가 에이미 로웰의 '십 년 세월'이란 시였다.
첫사랑의 뜨겁고 가슴벅참을 이야기하다 십년이 지난후의 권태감을 시료 표현한 것이다. 붉은 포도주였고 꿀맛이어서  감미로움에 혀를 데이고 말았다고 했는데 십 년이란 세월이 지난후에는 모닝빵으로 변해버렸다는 사랑.. 지금은 전혀 입도 대지 않는다는 사랑.
시를 읽으면서 미소가 드리운다.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우리와 다른 문화적 차이나 정서의 차이로 인해 시의 전달력이나 시의 맛이 나의 입맛에 맞을까 고민했던 것도 잠시 이 시집은 시의 핵심요소를 잘 살리고 시의 어휘와 어조, 운율은 우리의 감성과 정서에 맞게 번역한 심우기 시인의 열정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시를 읽던 중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말아요' 라는 인디언 구전의 시를 보고 세월호 추모곡인 '천 개의 바람이 ' 생각났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말아요. 난 거기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고 그 사람을 기억하고.. 
 
시의 매력인것 같다. 일부러 말하지 않아도, 크게 멋부려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나의 읊조림 만으로도 나의 마음과 나의 뜻을 전할 수 있으리라.. 
[그대여! 내 사랑을 읽어다오]는 맛깔난  번역시가 주는 매력에 심우기 시인의 해설이 덧붙여져 읽는 맛을 더한다. 그리고 시의 원문을 함께 실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있는 시집이다.  사람의 정서와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정한다.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듯 부드럽게 나의 마음에 내려앉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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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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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는 것과 돌아오는것, 만나는 것과 헤어지는 것 
 번쩍이는 비늘을 세우고 먼 이국의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가 
 다시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연어 때처럼 
 어머니는 나에게 떠나는 법과 돌아오는 법을 가르쳐 주신다. '

책의 표지에서 품어져 나오는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 한참을 책을 꼭 쥐고 있다 서서히 책을 살핀다.  책의 표지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구절에 가슴이 따뜻해지며 나의 품으로 들어온다.


이어령 교수님의 산문집이다.
고령의 나이에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책이다.
아니 어쩜 일생을 두고 두고 묵을대로 묵은 삭을대로 삭은  어머니를 향한 그가 힘겹게 뱉어내는  그리움이다. 어머니는 그렇게 그에게서 '책'으로,  '나들이'로, 그리고 '뒤주'로, '금계랍'으로, '귤'으로, 마지막으로' 바다'로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움을 전한다.


현시대의 지성의 아이콘인 이어령교수님.. 
이어령 교수님은  어머니를 가슴으로 표현하고, 어머니와의 추억을 잊지 않으려 지금은 변해 사라져버린 고향의 향수를 전한다.  그렇게 어머니란 존재는 우리에게 고향이고, 돌아가서 쉴수 있는 안식처와 같은 곳인것 같다. 지금은 두아아의 엄마가 되어버린 나인데도 어머니 아니 엄마앞에 서면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인가보다.  많은 시인들이 어머니를 노래하고, 많은 작가들이 어머니를 그려내지만 그 모든 언어들의 공통점은  그리움이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요, 어머니의 따뜻한 품일것이요, 어린시절의 어머니에 대한 향수일 것 이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서글픔이 묻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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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다 샘깊은 오늘고전 13
이경혜 지음, 정정엽 그림, 허균 원작 / 알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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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다] 아무런 기대없이 읽게 된 한 권의 책에서 3가지의 맛을 느끼고 감상했다.

여지것 많은 책들을 읽어오면서 책이 느낌을 맛으로 표현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책이주는 느낌은 다양했다.

 

먼저 그저 시로서의 [할 말이 있다]는 허균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홍길동전'으로 우리 알고 있는 허균, 허난설현의 동생으로 알고 있는 허균과는 사뭇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그의 시에 덧붙여 이경혜님이 들려주는 그의 삶의 모습들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찌보면 그를 향해 마음을 살짝 열고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나혼자 읊었을때와는 다른 좀 더 인간적인 허균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 내가 느끼는 마음이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싶은 면만을 보려하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허균,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이들의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홍길동전의 허균, 그리고 초당선생과 그의 누나와더불어 기억되는 허균이 아닌 온마음으로 허균의 삶을 체험한듯한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나에게 3가지의 맛을 3가지의 색다른 느낌은 준 책이다.

