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어느 순간부터 책들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 나의 품에 들어왔을 때 그 책을 처음 받아들고 대략적으로 훑어보면 그 책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두께와는 상관없는 무게들이 느껴진다. 얇지만 책에 비해 무게감이 있는 책이 있고, 두껍다고 느껴지지만 때론 가벼운 책들이 있는 것이다. 전에는 이러한 무게를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느끼곤 했는데 이제는 책의 목차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상처의 인문학] 이 책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무거운 책이었다.
다른 인문학을 다룬 책들보다 깊이가 깊은 책이었다. 저자의 인생의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그 묵직함이 실로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28편의 작품들 속에서 투영되어지는 아픔들은 작품 속 작가들의 고뇌였고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러한 작가들의 아프고 처절한 상처들이 문학 작품 속에 녹아들어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공감하며 감격하는 능력이 있기에 작품들 속의 아픔과 처절함을 공감하며 그 아픔과 처절함을 통해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고 내가 힘들어 했던 부분들이 나 혼자만의 아픔이 아니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그 위로를 통해 조금은 홀가분하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해서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그런 과정들 역시도 나의 한부분이 되어서 나 자신을 완성시켜주는 한조각의 퍼즐이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깨우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우리는 고통이라 여기는 것들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만,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의 몫인 것이다.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인문학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처의 인문학이 읽고 치유의 인문학이라 쓰고 싶은 나는 이미 길을 찾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