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삭신이 쑤신다
어제 둘째를 계속 안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폐렴에 고열에 시달리다 퇴원한 아들은 엄마만 찾는다.
게다가 태은양까지 고열.
청소를 자주 안해 그런거란 말에 반성하머 청소하고 어쩌구 저쩌구 하다보니 어제 새벽 세시 넘어잤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느낌.
엄마랑 통화하는데
오늘이 네 생일이냐 낼이냐 하신다.
생일?
그쿠나!
음력으로 지내는 나는 페북에서 지난번에 미리 축하받아서 그러려니 했다.
엄마 지금 내 생일이 뭐가 중요해.
심장 병에, 당뇨, 천식.몸이 안좋은 엄마는 지금 쉬기는 커녕 갑자기 다치셔서 사지가 마비된 아빠를 간병 중이시다.
3일 병원 생활 하며
온몸이 결리고 피곤할 때 엄마 생각을 했다.
괜찮아. 아픈 아빠도 있는데~.
부부란 무엇일까.
내가 내 아들 기저귀갈고 옷 갈아입히고 목욕시키고 가끔 똥 묻은 옷 빨고 그러면서 내 아들보다 더 아기가 되어 갓난 아기처럼 움직일 수 없고 나이들어 뼈만 앙상한 몸. 기저귀를 갈고 대소변을 받고. 손발톱을 깎아주고. 밥도 떠먹여주어야 하는.자식보다 더 큰 자식을 키워야하는.
그게 지금 우리 부모님 현실이다.
그 안에 나는 할 수 있는게 별로 없구나.
그저 내 아이 아파 동동. 암것도 안먹어 동동.
그런데 생일이 뭐가 중한지.
이 와중에 생일을 물으시니 그게 부모인가보다.

아빠 얼른 일어나세요
그게 제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내가 좀 웃긴게 이 상황에 라일락 꽃 따러 잠시 뒷산에~
라일락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간과 위장에 좋다는 민들레 꽃차랑 라일락 꽃차를 올해 꼭 만들어야지.
조만간 라일락향을 담은 매실쨈을 몇병 만들 생각이다.
먹어보니 매실액을 졸여 만든 매실 쨈 은근 중독이다.
이래저래 속상함을 접고 쨈만들고 차만들 생각을 하면 갑자기 엔돌핀 팍팍.
물론 주문도 받습니다.~~
참 마고 언니.
그동안 제가 둘째 병원에 있느라 택배 못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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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4-22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무엇보다도 생일 축하드려요.
동희도 퇴원을 했다니 이제 곧 다시 뛰어놀게 되겠지요.
아버지 간병하시고 당신도 힘드실텐데 딸의 생일을 챙기는 어머니 말씀도 찡 하네요.
부모는 그럴 수 밖에 없는가봐요. 특히 엄마와 자식은...한몸이었으니까요.

하늘바람 2015-04-22 15:48   좋아요 0 | URL
나인님 정말 감사합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5-04-2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제가 아이 낳던 날도 다들 애기보는데 저희 어머니만 끝까지 저를 보고 챙기셔서 눈물이 나더군요... 가족 모두 무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붉은돼지 2015-04-2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애기들도 빨리 다시 씩씩해지기를 기원합니다^^

희망찬샘 2015-04-25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이 많으셨군요!
울 반 아이들이 태극이 이야기 좋아한다고 말씀 드리러 들어 왔어요! 태극기의 의미 공부하다가 님의 책으로까지 확장 되었는데 ˝이 책 재밌었어요?˝ 하네요. 저자분에게 선물 받았다고 폼 잡았습니다. ^^

2015-04-30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