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정치적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사실적 아픔

3개  

 

<국제시장>이 개봉하기 전,

친한 영화관계자나 언론매체의 담화에서는

부정적인 예측이 그 주를 이루었다.

<풍파를 자식이 아닌 내가 겪은 것이 다행이다>라는

예고편 대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심지어 <6.25 전후 세대는 모두 죽었으면 좋겠다>

혹은 <이 영화는 기필코 망할 것이다>라는 악담도 서슴지 않았다.

아마도,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 낸

기성세대의 잘못을 합리화 시키고 미화했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현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상 영.호남의 갈등은 둘째 치더라도,

이제는 신.구세대의 갈등 역시 극을 달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부조리와 부적절의 책임을 지지 않는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쌍둥이도 같지 않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인간 사회에서

자신의 주장을 듣지 않는다고,

다수를 폄하하고, 무시하며 자신이 잔다르크 리더인양,

가르치려 드는 오만함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권한인 것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과 가치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

사는 것에 대한 기본적 예의 아닐까?

이미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기본적 덕목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거짓말 하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마라>등 이외에는,

지켜야 할 것도 없을 뿐더러

가치관의 차이는 그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인 것이다.

여하튼, 보지 않고 평을 하지 않으며,

경험하지 않고 의견을 얘기하지 않고,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 조심성으로 일관했던 필자는

그저 그 들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려 했다.

 

영화의 완성도는 그리 뛰어나지는 않다.

돈을 왕창 들인 명절 TV 특집극을

큰 시네마 사이즈로 보는 느낌이다.

초반에 흥남 부두 철수 장면 이외에는

그다지 영화로써 눈길을 끄는 장면은 없다.

<윤제균>감독의 전작 <해운대>의 블록버스터를 생각했다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6.25 전쟁, 파독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역사적 사실도 객관적 시선으로 스피드 있게 나열할 뿐,

딱히 이렇다 할 관념도 섞지 않는 소심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소심함이

스토리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돈과 시간이 아까운 졸작도 아니다.

<윤제균>감독 영화에 늘 등장하는 가족애는 여전히 살아있고,

덕수역의 <황정민>을 통해,

배우의 감정을 끌어내는 감독의 능력은 십분 발휘되고 있다.

또, <유노윤호>가 연기한 ,<남진>을 비롯

<정주영><안드레 김><이만기>를 유머있게 배치,

심심하지 않는 그만의 특유한 코드도 잊지 않았다​

다만, 덕수에게 집중한 나머지,

<달구 (오달수 분)>이외에는

다른 <김윤진><장영남><라미란><김슬기>의 연기는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윤제균>감독은 그저 사실대로 보여주고 알려주며

판단은 관객에게 맡긴 듯이 보인다.

애국보수파의 선동영화라는 비판을 받을 정치적인 장면은

<왜 당신 인생에 당신은 없냐?>는

<영자(김윤진 분)>의 다그침 중에

사이렌 소리로 시작한 국기에 대한 맹세 정도인데,

어렵고 힘들던 그 당시,

국민 모두가 개인 행복보다는 국익에 희생되어야 하는

슬픈 사실을 보여줬을 뿐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는 장면이긴 하지만,

그 옛날 엄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윤제균>감독은 지독히 상업적 감독이다.

고뇌하고 가슴 절절한 이른 바 예술성에는

아직은 자신이 없어 보인다.

작년 개봉한 <부림 사건>의 <변호인>보다

분명 깊이는 없는 영화다.

하지만, <변호인>보다 노골적인 정치색 또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왜 이 영화가 정치적 선전 도구로

좌, 우 양쪽에서 극렬하게 이용하는지, 정말이지 개탄스럽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

분명한 사실은 많은 대다수의 어머니, 아버지가

지금의 우리를 위해 희생했다는 것이다.

그 혹독한 세월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자신보다 하루를 더 산 이들을 존경해야만 한다.

제발, 일부 기득권자의 횡포를 전 시니어 세대로 확장시키며,

선입견을 갖고 싸움을 즐기지는 말자.

그 싸움의 결과는 과연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

영화 외적인

성급하고 치졸한 정치적 파벌 싸움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하찮은 정치적 싸움보다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삼촌, 이모, 고모가

더 그리운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오늘은 덕수(황정민 분)처럼 아버지 산소에 가고 싶다.

그리고 얘기하고 싶다

<이 정도면 잘 산 거 아니냐>고,

<제발 그렇다고 얘기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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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2014-12-27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지않고 평을 하며,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해석을 하며, 리더에 갈증을 느낀 성급한 언론과 평론가들, 좌나 우나 다 똑같은 독재라는 걸 이렇게 완곡하게 찌르시다니.. 역시 바른 인간 갑입니다

원가희 2014-12-28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허지웅에 대해 정말 실망했습니다. 그의 당당함이 좋았는데 미디어가 되더니 다른 평론가처럼 오만해진 것 같네요 그렇게 혹평을 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며, 자기 주관대로 볼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면 변호인 같은 노골적 정치 영화만 만들어져야 하는지요? 선생님이 허지웅을 혼내 주실만합니다. 열심히 활동해주세요

루팡 2015-01-0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허지웅이한테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이젠 똑똑함을 넘어선 오만함이 경솔함을 유발하고 독재같이 느껴지고, 또 반대로 이런 허지웅이한테 악담을 퍼붓는 우파 평론가 역시 도찐개찐입니다. 선입관없이 영화로만 평가하는 이혁준님만이 평론가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힐링입니다

앙코르 2015-01-1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좌파 우파 모두 님의 글을 읽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앙코르 2015-01-1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좌파 우파 모두 님의 글을 읽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sk 2015-01-1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만이 넘어서 좋은게 아니라 슬픕니다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갈등과 이데올로기에 의해 영화 변호사처럼 천만을 넘는 다는 건 정말 슬픈 일입니다 허지웅이도 꼴보기 싫고 지지하는 우파 무조건 적대시하는 좌파도 모두 갈등을 조장하는 암적인 존재들입니다, 선생님같은 공명정대한 분이 문화를 이끌어 주시길 정말 기도합니다.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색초 2015-01-23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쓰시고 생각도 바르시네요 공감하기보다는 깨우침입니다

가치 2015-03-2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 영화 추천하실건 없나요?

24 2016-01-05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도 다양하게 보시는 님의 안목과 마음을 따르고 싶습니다

엔탑 2016-02-2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의 영화를 보는 안목이나 다양성은 세계 최고임다

삐름 2016-04-1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구나 그래요 갑자기 당신의 포스에 겁이 납니다

맥스 2016-10-0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혀 생각하지 못한 올은 말을 하십니다 국제시장은 영화일 뿐임

포텐 2017-12-3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 최대 저질 정치는 영화도 편가르게 한다

ska 2018-01-0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는 영화일뿐 좌파 우파도 아니다

헤드 2018-01-3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에 정치색을 입히면 공산당이다

헤드 2018-01-3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에 정치색을 입히면 공산당이다

평창 2018-05-2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든지 이용하는 더러운 정치판

조셉 2019-08-2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엇이든 장점과 단점을 공정하게 파악하는 눈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