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인생의 정규직을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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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

예매율2위를 오랜 기간 지켜왔다.

영화<마션>, <사도>등 이슈가 되는 영화에 밀려

단 한 번도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영화들이 반짝 유행을 만들어 내고 떨어질 때도

묵묵히 오랜 기간 2위를 고수 한 것이다.

국내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으며

<로버드 드니로><앤 해서웨이> 명성에 누가 될 정도로

상영관조차 적었으나,

대중들의 입소문으로 상영관을 늘리는 역주행을 한 것이다.

이 것이 바로 대중의 힘이자,

문화의 주인인 대중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은 격이다.


선 굵은 연기로 주연,조 연, 단역이든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로버트 드니로>의 차분한 연기는

안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상처(喪妻)를 한 후,

해외 여행이 일상사가 되어 버린<>(로버트 드니로)

경제적으로 그리 어렵지도 않은데,

기업 이미지를 위한 시니어 인턴에 응모,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아쉬울 것 없이 남은 여생을 편하게 즐길 일만 남았던 벤에게,

<인턴>은 인생의 끝없는 숙제,

<어울림과 소통> 속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일종의 의무사항처럼 보인다.

요즘 고속으로 승진하거나 성공한 젊은이답게,

일밖에 모르며 가족을 가져도 1인가구처럼 행동하는 줄스는

느리고 차분한 벤이 못마땅하지만,

점차 그의 몸에 배인 <배려>

잊고 있었던 사람 존중을 깨닫는다.


극렬하게 화도 내지 않고, 과장되게 웃지도 않지만

<로버트 드니로>의 정제된 연기는,

극중 벤처럼 아주 잘 정제되고 깨끗한 물처럼 무자극으로 스며든다.

세상풍파를 다 이기고 난 후,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오른 반() 석가 같은 연기에

두 엄지가 척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회사 내 마사지사인 <피오나>(르네 루소)와의 첫 데이트가

친구의 장례식임에도 그는 놀라울 정도로 무덤덤하게,

슬픈 장례식마저 일상사를 만든다.

자신을 무시하며 아무 일도 주지 않는<줄스>에게는

아무도 건들지 않았던 쓰레기를 치우면서 칭찬을 듣게 되는데도.

<배려>를 보여준 것뿐이라며,

노련한 인턴은 쑥스러워 하지도, 과하게 기뻐하지도 않고

슬쩍 미소를 지을 뿐이다.

하지만, 주름진 그의 미소에는

비로서 사람들의 사이의 당연한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어른의 뿌듯함으로 표현되었다.

, <피오나>(르네 루소)의 마사지에

잊었던 자존감처럼 부풀어 오른 신체의 변화와

그 걸 신문으로 가려주는 젊은 동료들의 에피소드는

상큼한 성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최적화 되어있었다.

<로버트 드니로>가 중심을 잡고,

젊은 연기자가 받쳐주는 연기 앙상블의 최고점이다.


<앤 해서웨이> 역시 만만치 않다.

<죽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묻히고 싶자 않다>라는

외로움을 표현할 때도,

연기가 아닌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지친 어조로 대사를 하고,

남편의 외도를 용서할 때도

()이 아닌 읍()으로 처리하는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낸시 마이어스>는 여성 감독이면서

중년 남성의 심리와 남녀노소 세대간의 조화와 균형으로

늘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어낸다

<스티브 마틴><신부의 아버지>가 그랬고

<잭 니콜슨> <사랑을 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도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으며,

<인턴>에서는 이제는 돌아와 누님같이 생긴 관조의 미를 만들어 냈다.

단언컨대, 가족영화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일상사로 만드는 평정심 가득한 그의 시선을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라면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생일파티> <결혼식> <돌잔치><장례식> 순 일 것이다

이 모든 걸, 감정의 기복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마도 경험의 수치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모자라지만,

또 버릴 것도 없는 경험을 갖고 있다는 단순의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극 중 <프로이드>

<사랑하고 일하며,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은 전부다>라는 말처럼

벤에게는 일이 없었고, 줄스에게는 사랑이 없었기에,

그 들은 삶에서 조금 씩은 비어 있었다.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 주는 행위,

<배려>란 말로 정의할 수 있는 이 감정이

어쩌면 평생 지켜야 할 의무이자 책임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인생을 가볍고 짧게 <인턴>으로 살지 않고,

​비로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정규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죽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묻히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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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 2015-11-0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영화죠 하마터면 놓칠 뻔한 영화였죠 근데 단락 나누기 안 될까요? 어떤때는 길고 단락 나누기가 안돼서 읽기가 불편할 때가 있어요

간고등어 2015-11-0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리없이 좋은 영화군요 아직도 하고있다면 봐야겠네요 저같이 인생이 인턴인 사람들한테요 ㅋㅋ

dps 2015-11-0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로버트 조아

gml 2015-11-0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단락나누기 하셨네 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죠이 2015-11-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벼운 가족 영화라고 하기엔 넘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

루팡 2015-11-1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직업의 정규직 보다는 인생의 정규직이 먼저라는 생각에 동감합니다. 요즘 너무 가볍게 이기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귀감이 될 만한 영화인 것 같네요

도마 2015-11-1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덕분에 좋은 영화 놓치지 않았네요 담 영화는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트리오 2015-12-1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놓쳤네 다운받아 봐야겠다

24 2016-01-05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소소하고 많은 걸 생각하는 아름다운 영화에 동감합니다

엔탑 2016-02-2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가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키친 2016-04-1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가 다르게 보이네요

하이 2016-06-12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폼 재지 않는 선생님의 평론이 좋습니다

닥터심 2016-07-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모든 걸 포용하시는 다양한 생각과 유연한 생각의 소유자임다 다른 평론가들은 다 이영화 깠던데 보고나니 선생님의 말이 옳습니다

2016-07-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장르 문화 등등 편식이 없는 이혁준님의 지식과 지성에 놀랐습니다

알파 2016-08-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볍다고 가벼운 영화는 아니라는 말씀

맥스 2016-10-0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트무비에서 일반 상업영화까지 편견이 없으시네

포텐 2017-12-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드디어 본 영화.. 의외로 좋은 영화였다는

헤드 2018-01-3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 관람의 장르도 정말 종잡을 수가 없군요

평창 2018-05-2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볍지만 좋은 영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