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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부터 꾸기 시작해서 1시간 정도 꾼 것 같다. 

요즘은 거의 꿈이 기억나지 않지만, 간만에 길고, 좀 괴이한 꿈을 꿨다. 거의 기억이 날아가긴 했지만, 몇몇 장면은 선명하다. 

나의 집에 벽지들이 들떠있다. (실제로 그렇다) 

집에 온 가족이 있는데, 나의 아이는 다시 10살의 아이다. 

나는 책상에서 피자를 먹는다. 피자는 하루가 지났는데도 뜨거웠고, 피자 포장자체에 히팅 기능이 있어 거의 피자는 타고 말았다. 

나의 침대위에 아주 작은 사람, 큰 사람이 축소되어 누워있다. 흡사 조로증이 걸린 아기의 모습이다. 

또 다른 손님은 한 10년 마다 보는 작가인데, 그는 내 옷을 입고 있다. 

집안 곳곳이 낡아있고, 나는 갑자기 이 집에 동굴이 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동굴로 들어갔더니, 큰 책장과 책상들이 있었다. 

전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돈된 책장은 다 차 있지 않았다.   

내년부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에 대한 준비로, 이 꿈을 꾼 것 같다. 

그밖에 다른 세부내용들은 현실의 잔재, 욕망의 찌꺼기 같은 것들일 것이다. 

요 몇일간, 매일 사람들 만나고 바쁘게 지냈다. 다시 공부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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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신체와 언어사이의 간극

아니 에르노의 글은 현학적이지 않으며 단순 명료한 문체로 빠르게 읽힌다. 그러나 왠지 평범한 문장들이 서늘하다. 뜨거운 욕망을 서늘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은 어떤 삶의 태도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글은‘욕망의 정확함’과‘무서운 솔직함’을 드러낸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문체는 은유나 비유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고통에 대한 수사, 연민 같은 감정이 넘치지 않는다. 그녀의 페르소나였던 글은 그녀 자신과 섞여버렸다. 그녀의 소설 속 내용이 충격적이라기 보다 그 내용을 말하는 말투가 특별하게 여겨진다. 고통스럽다고 말하지만, 너무나 덤덤하게 얘기한 나머지 먼 과거에 있던 일처럼 느껴지는데, 소설 속의 그녀에게는 그 일은 바로 오늘 일어난, 방금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단순한 열정』보다 나는 『탐닉』이 더 좋았다.

 나 자신의 인류학자

 그녀가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진 말은 “그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이다. 아니 에르노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모든 경험속에서 '의미'를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주시한다. 자신이 S를 얼마나 욕망하는지, 사랑의 진실 같은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거기에서 그녀는 의미를 찾지 않고, 그를 욕망하고 사랑하고 기다리고 두려워하는 그녀의 '시간'을 그린다. 시간 속에남겨진 것은 '글쓰기에 용해된 욕망'이다. 단순히 고통을 씀으로써 고통을 완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의 욕망을, 고통을, 쾌락을 정확하게 포착함으로써 자신이 느끼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소유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와 언어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분열이 존재한다. 인간은 언어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확하게 표현하고자 하지만, 언제나, 어쩐지 우리는 글과 동떨어져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러한 분열이 계속 쓰게 만든다. 그녀의 경험들은 그녀가 글을 씀으로해서 '거리'를 생산한 것이다. 그 거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자리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거리이다.

 내 삶의 진정한 목표가 있다며, 내 육체와 감각과 사고가 글쓰기가 되는 것, 내 존재가 완벽하게 타인의 생각과 삶에 용해되어 보편적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다.” - 『사건』

 우리는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않으면, 타자의 생각, 관념 그대로 자신의 경험이 복기 될 뿐이다. 어제의 나의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상에서 읽어주는 대로의 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언어로 복기하면서 자신에게 붙어있는 세상의 고정관념들을 파괴하고 자신의 문체로 말하기를 시도함으로써 그녀는 다시 ‘아니에르노라는 새로운 보편’을 만든다.

 “현실을 추적하는 대신 현실을 생산하고자 하는 옛날이야기는 꾸며내지 말 것. 추억 속의 이미지를 거론하여 번역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그 이미지를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스스로 속살을 드러내는 자료로 취급할 것. 다시 말해 나 자신의 인류학자가 될 것.” - 『부끄러움』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라깡은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말한다. 이 타자는 실제적인 눈앞의 타자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의 방향성이다. 모두가 원하는 그것, 이데올로기, 자본, 성공 등 우리의 욕망은 타자들의 욕망과 같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 욕망들을 기술함으로써 타자의 욕망으로부터 빠져나가 자신의 욕망을 발명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굶주린 여인

 『탐닉』은 13세 연하의 유부남과의 사랑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녀는 세계적 주목을 받는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슈퍼마켓에 가고, 영화를 보고, 세탁소에 옷을 맡기로 가고, 책을 읽고, 원고를 손보기도 하면서 전과 없이 생활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 아니였다면, 그리고 끔찍하게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상마저 내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내가 완전히 넋을 잃고 사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말이나 문장, 웃음조차도 내 생각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 입 속에서 저절로 생겨난 듯 했다. " -탐닉 11P-

 우리는 책을 읽으며 그녀의 광기를 체험한다. 고통과 쾌락의 혼종인 주이상스를 탐닉하는 그녀는 많은 시간을 그를 기다리거나, 그와의 격정의 경험을 떠올리거나, 그를 상실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들로 채운다. 그녀는 욕망의 시작되면 곧 빠져들 고통에 대해서도 마치 즐기는 듯하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충격적인 것은 그녀의 글 어디에서도 수치심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나는 연하를 만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 연하를 짝사랑하고 있다면 묘한 수치감이 들 것 같다. 그녀는 그녀가 작가이기 때문에 그가 자신을 사랑할 수도 있다는 점이 어쩌면 수치스러울 수 있는 사실을 적는다. 그녀는 수치심마저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욕망과 관계되어 있음을, 그리고 그 욕망의 가치, 즉 자기에서 어떤 지고의 쾌락을 가져다 주는지 그녀는 정확히 알고, 그것을 누렸다. 스스로 매몰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 패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사랑하기를 멈추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탐닉』에서는 프루스트가 많이 등장한다. 아마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 싶다. 프루스트의 '갇힌 여인'이 아닌 아니 에르노는 자신을 '굶주린 여인'이라고 표현한다. 그녀의 허기는 그녀의 삶의 원인이다.

