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인생
이동원 지음 / 포이에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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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열어 놓자 얄미운 바람이 훅 들어와 나의 머리칼을 흩트려 놓고 사라진다.

하지만 그 바람은 답답한 나의 마음에 시원함을 선물해주고 사려져간 바람이다.

얄마운 바람 같은 책을 읽었다. 무심한 듯 푹 빠져들어 읽게하더니 가슴속에 무언인가 남아 오래오래 되새김을 주는 책을 만났다.

 

완벽한 인생..

야구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들이 일인칭 시점의 글로 시작되어서 초반에는 조금 애를 먹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이 이끄는 대로 따라 들어서니 멋진 야구 경기를 보는듯했다.

누가 말했던가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하다 못해 사랑했던 것 같다.

해태 타이거즈가 김봉연을 비롯해서 김일권 김성한이 현역 선수로 뛰던 시절에 나는 여름이면 티비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목이 터저져 응원했던 기억이 피어난다.

야구라는 소재가 한편의 휴먼드라마로 대탄생한 완벽한 인생..

 

그 안에서 아버지를 찾으려 애썼던 한 소년을 만나볼 수 있었고,

은퇴경기후 초라하게 잊혀져 가야하는 전직 화려한 야구선수의 인생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어렵게 만난 부자지간이지만 아들의 갑작스런 병으로 마무리되어져 가는 인생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완벽한 인생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인 그림으로는 조금은 부족함이 남는 소설이었지만,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푹 빠져 단숨에 읽어내려 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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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촌 기행
정진영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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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판타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나를 사로잡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쉽사리 책속으로 빠져들지 못하는 나를 보고 나는 무엇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으려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 문학상이라는 문구에 나는 분명 [해리포터]나 [바람의 이름]같은 판타지 소설을 접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쉽게 이 책은 나에게 작은 자리하나 내주려 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바램과는 조금은 다른 한국적 판타지를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도원명이 지은 [도화원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인지, 아니면  숨막힐 듯 척박한 인생에서의 탈출을 위해 작가만의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다. 어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은 그런 이상향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불혹을 눈앞에 두고도 사법고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고시촌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범우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자존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도화촌 기행을 읽어가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이 책은 말하고 있고,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버림받아 상처받는 우리네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범우의 뜻과는 다르게 고양이를 따라 들어선 마을 도화촌..  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아픔들을 도화촌 사람들과 더불어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을 사람들로부터 치유를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조금은 지루한 부분들이 나를 조금은 당황하게 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에게 이 책은 끊임없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나에게 답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선뜻 답을 하지 못한다. 범우는 결국 도화촌을 떠나게 된다. 범우 나름대로 답을 얻어 나가는 것이다. 그에게 도화촌이란  한여름밤의 꿈처럼 그렇게 도화촌을 기억하게 되리라.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직도 도화촌의 복숭아 나무 근처를 서성이는 나의 모습을 본다. 나 역시도 범우처럼 답을 얻으려  그 곳을 서성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화촌은 나에게 맘을 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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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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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목을 끄는것은 이 책의 첫문장이었다.

'리디아는 죽었다,하지만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로 시작되는 책의 첫문장이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심리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으로 리디아의 엄마와 함께 범인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으로 범인찾기에 몰입한 채 책장을 넘겨갔다.

하지만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속이 너무나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답답함과 더불어..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네스, 리디아, 한나..


뭔가가 이상하리만큼 가족들과의 대화는 온통 리디아를 중심으로 이어간다. 엄마인 메릴린의 가출이후 다시 돌아온엄마를 잃지 않기 위한 네스와 리디아는 그렇게 엄마가 원하는 것에는 뭐든지 좋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되어간다. 특히 리디아를 통해 못다 이룬 자신의 꿈을 대리만족하기 원하는 메릴린의 욕심은 리디아를 자꾸만 벼랑으로 몰아간다.


철저히 외면당하는 네스와 한나, 그리고 유일하게 자기를 이해해주는 네스가 학교를 핑계로 집에서 벗어나려 하는 오빠를 원망하는 리디아의 모습에서 왜 자기의 마음을 당당히 말 못하고 그렇게 다들 속으로만 애를 끓고 있는지 안타까움이 크다.


그 이면에는 자신의 아픔곳을 들키고 싶지 않은  자존심이 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제임스리와 메릴린의 결혼을 반대하던 메릴린의 엄마의 말대로 이질감이 가족의 바탕에 자릴잡고 있는 것같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선택이었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지만 리디아의  죽음으로 인해 그러한 부분들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건 아닐까 싶다.


