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촌 기행
정진영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일보의 판타지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나를 사로잡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쉽사리 책속으로 빠져들지 못하는 나를 보고 나는 무엇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으려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 문학상이라는 문구에 나는 분명 [해리포터]나 [바람의 이름]같은 판타지 소설을 접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쉽게 이 책은 나에게 작은 자리하나 내주려 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바램과는 조금은 다른 한국적 판타지를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도원명이 지은 [도화원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인지, 아니면  숨막힐 듯 척박한 인생에서의 탈출을 위해 작가만의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다. 어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은 그런 이상향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불혹을 눈앞에 두고도 사법고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고시촌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범우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자존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도화촌 기행을 읽어가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이 책은 말하고 있고,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버림받아 상처받는 우리네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범우의 뜻과는 다르게 고양이를 따라 들어선 마을 도화촌..  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아픔들을 도화촌 사람들과 더불어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을 사람들로부터 치유를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조금은 지루한 부분들이 나를 조금은 당황하게 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에게 이 책은 끊임없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나에게 답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선뜻 답을 하지 못한다. 범우는 결국 도화촌을 떠나게 된다. 범우 나름대로 답을 얻어 나가는 것이다. 그에게 도화촌이란  한여름밤의 꿈처럼 그렇게 도화촌을 기억하게 되리라.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직도 도화촌의 복숭아 나무 근처를 서성이는 나의 모습을 본다. 나 역시도 범우처럼 답을 얻으려  그 곳을 서성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화촌은 나에게 맘을 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