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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아침부터 책을 집어들고 하루를 다 보내지 못하고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말그대로 짬짬이, 시간날때마다 책을 손에서 놓질 못했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한마디로 사이다 같은 소설이다.
사이다.. 이 여름 폭염의 끝자락에서 시원하게 들이킨 사이다같은 책이었다.
책의 제목만으로도 끌림이 있는 책이었다. 뭔가 무시무시할 것같고 섬뜩할 것 같은 예감에 폭염의 짜증을 조금은 잊을 요량으로 읽기 시작했건만,
어느새 나는 삼수생 강무순을 따라 종갓집과 재실을 분주히 따라다니고 있었다.
깊고 깊은 산골 마을 두왕리에서 나이도 학교도 다른 네명의 소녀들이 같은 날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15년동안 미스터리로 남은채 사라진 소녀들의 가족들은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홍간난 할머니와 삼수생 강무순, 그리고 중딩 꽃돌이(유창희)..
이 세사람이 강무순의 '다임개술'을 시작으로 '두왕리 네 소녀 실종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걸죽한 80시골 노인의 포스를 제대로 표현한 홍간난 할머니의 살아있는 캐릭터와 왠지 파란 츄리닝으로 대표되는 백수 강무순 그리고 만화속 주인공같은 꽃미남 꽃돌이의 살아있는 생생함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영화를 보여주듯 빠른 진행으로 가슴을 졸이며 책을 읽게한다.
책을 읽는 동안 앞의 내용을 유추하며 읽어내려가지만 번번히 나의 유추와 다르게 풀어가는 박연선 작가의 치밀함에 완전히 KO패 당한 것 같다. 그만큼 뻔하지 않는 스토리로 읽는이를 긴장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맛깔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맛깔나는 책을 읽어본지도 오랜만이라 하겠다. 아니 요근래 읽어본 책중에 단연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요즘 말로 '히트다 히트'
작가의 탄탄한 구성과 앞을 내달볼 수 없을 만큼 치밀한 구성으로 허를 찌른다.
유쾌하면서도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때마다 안타까운 탄성이 나온다.
중간중간 섞여있는 '주마등'은 범인의 시선에서 쓰여진 것임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퍼즐 맞추듯 맞추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책이었다.
다시한번 읽어도 질리지 않을 책.. 다시 사이다 한모금 더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