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찾습니다. 신발 한 짝이 없었습니다. 사진과 같은 신발을 보신 분이 계시면 저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교내 메신저로 신발을 찾는 메시지가 종종 온다. 첨부 파일을 열어보면 신발 한 짝이 덩그러니 짝을 찾고 있다. 신발 한 짝은 어디 갔을까?


민영이가 전학 온 날 구두 한 짝이 없었다. 범인을 찾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분명히 던진 사람은 있지만, 던진 사람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범인은 어쩌다 ‘자유 의지‘를 잃어버린걸까? 왜 매일 초콜릿 셔틀을 해야하고, 왜 무뇌아란 소리를 들으며 뒤통수를 맞아야하고,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걸까? 도대체 왜?

어느 날 갑자기 구두가 봉변을 당한 것 처럼, 주경이도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아니다. 혜수로부터 비롯된 조직적인 범죄이다. 혜수가 범죄를 저지르게 놔둔 많은 방관자들도 한 패이다.

그러다 갑자기 ‘장화팀‘이 등장한다. 어느 날 뚝딱 주경이를 바라봐주고,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친구들이 등장한다.
구원자와도 같은 이들이 숨어있다 무지개처럼 뿅뿅 나타나는 게 어딘지 좀 어색하다.

우리들 교실에도 이런 판타지 같은 일들이 무지개처럼 나타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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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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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때 옆집에 살던 언니를 기억한다. 하얀색 말티즈를 기르던 언니는 나와 색칠 공부를 함께 하며 놀아주었다. 언니의 이름도 얼굴도 기억은 안나지만, 언니에게 환대받는 느낌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 후로 쭉 나는 언니들을 좋아해왔다.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언니는 김하나 작가다.


<책읽아웃>을 애청하게 된 이유는 김하나 작가의 탄탄한 말하기 덕분이다.

특히 초대 게스트를 철저히 공부하여 던지는 칭찬 폭격은

청취자도 게스트를 궁금해 못 견디게끔 만들었다.

도대체 김하나 작가님은 어떤 내공을 쌓았기에 이러한 '말하기'를 하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기다리던 <말하기를 말하기>를 예약 판매로 주문하여,

마감을 앞둔 원고를 제쳐두고,

목 막히는 햄버거를 한 입 베어물고 콜라를 마시듯 허겁지겁 읽었다.

이 책에는 말하기의 비법이 아니라 삶의 비법이 담겨있다.

말하기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라 그럴까?


김하나 작가가 전해주는 삶의 비법은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 '하면 는다'는 마음으로 일단 해보는 거다.

지독히도 내성적이었지만 회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성우를 해보라는 성우의 조언에 성우 아카데미를 다니고,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이를 만나기 위해 모임을 만든다.


'인생은 레벨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라는 김하나 작가는

'내가 만든 성취를 당당하게 자랑스러워하고 그에 대한 인정을 기쁘게 받아들이자'고 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김하나 작가의

삶을 긍정하는 태도가 나에게 옮겨왔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태어난지 41일 된 아가를 품에 안아 기르고,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옮기는 일도

결국 해내고 말거라고

내 앞에 놓인 잔에 와인을 가득 따라줄 것만 같았다.


인생은레벨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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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그림책 읽는 시간
김여진.최고봉 지음 / 단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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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눈이 반짝이는 여진샘 그림책 이야기를 할 때 특히나 빛이 납니다. 그녀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을 소개할 때는 책장을 넘기는 손에서 파르르 떨리는 진동이 느껴질 정도에요.

그런 그녀가 쓴 그림책 에세이에도 그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좋그연 에서 늦은 밤까지 재잘재잘 이야기하던 그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그림책 뿐만 아니라 영화, 에세이, 여행 등 삶과 수업을 한편의 글로 녹여낸 알찬 글이 꽉꽉 들어차 있는 <재잘재잘 그림책 읽는 시간>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 시간 그는 게 너무 아깝다는 여진샘처럼 삶이 주는 환희를 사랑하는 그대에게 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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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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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나라 안팎이 시끄러운 요즘.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코로나와 밀접하게 접촉하며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생각하게 된다.

김현아의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를 읽고 나서 더 그렇다. 2015년 메르스 사태에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2015년 6월 12일 <중앙일보> 1면)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전염병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의료진은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하는가.

그럼에도 간호사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병원 문화가 있다. 인원 충원을 안 하려하고, 문제가 생기면 간호사를 문책하는 병원 시스템. 이런 시스템에서 간호사가 투지를 불태우기는 어렵다.

이런 시스템에서도 오늘도 코로나에 최전선에서 맞서고 있을 의료진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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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6 1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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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책 + 정규 9집)
루시드 폴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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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살의 나는 루시드폴과 결혼하고 싶었다. 그의 목소리, 언어, 선율이 좋았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의 글과 음악이 좋다. (나는 남편의 개그가 세상에서 제일 웃기니, 나의 남편은 섭섭해 말도록. 같은 주파수에서 웃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너와 나>에 담긴 글은 생각으로 쓴 글이 아니다. 보현의 체온과 눈동자 속에서 읽어낸 글이다. 몸으로 이루어진 글은 다시 내 몸을 통과하여 제주도의 바람, 나무, 흙의 냄새를 맡게 한다.

˝나는 너의 목소리로 리듬을 만들고 악기를 만들었다. 너는 콜라비를 씹으며 너만의 음정을 만들어연주를 해주었지. 너와 나를 둘러싼 이들이 목소리를 보태주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에서 만난 휘파람새가, 방울새가, 까마귀와 두견이가, 바람에 나부끼는 곰솔나무와 참식나무와 꺽다리 삼나무 들이, 바닷가의 몽돌들이, 고깃배가, 발 아래 토끼풀들이 사그락대며 노래를 불러주었고, 수많은 너와 나의 노래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98

나는 누구와 어떤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걸까?

나는 너의 목소리로 리듬을 만들고 악기를 만들었다. 너는 콜라비를 씹으며 너만의 음정을 만들어연주를 해주었지. 너와 나를 둘러싼 이들이 목소리를 보태주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에서 만난 휘파람새가, 방울새가, 까마귀와 두견이가, 바람에 나부끼는 곰솔나무와 참식나무와 꺽다리 삼나무 들이, 바닷가의 몽돌들이, 고깃배가, 발 아래 토끼풀들이 사그락대며 노래를 불러주었고, 수많은 ‘너와나의 노래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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