 글쓰기 욕망

 "나는 모든 생을 남자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 그 자체였다”

그녀가 S를 추앙한 이유는 그가 어리고 잘생겼으며, 러시아인이라는 알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 때문은 아닌 듯하다. 그녀의 남자에 대한 욕망은‘결여’때문이다. 욕망의 원인은 결여이고, 우리는 자신의 결여를 보충해줄 것만 같은 그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대상을 바꾸면서 욕망한다. 그러나 그러한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과 우리의 결여가 일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라깡과 프로이트에 따르면, 이 것은 근원적 상실과 관련이 있다. 인간존재는 태어나면서 대타자(부모)와 관계 속에서 발생된 주이상스(쾌락)가 언어를 배우면서 상실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각자의 욕망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러한 욕망의 구조 속에서 평생을 반복하면서 산다. 작가의‘남자에 대한 욕망’은 다시 말해 근원적 상실을 보상하려는 무의식 속에서 발생한다. 작가는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새로운 욕망은 글쓰기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글쓰는 행위는‘자신의 발명’이다.

작가의 책을 보면 쉽게 읽혀 쉽게 쓴 것 같지만 이 소설에 대해 말하기를,

“지금 나는 내가 아니면 도저히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삭제와 교정으로 뒤덮인 원고를 앞에 놓고 있다. 나는 이것이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않는, 철저히 개인적인 유치한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고백이나 수업시간에 비밀노트 한쪽에 갈겨쓴 외설스러운 낙서처럼. 혹은 아무도 보지 않으리라 확신하면서 조용히 아무 탈 없이 써내려간 일기처럼. 그러나 이 원고를 타자로 치기 시작하고, 마침내 원고가 출판물의 형태로 내 앞에 나타나게 되면 내 순진한 생각도 끝장나고 말 것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이 소설에 몰입되었던 이유가 바로 그녀의 수많은 퇴고 속에서‘잉여가 없는 문장’을 추구했던 작가의‘정확함’에 대한 강박적 노력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면 글을 쓰기 위해 사랑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느껴질 만큼 글쓰기의 욕망이 사랑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남자를 욕망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글쓰기 욕망을 유지하기 위해 남자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글쓰기의 효과로 주체의 현실을 창조했다.

한 남자를 사랑 혹은 욕망한다는 것. 거기엔 저울이 필요없다. 이론도 필요없다. 오직 열정과 고통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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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책이 텀블벅을 통해 출간되어 소개한다. 간호사였던 그녀는 철학과 정신분석을 공부하며 또 다른 길을 모색하며 살고있다. 그녀가 몸담았던 간호사의 세계의 관심과 애정으로 이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우리의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이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지를 그녀의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며, 현재의 간호사라는 직업의 새로운 담화가 구성되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우리는 원래 간호사가 아닌 마녀였다>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디어드러 잉글리쉬의 초기 저작, Witches, Midwives & Nurses의 번역서 입니다. 🙂

서구 의학의 역사 속 여성 치료사의 흔적을 추적한 책으로, 간호사의 기원을 마녀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텀블벅 통해 펀딩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tumblbug.com/74108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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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간호사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이팅게일 또는 백의의 천사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섬세함과 따뜻함으로 등불을 든 채 침상 곁에서 환자를 지키는 여인들. 어쩌면 나이팅게일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간호사의 모습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간호사의 시작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디어드러 잉글리쉬는 남성 중심적인 의학의 역사 속에서 간호사 이전 여성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연구의 시작점에는 다어드러 잉글리쉬는 남성 중심적인 의학의 역사 속에서 간호사 이전 여성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연구의 시작점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연 여성이 치료의 역사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적이 없었을까?"


엄밀히 말해 이 책은 간호사의 역사를 기술한 것이 아니라 서구 의학의 역사 속에서 여성 치료사의 역사를 찾아내고 추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여성이 간호사라는 형태로 의료 체계에 뛰어들기 전, "마녀"의 존재가 있었음을 찾아냅니다.


중세란, 질병을 신이 내린 벌이라고 생각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성직자의 도움 없이 병을 치료했던 여성들은 마녀로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악마의 도움 없이는 똑똑할 수 없다는 당대의 믿음이 이러한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했습니다. 사정은 과학혁명이 빛을 발하던 르네상스 시대 역시에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이 발전해도 여성들은 마녀로 몰렸고 계속해서 죽어 나갔지요.


주도적으로 치료술을 행하던 여성들은 마녀로 몰려 살해 당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내지 못한 채 점차 밀려나게 됩니다. 여성은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고 교육의 기회가 차단되었으며, 그 결과 의료 체계 내에서 여성에게는 간호사라는 보조적인 직업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문헌학적으로 추적해 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sjamWxwuH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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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일도 하지 않지만 언제나 기소된다 ㅡ레비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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