다문화가정이 사회에 적응하는과정에서의 어려움들과, 부모들이 자녀들을 통해 자신의 꿈을 대리만족하려는 심리등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가족들의 심리적 묘사가 잘 표현된 소설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도 복잡한 마음은 여전하다. 이 책을 읽고 욕심을 내어본다면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성장과정을 통해서 이야기의 줄거리에서 묘사되는 성격등을 통해서 그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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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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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책을 집어들고 하루를 다 보내지 못하고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말그대로 짬짬이, 시간날때마다 책을 손에서 놓질 못했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한마디로 사이다 같은 소설이다.

사이다.. 이 여름 폭염의 끝자락에서 시원하게 들이킨 사이다같은 책이었다.

 

책의 제목만으로도 끌림이 있는 책이었다. 뭔가 무시무시할 것같고 섬뜩할 것 같은 예감에 폭염의 짜증을 조금은 잊을 요량으로 읽기 시작했건만,

어느새 나는 삼수생 강무순을 따라 종갓집과 재실을 분주히 따라다니고 있었다.

 

깊고 깊은 산골 마을 두왕리에서 나이도 학교도 다른 네명의 소녀들이 같은 날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15년동안 미스터리로 남은채 사라진 소녀들의 가족들은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홍간난 할머니와 삼수생 강무순, 그리고 중딩 꽃돌이(유창희)..

이 세사람이 강무순의 '다임개술'을 시작으로 '두왕리 네 소녀 실종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걸죽한 80시골 노인의  포스를 제대로 표현한 홍간난 할머니의 살아있는 캐릭터와 왠지 파란 츄리닝으로 대표되는 백수 강무순 그리고 만화속 주인공같은 꽃미남 꽃돌이의 살아있는 생생함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영화를 보여주듯 빠른 진행으로 가슴을 졸이며 책을 읽게한다.

 

책을 읽는 동안 앞의 내용을 유추하며 읽어내려가지만 번번히 나의 유추와 다르게 풀어가는 박연선 작가의 치밀함에 완전히 KO패 당한 것 같다. 그만큼 뻔하지 않는 스토리로 읽는이를  긴장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맛깔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맛깔나는 책을 읽어본지도 오랜만이라 하겠다. 아니 요근래 읽어본 책중에 단연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요즘 말로 '히트다 히트'

 

작가의 탄탄한 구성과 앞을 내달볼 수 없을 만큼 치밀한 구성으로 허를 찌른다.

유쾌하면서도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때마다 안타까운 탄성이 나온다.

중간중간 섞여있는 '주마등'은 범인의 시선에서 쓰여진 것임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퍼즐 맞추듯 맞추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책이었다.

다시한번 읽어도 질리지 않을 책.. 다시 사이다 한모금 더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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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전환점이 된 일란성쌍둥이에 관한 기록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 알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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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책의 제목만으로는 픽션의 이야기를 생각했지만 이책은 논픽션이다. 즉 팩트인 것이다.

브루스에서 브렌다로.. 그리고 결국은 데이비드 라이머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를 읽고 책을 덮었다. 이 책을 읽기가 겁이 났던 것이다. 쌍둥이 형제가 생후 7개월에 포경수술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기막한 이야기들의 시작을 앞두고 망설였던 것이다.  연년생의 딸들만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의 인생이 한 가정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를 힘들게 한다.

 

어떻게.. 한 남자의 타고난 기질이 성전환수술과 양육방식에 따라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뀔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 실험아닌 실험을 계속할 수 있을까..  더욱이 한가정의 비극적인 생활들과 정신적 피해들.. 데이비드의 쌍둥이 형인 브라이언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비극의 끝은 자살으로 마무리 된다.

 

한 기자의 용기있는 폭로로 인해 세상에 밝혀진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인생과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학계의 추태에 가히 분노를 금치 못한다.

자신의 남성성을 외모로 바꾸려하는 어른들에 맞서 용감히 싸운 브렌다..

결국 데이비드로 자신을 찾아가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인을 만나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평생 그를 괴롭힌 우울증과 순탄치 못한 가족들과의 불화는 끝내 그를 자살로 내몬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책의 영화 판권이 피터 잭슨 감독에게 팔렸다고 한다.

벌써부터 영화로 만나게 될 이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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