 

이 3가지의 맛을 충분히 음미하고 나서 다시 이책을 읽게되면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와는 180도 다른 느낌의 책으로 다가온다. [할 말이 있다] 그가 마지막 길에 한 말이라고 한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 까, 왜 진작에 하지 못하고 친한 벗의 죽음을 끝으로 더 이상 시로써 말을 하지 않았을까..

 

다시 책을 들여다 본다.

정갈한 느낌의 책 표지에 [할 말이 있다]의 제목은 언제쯤 나에게 다시 말을 해줄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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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레시피 지하철 시집 2
풀과별 엮음 / 문화발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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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 장미 두송이가 아름다운  예쁜 시집이 손을 떠나질  않는다.

지하철 시집 1권이 용기를 복돋우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희망의 시'를 담았다면, 지하철 시집 2권에는 절망도 외로움도 함께 껴안을 수 있는 '사랑의 시'를 담았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 책에 소개된 88편의 시들을 읽노라면 나의 지나간 추억의 한 부분을 보는듯한 추억에 잠기며, 또 다시 잊혀져 간 첫사랑의 그리움을 들춰 내고 어린나이에 시작된 사랑의 열병에 괴로워 했던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출퇴근길에서 만나는 지하철 스크린에 적혀있는 시들이기에 오며가며 읽는 사람들의 가슴 한구석에 옛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사랑에 대한 감정들이 어느새 퇴색이 되어버린 그런 나의 마음에 다시금 사랑이란 달콤하고도 때로는 독약처럼 독한 사랑의 감정들이 새록새록 돋아난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 이 시집은 삶에 지치고 사랑에 목말라 하는 독자들에게 차고 맑은 샘물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풀과별님의 뜻처럼  뚜렷한 목표없이 반복되는 일상속에 자신을 뒤돌아 볼 겨를없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잠시 지하철을 기다리며 잠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에게 한잔의 맑고 시원한 물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리라.


감정이 메말라 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 오늘 하루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촉촉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적셔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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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레시피 지하철 시집 1
풀과별 엮음 / 문화발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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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레시피는 지하철 역 승강장 스크린 도어에 적혀 있는 시들을 모은 시집이다.
투명한 유리창에 적혀 있는 시들은 때로는 읽는 이에게 한 줌의 따스함을 선물하고

때로는 시가 적혀 있는 지도 모를 만큼 삶이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의 시선을 간절히

기다린다. 

 

대단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사고발생을 방지하자고 설치 된 스크린 도어가 이제는 한편의

시를 담기에 충분하고 아름다운 장소로 탈바꿈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시인들의 시를 80여편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책 표지부터 화사함을 선사한다.


이 책이 주는 특별함은 이 책에 실린 시들이 적혀 있는 지하철역 역들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는데 아무런 목적없이 이 시들을 찾아 지하철에 오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300여개에 달하는 역들의 스크린 도어에 적혀 있는 시들을 찾아 다니는

재미도 행복할 것 같다. 

시인이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수 있다는 굳게 믿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인이란 이 세상의 작은 부분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똑같은 곳을

바라보고 똑같은 곳을 다녀와도 그들이 뱉어내는 언어들은 우리의 가슴에 감동을

주기도 하고 우리의 마음을 아파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끝없는 생각에 잠기게도 하는 것

같다.

하루의 시작의 바쁨과 긴장을 문득 들어온 한 편의 시로 심호흡을 할 수 있다면,
하루의 삶의 고단함을 문득 눈에 들어온  한 편으로 시로 털어버릴 수 있다면,
헤어진 연인과의 아픔을 문득 눈에 들어 온 한 편으로 시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나의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앞에 좌절하고 있을 때 문득 눈에 들어온 한 편의 시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이 모든것들이 우리 사는 모습에 시 한편이 주는 커다란

위안이고 행복일 것이다. 진정 다른이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시가 있기에 아직은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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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지기 2016-07-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습니다^^

줄리엣지 2016-07-19 10:54   좋아요 0 | URL
별지기님~가슴 따뜻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