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영화
평점 :
개봉예정


 

2년만에 돌아온 셜록 홈즈와 왓슨 커플.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좋아하는 이들의 관계는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게 만드는데 이런 캐릭터의 힘이 아니었다면 굳이 이 영화의 2편을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 1편에서도 느꼈지만 이야기의 허술함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그건 2편에서도 크게 나아지진 않는다. 뛰어난 두뇌로 교묘하게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살해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의 악당인 모리아티 교수(자레드 해리스)의 악행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아쉬웠다. 홈즈는 자신의 적수라 말하며 그의 명석함을 칭찬하고, 이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깊이 빠져들지만 나는 모리아티 교수가 그렇게 무섭다고 느껴지질 않았다. 악당이긴 하지만, 그 무서움이 확 와 닿아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카리스마가 잘 살지 않아서 그런지 홈즈 인생 최대의 적수라고 하기엔 좀 약하다는 인상이었다. 원작에서 느꼈던 모리아티와는 다른 느낌이랄까.

 

 

홈즈와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보다는 왓슨과의 재미난 파트너쉽에 더 눈길이 간다. 결혼을 앞둔 왓슨의 총각파티를 망쳐서 거지꼴로 식장에 들여보내고,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며 틱틱 거리는 홈즈는 여전하다. 최고의 사립탐정 보다는 소년 같은 이미지인데, 싸우기 전에 미리 치밀한 계산을 하고 주변 정보를 다 받아들이는 영민한 모습은 딴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무술실력도 좋고 위트도 있고 자신감도 넘쳐흐르는 홈즈는 결코 미워할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함께 하며 애증의 관계를 유지하는 왓슨 박사의 고생담을 보면, 친구 잘 못 만나서 인생이 기구해졌네요 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홈즈를 안 만났더라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모험을 하고 있으니 괜찮죠? 라고 묻고 싶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사는 삶을 꿈꾸는 왓슨이다보니 예전처럼 함께하는 시간은 줄겠단 생각은 든다. 그런데 결혼식 뿐 아니라 신혼여행까지 홈즈가 개입할 줄이야! 따지고보면 홈즈가 불러들인 사건은 아니지만, 어쨌든 원인 제공은 홈즈가 하고 모리아티 교수가 사람을 보내 죽이려고 하니 왓슨의 인생도 참 기구하다. 아내와 달콤한 신혼여행을 가려고 탄 기차 안에서 총알 세례를 받게 될 줄 몰랐을테니 말이다.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그동안 벌어진 사건들의 배후를 추적하니 모두 교수와 공통점이 있었다. 교수로 신망이 두텁고 영국 왕실 정부와도 두터운 관계를 가진 모리아티 교수의 존재를 유일하게 파악했기에,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사람도 그 뿐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모리아티 교수를 잡겠다고 선언하는데, 밝히면 밝힐수록 드러나는 음모는 세계의 전쟁 위기와 연관이 되어 있었다. 프랑스 집시 여인 심(노미 파라스)을 통해 알게 된 사건의 정보를 따라가면서  점점 모리아티 교수가 원하는 걸 알게 된다. 부상을 당하는 것까지 계획에 넣은 홈즈의 뛰어남이 모리아티 교수를 넘어설수 있을까? 그 대결이 생각보다 긴박하지 않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홈즈와 왓슨이 나오니까 지루하더라도 보게 된다.

 

홈즈의 죽음이라는 최고의 사건조차도 쉽게 풀어버린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시나리오의 문제인가, 감독의 문제인가 생각해보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이 커플을 보는데 약간의 지루함은 참고 견딜만 하다. 홈즈의 유일한 연인이었던 아이린 애들러(레이첼 맥아담스) 의 안타까운 상황도 너무 아쉬웠는데, 좋아하는 배우인지라 좀 더 홈즈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으면 해서이다. 3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 콤비를 다시 볼수 있다면 또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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